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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쉰 하루~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그냥 오늘 하루는 쉬었다.시원한 구들방에 드러누워 엑스레이 골고루 뒹굴뒹굴 굴러가며 요리조리 자알 찍었네.뭐 그렇다고 두손잽이하고 아무일도 안 했다는 건 아니다.식전에 사방팔방 목마른 아이들 물 흠뻑 주고달구시키들 밥주고 밥 달라고 보채는 들냥이들 마당냥이들 밥 그릇 채워주고해거름까지 디비져 놀다가봉덕이의 야단치는 듯한 그 눈초리에 못이겨 한 5키로 산책 후딱 다녀왔다.내일부터 비가 온다고는 하지만 당장 오늘 다 타죽게 생긴 작물들이랑 꽃들 나무들은 물을 줘야 했다.섬초롱은 그냥 무더기로 드러누웠더만…누가 그 위에서 뒹군 줄 알았으…다들 목이 타서 헉헉대는 듯한 느낌이다. 곳곳에 연결해둔 호스로 물을 충분히 줬으니 내일 저녁 비오기 전까지는 견딜 수 있을게야.비온다고 안심하고 ..

산골통신 2025.06.12

번갯불에 콩을 볶자~

손님들 10분이 들이닥쳤다.온다는 연락을 어제 받았다.일정 조율한다고 듣긴 했는데 오늘이 될 줄은 몰랐다.주말 그리고 다음주엔 비소식이 있으니 당겨서 다녀간다고…오늘 당일치기로 나무꾼 일터 식구들 10분 다녀갔다.오는 김에 매실도 따고~날이 뜨겁긴 한데 마당에서 불피워 고기 궈먹자 했으니 준비를 해야했다.평소대로 탁자를 놓고보니 땡볕이라… 파라솔은 그늘이 작고..둘러보다가 자귀나무 그늘로 탁자를 옮기고 화로만 그대로 두었다.다행히 바람이 불어주고 습하지 않아서 그런대로 쾌적하게 기분좋게 마당에서 놀았네.불 앞에서 고기구워야 할 사람을 배려하여 큰우산 하나 갖다놓고~겨울과 다르게 저 불 열기가 대단하더라…얼른 굽고 치웠다.숯불구이보다 솥뚜껑 삼겹살이 더 인기였다.사람들 도착 10분 전에 세팅 완료!자귀나무..

산골통신 2025.06.11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증~

이게 참 문제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늘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보고 배우고 자라왔다.하면 된다!근면 성실이 급훈 중의 급훈이었고게으른 자는 나중에 소가 된다.개미와 베짱이 우화도…토끼와 거북이 우화도 은근 끈기를 칭찬하는 거고개근상이 최고고 정근상은 별로인…죽으나 사나 학교와 회사는 가고봐야했다.해뜨기 전부터 나가 일하는 것이 정상이고 노는 건 극혐하는 삶을 너무 오래 살아와서 노는게 뭔지를 모르게 되었다.급기야 노는 것도 전투적으로 죽어라 노는 그런 형국으로 변했다던가…한국인들 외국여행가면 새벽부터 나가서 밤늦게까지 다리아프게 돌아댕기면서 하나라도 더 구경해야만 그야말로 뽕을 뽑고 본전을 뽑았다고 한다매..여행지까지 가는 관광버스 안에서조차 버스가 막 흔들릴 정도로 노래방 디스코택을 열어제끼는 틈새활용 민..

카테고리 없음 2025.06.10

벌써 깔따구가~

모기가 막 물어제낀다.긴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팔 다리 여기저기를 물어서 가렵다.울집은 나무가 많아서 더더욱이 풀모기 산모기 등등 깔따구들이 많다.이또한 산골에 살려면 감수해야할 일이다.요즘 하는 일은 물 주는 일이 전부다.가끔 꽃모종들이나 화분들을 내다 심기도 하고 대충 심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오늘은 괜시리 그동안 모아둔 채송화 싹들을 몽땅 가져다가 꽃밭 경계 돌틈에 줄줄이 심어놨네. 샘가에도 창문 밑에도 줄줄이~땅 파다가 봉덕이가 숨겨둔 묵은 뼈다구 하나 파내서 갖고 놀라고 던져주고~또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고 있는 삽목둥이나 어린 꽃화분들 중에서 내놓아도 될만치 자란 애들을 대거 실어냈다. 엄니집 봉당에 가득찼는데도 이리저리 밀고 당기고 해서 더 갖다놨다.어린 단풍나무 한 그루 좁은 화분에서 ..

산골통신 2025.06.09

좀 가물다~

이리 투정하면 비라도 내려주려나~매일 아침 물 주는 일이 일상이다. 어제는 노각오이 한 포기 풀 뽑다가 댕강~ 에고 아까비~ 도로 묻어놓긴 했는데 오늘 아침 가보니 시들시들… 여기저기 지들 누울 자리도 안 보고 마구 싹이 튼 채송화싹들을 죄다 캐모아서 모종판에 일단 묻어놨다. 니들은 아직 어리니 어따 갖다 심을 수도 없고 일단 여그서 자라거라!!!한 400여 포기 됨직하다. 올해도 채송화길 하나 만들겠네~ 노랑과 분홍 빨강이 섞여 피어 이쁠거다.어제 식전에는 상추 등등 쌈채소 모종 두 고랑 심었고 오늘 식전엔 옥수수골 토란골 풀 뽑았다.고구마는 가물어서 그런지 반 고랑 정도가 죽었다. 그 빈 자리에 옥수수를 넣을지 그냥 둘지 생각 좀 하고 있다. 어차피 고구마덤불이 무성하게 덮이니까 냅둬도 되겠고… 옥수..

산골통신 2025.06.07

열무 파튀~

열무가 열심히 자랐다.두 군데 씨를 뿌렸는데 흙사정이 달랐는지 아랫밭은 키가 작고 질기고 윗밭은 키가 더 크고 오동통하고 연했다.오동통하고 연한 열무를 먼저 뽑아 여기저기 나누고 우리 먹을 김치도 담고 겉절이도 해서 열심히 먹고 있다.얼가리배추도 제법 자라서 솎아낸 걸로 같이 겉절이하니 맛이 더 좋네!고추밭 가장자리에 제초매트가 안 덮힌 사각지대에 풀나지 말라고 배추씨앗을 줄줄이 뿌려놨더니 저리 이쁘게 자라올라온거 좀 보소!!!연한건 겉절이해서 묵고좀 질긴건 물김치 담아놨다.그제부터 매끼 열무김치 파튀다. 다른건 눈에 안 들어온다.봄나물도 이제 한물갔고 상추랑 열무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다.아래는 아랫밭 키작고 질긴 열무얘는 윗밭 통통 열무~같은 씨앗을 뿌렸는데 땅사정과 물사정이 달랐나벼…오늘 열무 조금만..

산골통신 2025.06.05

집 헤쳐모여~

이 증상이 다시 생겼다.지금 살고 있는 집은 참 작다.지어졌을 그 당시엔 그래도 나름 크고 잘 지은 집이었다는데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집은 낡고 쪼끄매졌다.그래도 이 작은 집에서 11남매가 태어나 자라고 독립해나갔단다.이후 우리가 이 집에 들어와 아이 셋을 키우고 독립시켰다.여태 집이 작아서 불편하다고는 생각 안 하고 살았었는데 이제와서 집 작다고 여기저기서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손주가 생기면서부터!!!그 손주가 기어댕기기 시작하면서부터!!!이리 쿵 저리 쿵 부딪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집 좁은게 실감이 났다.앞으로 새식구들이 더 늘어만 갈텐데 거실만이라도 너르게 쓸 수 있게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더라구…어제 결단을 내려 조용히 사고를 쳤다.산녀 특기다.남향 서향으로 창이 난 건넌방 하나..

산골통신 2025.06.04

매일 풀하고 논다~

오늘은 여기~내일은 저기~한바퀴 휘이 돌아오고 나면 다시 한 바퀴 도는 그런 다람쥐 쳇바퀴 도는 풀메기다.매일 두어 군데씩 근심거리를 해결하는 식으로 풀들을 뽑아나간다.내일 풀 멜 곳은 정해졌다.낫 두 개를 새로 샀다. 톱 두 개도~예전엔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 탓을 한다고 했었지!요즘은 그 말 틀렸다! 연장이 일 다 한다!!!요즘 낫은 숫돌에 갈아서 못 쓴다. 오일장에 몽땅 싸가지고 가서 낫이나 쇠붙이 연장 갈아주는 이에게 맡기면 되지만 그러느니 새로 사다 쓰는게 훨 낫다. 그 돈이 그 돈이다.조금씩이라도 비가 와줘서 흙이 포실포실하다. 힘들이지 않고 풀 뽑기 아주 좋다.바구니나 구루마를 옆에 두고 뽑은 풀을 담아 닭집에 던져주면 자알 갖고 논다!오늘도 서너 구루마 실어서 부어줬다.요즘 암탉 네 마리..

산골통신 2025.06.03

사흘간 풀을 뽑다!

아침나절 잠깐씩 마당 풀을 뽑기 시작~사흘만에 쥔장만 아는 풀뽑기가 끝났다.아이가 보더니 풀을 뽑았느냐고 달라진 것이 없다나…그랴 그래서 쥔장만 아는 풀뽑기라는거여!!!전혀 표가 안 나고~전후가 달라진 것이 안 느껴지는 그런 일이 풀 뽑기지…방금 나 뽑아던진 흰 수건쓴 아지매 어디갔노?! 하고 돌아보는게 풀이라매…저 구루마로 대여섯 번 뽑아낸 풀로 풀산을 만들었다. 개나리 울타리 밑에 거름 되라고 들이부어줬다.주로 질경이 망초 쇠별꽃 봄까치풀 환삼덩굴 외 이름모를 잡풀 몇가지~봉덕이는 거들지도 않고 늘어지게 낮잠 중이시고~ 그 옆 사정거리 밖에 들냥이 한 마리 같이 낮잠 중이시고~왼편 화로 밑에는 미숙냥이가 낮잠 중이시다!!! 잘 보면 보임. 쪼만해서리~한참 씨앗을 맺고 있는 저 마당 그득한 풀들은 잔디..

카테고리 없음 2025.05.30

서서히 더워진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있긴 하지만 낮에는 여름이다.해가 올라오면 챙이 넓은 모자를 덮어써야 한다.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맨살을 드러내선 안된다. 저노무 태양…부족해도 탈 넘쳐도 탈인 우리네 인간들 비위에 맞춰진 자연은 없는 벱~ 우리가 자연에 맞춰야 한다.식전과 오전엔 화분마다 빽빽히 들어찬 잡풀을 뽑았다. 그래보여도 구루마로 두 번 실어낼 양이 나오더라.화분마다 왕겨를 덮어줬다. 아무래도 맨흙이 드러나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싶어서!삽목둥이 수국이 묘하다. 작년에 분명 하얀꽃이 피던 어미수국에서 잘라 삽목을 했는데 분홍꽃이 핀다. 이 뭔일?! 일부러 신경써서 흰 수국을 보고 싶어 한 건데… 역쉬 흙이 문제인가…수국전용 흙을 구해다 넣어야 할래나~노지월동이 안되어 겨울이면 안으로 들이고 봄이면 내놓고 정성..

산골통신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