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갈비

산골통신 2022. 1. 18. 11:29



불쏘시개로 갈비만한 게 없다.
겨울이 닥치면 솔숲으로 갈비 긁으러 간다.
좀만 긁으면 금새 왕겨푸대 하나 그득찬다.
한겨울 군불 때는데 왕겨푸대로 두 푸대면 넉넉하고도 남는다.

이 골짝엔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많다. 산주인이 관리하는 것도 있고 참나무나 잡목들은 벌목을 간간이 해주기때문에 소나무들이 맘놓고 자라기엔 최적이다.

아까 잠깐 푸대 하나 울러매고 갈퀴 하나 들고 동미산으로 가서 한푸대 긁어갖고 왔지.

땔나무야 뭐 널리고 널린지라 잠깐 짬을 내면 하루이틀 땔거이야 아무 일도 아니고 그간 장만해둔 나무들도 많으니
간간이 불쏘시개용 갈비나 삭정이들만 줏어오면 된다.
겨울 한가운데라 소나무 삭정이들이 많이 떨어져있더라. 바람이라도 거세게 분 다음날이면 더하다.
폭설이 내린뒤 가보면 큰 가지들도 막 부러져 있고 오래된 나무들은 막 넘어져있기도 한다.

요즘세상에 누가 땔나무 일삼아 하나 아무도 안 하지.
천방지축 지맘대로 사는 산녀만이 씩씩거리며 나무 해다나르고 갈비나 긁으러 댕기지 ㅎㅎㅎ

오늘 바람은 불어도 공기는 차도 햇살이 따셔서 툇마루에 나와 앉아있다.
땔나무 그득하고 갈비도 한푸대 해왔고 나락 들어왔고 김장 그득 해놨고 뭐 까이꺼~ 걱정없당!!!

근데 왜 인간은 등따시고 배부른데도 오만잡동사니 걱정근심을 싸고도는겨...
참 요상한 생명들이여...

봉덕이나 마당냥이들 햇살아래 퍼져 자는거 보면서 참 쟈들이 제일 신간 편하고 팔자 좋다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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