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에 하나
엄니집에 하나 있는데
이번에
사부작사부작 1년 여에 걸쳐 만든 아쉬람터 일오재 마당에 하나
솥뚜껑 삼겹살 구이용 아궁이를 만들었다.
엄니집에는 빨간 벽돌로~
울집엔 브로크와 빨간벽돌로~
일오재에는 그냥 냉가벽돌로~
없으니 우째~
이거 만든다고 내화벽돌을 돈들여 살 수도 없고 그냥 굴러댕기는 것들 줏어다가 대충 만드는 거지 뭐~
그러니 이리 같은 모습이 없으 ㅎㅎ
날 좀 풀리면 삼겹살 궈먹기로 이웃들과 약속은 했는데 언제 하려나...
코로나 시국이라 이젠 뭘 하기가 여엉 거시기혀서리...
이러다 봄되면 할 수도 있으려나...
이웃끼리 모이는 것도 없어지고 코로나로 장기간 마을회관이 폐쇄가 되니 모일 장소도 없어지고...
이차저차 끼리끼리 외에는 교류가 뚝 끊어진 그런 느낌...
내야 뭐 워낙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아무 상관 없지마는 사람 사는 동네가 점점 적막해져가는 것이 참 안쓰럽더라...
의외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걸 별로 타박 안 하는 것 같더라마는 ㅎㅎ 뭐 그렇다고...
오늘은 고추 말린거 꺼내서 담아두고 조금 남은 것들 마저 넣어서 말리는 중이다. 저녁참이면 다 말려지겠으~
끝물이라 고추가루 색깔은 연하게 나오지 싶다.
봉덕이 데리고 마을 뒷산자락으로 한바퀴 돌고 있는데 마당냥이 두 마리가 쫓아와 같이 산책을 하게 됐네그랴.
쟈들은 산녀를 쫓아오는 건지 봉덕이를 쫓아오는 건지 그걸 모르겠어...
도시냥이 지지는 산녀를 쫓아댕기는 거 맞는듯하고...
봉이는 산책에 그닥 관심없고
상당까지 내처 올라갔다올까 싶었는데 괜히 맘이 안 땡겨서 가다가 돌아와 저짝 약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길까지는 쉽게 갈 수 있는데 산속으로 들어가면 길이 험해지고 지겟길 마저 묻혀서 더 가기가 어렵다.
마을 장정들 서넛 의기투합해서 예초기랑 낫이랑 들고 둘레길 좀 뚫었으면 싶은데...
장정이라 할 수 있는 연세?! 들이 다들 60 이상인지라... 말을 못 꺼내겠더라...
이제 제일 젊은 축들이 60대라더라...
그래서 며칠전 동네 회의에서 결론이 나기를 해마다 정월 초닷새에 지내는 동제 동고사를 올해까지만 지내고 안 지내기로...
고사를 지낼 제관이야 예닐곱 집이 되지만 동제를 준비하는 그 많은 일을 해야 할 일손들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라...
큰 의미가 없는 거여...
맨날 하는 사람만 하는거지 뭐...
마을 인구들이 줄어드는게 확연히 눈에 띈다.
당장 한 5년 내에 부고 날라올 일이 줄지어있는걸...
당장 오늘내일 초상이 났다해도 이상치가 않은 그런 연세들이시다...
청년이라 할 수 있는 나이가 60대이니...
허구헌날 그들에게 마을 공동일을 맡길 수가 없는게지.
그러니 서서히 전통적인 행사들은 없어지는게 맞아...
누가 할겨...
또 누가 한다해도 봐줄 사람들도 없고...
이리해서 이 작은 산골마을에 해마다 치러지던 동고사 동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뭐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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