늘 일을 찾아하고 일폭탄 뒷처리하느라 동분서주했던 몸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꽁꽁 묶여 지내다...
이젠 맘대로 일하기엔 몸이 안 따라줘서 지금도 주방 냉장고랑 구석구석 뒤집어엎다가 아이고... 옛날이여~ 이럼서 좀 쉬자하고 물러섰다...
냉장고는 신세가 훤해졌고 식품저장칸도 말끔하니 교통정리가 되어 이젠 뭐가 어디 있는지 알게됐다 ㅎㅎㅎ
찜솥 뚜껑 손잡이 하나 깨묵어서 헌솥뚜껑에서 손잡이만 분리해내어 갖다 조립하니 그또한 만족이고~
다른 솥같으면 뚜껑 없어도 대충 덮어쓰면 되는데 찜솥이라 뚜껑이 안 맞으면 안되자노!!! 하마터면 버리고 새로 살뻔!
전같으면 일 시작하면 끝을 봤는데 이젠 쉬엄쉬엄 하게 됐다...
세월이 그리하라면 그리 해야지 말 잘들어야지 우예하노!
텃밭에 그냥 안 뽑고 냅둔 배추들이 아직도 초록초록하다.
그 앞 돌틈에는 상사화 촉이 삐죽 삐죽 돋아나있고 석산 꽃무릇잎이 시들지 않고 있더라... 얘들은 봄에 스러지더라고...
상사화는 여름에 스러지고...
이리도 추운데 야들은 벌써 봄을 준비하네.
히야신스 촉도 제법 내밀고 있고... 곧 닥칠 봄이 기대가 된다.
비록 일구덩이에 묻혀 살아도 봄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계절 중 일 안 하고 노는 겨울이 제일 좋지마는... 늘 몸과 맘이 겨울 끄트머리에 가서는 배신을 때린다... 늘 그러하다!
닭집 닭들은 암탉이 여덟 마리 장닭이 한 마리 단촐하다.
아버지장닭과 아들장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죽고 손자장닭이 기세등등하다가 산녀에게 잡아먹혔다.
지금 있는 장닭은 증손주다. 그간 서열이 제일 밑이라 기도 못 펴고 살다가 졸지에 윗 서열이 산녀 손에 싹쓰리 되는 바람에 대장이 되었네?!
어느날 갑자기 그리된지라 암탉들이 혼자 남은 장닭에게 복종을 안 하더라~
평소 하찮게 여기던 놈이 어느날 갑자기 대장 노릇을 하니 못 봐주겠는가벼... 그래서 한동안 증손주 장닭이 왕따가 되기도 했었다나...
요즘은 뭐 어쩔겨... 눈씻고 찾아봐도 장닭구실을 할 놈이 저놈밖엔 없으니 받아줘야지...
해서 닭집엔 다시금 평화가 왔다.
산녀가 잡은 닭들이 시방 냉동고에 그득이다.
아버지장닭과 아들장닭은 걍 묻어주고 나머지 늙은 암탉들과 말 안 듣는 손자장닭만 잡았다.
겨우내 식구들 몸보신용이다!
이제 닭은 안 키우고 싶은데... 봄에 암탉들 병아리 까는거 봐서...
까는 놈들만 키우던가... 아직도 결론이 안났다.
여차하면 저 닭집을 없애버릴수도...
도시에서 귀양온 도도하고 오만한 고양이 지지와 봉이는 큰아이의 강력한 주장으로 웃채 방으로 다시 이사를 왔다.
이유인즉슨 연세가 높아 얼마 못산다고...
2009년생이거든... 만13세여.. 평균 고양이 수명이 15년에서 최장 수명이 20년인데
모습에서 늙은 티가 팍팍 나더라...
그리고 아랫채에 살면서 하루중 반이상은 밖에서 마당냥이들하고 보내니 그간 스트레스가 심했던가벼...
지금 웃채방으로 다시 온지 사흘째인데 단 한번도 방바깥으로 안 나와... 바깥으로 나가겠다고 문 열어달라고 하지도 않고 저리 두놈이 하루죙일 저러고 있다.
큰아이 말대로 이제 갈날이 얼마 안 남은건가...
저대로 조용히만 살아준다면 방하나 내줄 수 있지 뭐...
문제는 털인데... 나무꾼하고 한바탕 협상을 해야겠군!!! 청소 열심히 하겠노라고!!!
나무꾼은 시방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기원정사에 가있다. 한 보름정도 머무른단다.
마라도에는 참 희한한게 절도 있고 교회도 있고 성당도 있다네~
주민도 없는 그 쪼만한 섬에 말이지...
기원정사 절은 나름 관리가 되고 있는데 교회와 성당은 그냥 건물만 있고 사람은 없단다.
하루종일 바람불고 파도가 치고해서 망망대해 자연과 맞장뜨는 최전선에 서있는 느낌이라 하더라...
오늘은 파도가 거세서 관광객을 태운 배가 못들어왔단다.
민박집과 짜장면집 카페 등이 있어서 배만 들어오면 장사가 잘된다네...
기원정사를 어찌 운영을 하면 좋을지 그 의논을 하러 겸사겸사 갔다.
한번쯤은 가봄직한 그런 곳이긴 한데 뭐 그닥~ ㅎㅎ 산녀는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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