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빙판이 왜?!

산골통신 2022. 1. 14. 19:22







아쉬람터 연못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일오재 앞 도랑으로 흘러내려가는데
덮여진 도랑 도관 속 어딘가가 얼어... 계속 녹다가 얼다가 해서 도랑을 뒤덮고 그래도 흘러나오는 물이 그예 길로 물이 넘쳐 며칠만에 길을 빙판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걸 그냥 두고볼 수 없어서 그 얼음덩이를 뭘로 깨던가 녹이던가 하고 싶은데 연장도 없고 방법도 없어서
그냥 원시적으로 해결했다 ㅎㅎ

요새 산골 집집마다 연탄 때는 집이 많아서 연탄재는 널리고 쌨으~
가까운 이웃 두 집에서 헌 연탄재 세 구루마 얻어다가 빙판 길 여기저기 던져서 깨부쉈다.
쇠삽으로 팡팡 내리쳐서 가루로 만들어 흩뿌리니 좋구만!
이 겨울에 땀나도록 일했네그랴...

여기 빙판이 되어버린 비탈길을 사람이나 경운기 오토바이 전동차 트럭 등등이 오르내리다가 사고라도 나봐여...
그러면 안되잖여...

며칠을 지켜보다가 빙판이 길을 침범하면서 더 확장되니
더 두고볼 수 없어 산녀가 삽들고 나선거지 뭐...
아무도 안 혀~ 내 안 하면 누구도 관심 안 두고 뒤에서 귀먹은 욕만 혀...
내는 그 꼴은 또 못 보지!!!

오늘 간만에 일같은 일 했는데~
그것도 일이라고. 참내 허리가 묵지근~ ㅋㅋㅋ 지금 뜨끈뜨끈 찜질팩 위에 드러누워 이 글을 치고 있다구 ㅋㅋㅋ

오늘밤 지나고 내일 가봐서 빙판이 더 심각해지면 연탄재야 많으니 더 갖다가 뿌리지 뭐...

도랑을 배로 넓히던가 올 겨울 얼음 얼기 전 도랑 청소를 하던가 무슨 수를 써야겠다!
무슨 도랑을 이리도 좁게 만들었는지 원...
도랑을 넓히게 되면 우리 땅이 더 들어가게 되지만 그건 감수할 수 있다.
다 사람 잘 살자고 하는 거 아녀?! 그러면 이런 정도의 양보는 당연히 해야하는겨!

어제까지는 꼬치같이 날이 춥고 바람도 불어서 서글프더니만 오늘 낮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 봄날같이 따시더라...
뜰아랫채 툇마루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한나절 행복했네라...
냥이들 봉덕이 맛난거 주며 놀고 같이 햇살 쬐면서 멍때리고...

기온이 영상만 되어도 이리 좋은걸...
다음주엔 날이 좀 풀린다니까 매실나무 전지를 시작해야겠다.
슬금슬금 하지 뭐~
힘들면 쉬고... 하고싶으면 더 하고...

올 농사는 더 줄이기로 했다.
큰 밭 하나를 무슨 나무가 됐던지간에 심어버리고 잊어버릴거다.
도시와 가까우면 주말농장으로 빌려줄 수도 있는데 오가는 길이 머니 가능한 일이 아니여...

오래전 도시로 떠난 이웃 하나가 두고간 밭을 이젠 부칠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
그 넓은 밭을 걍 놀릴 수가 없어서 왔다갔다 농사를 짓더라구...
딱 2년 하다가 작년엔 안 뵈더라구...
이게 왔다갔다 하기엔 쉬운 일이 아니여...
농사나 짓지 뭐~라고 다들 쉽게들 말하는데...
하이고 말이 쉽지... 일년내내 땅강아지 되어야 혀...

이제 이 산골짝에도 묵논 묵밭이 늘어간다.
아무도 부치려 하지 않는다.
당장 산녀네도 묵히고 있는 판인걸... 못햐!!!

이웃 아지매 내일 도시로 팔 수술하러 가신단다...
그집도 이제 농사 다 지었구마...
집집마다 팔다리 수술 안 한 집이 없고 허리 시술 안 한 집이 없다네...
농사일이 그만치 사람 골 먹이는 일인겨...
남는건 골병든 몸이여...

그래도 우쨔...
텃밭이라도 가꿔서 푸성귀라도 먹어야지...

누구라도 농사 짓고싶다면 밭이고 집이고 빌려줄 수 있다고 누누이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응답이 없더라구~
다들 말로만 마음으로만 시골살이 타령하고 휠링 어쩌고 하지
막상 해보라고 하면 묵묵부답... 꿀먹은 벙어리가 되더만~
잠깐씩 다녀가면서 해주는 밥이나 고기는 궈먹고 싶고 일은 하기 싫고~
에라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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