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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을비~

식전에 밭고랑 잡풀 좀 집어내고 있는데 비가 뿌리네~ 이잉… 이틀 반짝하더니~ 오늘 가을걷이 한 논에 볏짚 좀 가지러 갈라했더만~ 두 수레 실어오면 메주 매달고 닭집 알둥우리에 넣어주고 요모조모 쓸라했더만~ 한 며칠 마르도록 기다려야겠네! 이래서 가을비는 민폐여!!! 닭집에 새로 합사시킨 중병아리들이 큰닭들 유세에 홰에 못 올라가고 알둥우리에 들어가 자는 바람에 알둥우리가 달구똥 천지가 되어버렸다! 이노무 닭대가리들아~ 니들 잠자리에 똥싸는 건 뭔 매너냐?! 알도 안 낳는 알둥우리~ 모두 꺼내어 깨끗이 치운 다음 새로 짚을 깔아줘야겠다. 들판이 하나둘 비어간다. 휑하니 비어간다. 논마다 물이 그득이라 볏짚 걷기가 난항이겠다. 오늘 또 비가 뿌렸으니 마르길 기다려야하겠네. 이러면 볏짚이 깨끗하지가 않다. ..

산골통신 2024.11.01

첫 군불 때는 날~

이른 아침 손끝이 시리면서 찬 기운이 스르르… 진짜 추위는 코끝과 손끝에서 제일 먼저 감지하는구나! 다음주 입동… 영락없이 입동추위가 올거다. 다들 가을이다~ 하고 룰루랄라 즐기다가 화들짝 움추려들겠지. 아침이슬이 축축하게 젖은 마당과 들로 밭으로 한바퀴 돌면서 하루 일을 시작하다. 들어오는 길에 얼가리배추 몇 포기 뽑아들고 마지막 호박잎이네 하면서 몇잎 뜯어쥐고… 들냥이들은 산녀 문 여는 소리에 마당 저끝에서 전력을 다해 달려온다. 새끼들까지 합세해서~ 아마 저 새끼들은 학습이 된게다. 저 털없는 큰고양이한테 잘 보이면 평생 먹을거 걱정은 없을거라는… 봉덕이 밤새 잘잤나 들여다보고 들냥이대가족 밥그릇에 한 바가지 부어주고 졸지에 집밖으로 내쫓긴 마당냥이들 밥그릇에도 부어주고 세상에 동네깡패 노랭이가 밀..

산골통신 2024.10.31

가을이네.

그저 앉아있다. 이 일 저 일 눈 닿는대로 찾아하다가 문득 앉아 멍 때리고 있다.이웃들은 들깨 타작 다해서 마당 햇살 아래 널어 말리고 마늘 양파밭 만들어 부지런히 심고 있다. 아마 품앗이로 하는듯 네 분이 일하고 계시더라. 그러면 이 밭 다 심고 세 집 마저 심으러 가실듯~ 해마다 그리 하시더라. 평균 연세가 75세~ 왕성한 현역들이시다. 80넘으신 어르신들도 들깨 두드리고 키로 까불고 계시던걸~ 아흔 넘으신 어르신은 나물 말리고 다듬고 소 밥 주러 다니시고… 산녀는 뭐하고 있나? 팍 줄어든 농사에 마을 품앗이까지 나가게 되면 내 집 일을 못하니까 품앗이에서 빠진지 오래됐다. 내 집 밭일 한나절 하자고 몇날며칠 마을집집이 돌아가며 일 해줄 순 없거든… 그냥 혼자서 하루해서 안되면 이틀 하고 만다. 이 ..

산골통신 2024.10.30

자꾸자꾸 늘어난다.

이번주 가져갈 바구니들이다. 단감 대봉시 고구마 고구마줄기 쪽파 호박잎 애호박 가지 시금치 열무하고 얼가리배추가 있는데 그건 지난주 보냈으니 다음주에나 보내면 되겠고… 해서 이번주에도 차 트렁크 그득 실려간다.가져갈 거리가 있으니 참 다행이다. 산녀 먹을건 산녀 알아서 야금야금 뒤로 챙겨둔다. 안 그러면 죄다 가져가니께 ㅎㅎㅎ 나무꾼은 허허실실이고 산녀는 실속파다. 처음엔 그저 한 바구니 정도였는데 이젠 갈 때마다 최소한 열바구니가 넘는다.호박잎을 그리 좋아한다네?! 금방 없어진단다. 아마도 된서리 내리기 전 마지막 호박잎이 되겠다 싶어 넉넉히 따담았다. 노랑바구니가 모자라 빨래바구니까지 동원~ ㅎ드문드문 애호박이 있어서 따담고 월동시금치 한 바구니 솎아내어 담고마지막 가지가 몇개 달려있길래 산녀는 가지..

산골통신 2024.10.28

이거 누가 다 먹나…

감을 따다가 그만 따자고 떼를 썼다. 나무꾼은 나무에 달린 감은 모조리 다 딸 작정!!!날은 잔뜩 흐리고 비라도 올 것 같은 그런 찌뿌둥한 날씨~ 이런날 감따기 안 좋아~ ㅋ나무꾼이야 나눠줄 곳이 많으니 다다익선이지만 산녀입장에선 우리가 호구냐고오~ ㅎㅎ기어이 저 정도를 따고 멈췄다. 하지만 실상은 반의 반도 못 땄다. 전부 나무꾼 일터로 가져갈거다~ 나머지는 도시장정들이 알아서 조금 따갈거고 산녀 먹을거는 갑장친구랑 마저 따서 반띵하면 된다. 갑장친구는 오늘도 이웃 누구네 감 따주고 일당으로 감 받아갖고 와서 곶감 깍아 매달더라~매일매일 고정반찬이다. 그래도 오늘은 감자채볶음도 했다 뭐~ 어제오늘 일 마이 했으니 저녁밥은 괴기좀 구울꺼나… 어제는 큰밭 하나 작은밭 하나 밭설거지했다. 비닐 걷고 부직포 ..

산골통신 2024.10.27

가을비얌…

몇 주 전 나무꾼이 문 앞에서 한 마리 발견 놓침. 어제 냥이들이 잡아갖고 대가리만 얌냠 후 갖고 노는 놈 발견~ 왜 대가리만 먹고 몸뚱이는 갖고 놀다가 버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음. 그리고 때로 그걸 왜 현관 앞에 갖다 놓는지 그 이유도… 모르겠음! 왜 맛있는 부위?!는 지들이 먹고 나머지만 주는겨?! 오늘 일하다 마당에 앉아 쉬다가 저짝 꽃밭에서 냥이 한 마리가 뭔가를 줘패는 모습을 발견~ 수상쩍어 냉큼 괭이 하나 들고 가보니 역쉬나… 이따만한 유혈목이 꽃뱀이네!!! 엄청 굵고 길더라~ 괭이로 그대로 모가지 댕강! 그자리에 땅 파서 묻어버렸다. 그뒤 냥이가 자꾸만 와서 킁킁 그 흔적을 찾더라… 지놈이 사냥 중이었는데 감히 인간이 와서 가로챘으니 속상한겨?! 작년부터인가 엥간하면 뱀을 안 죽이고 쫓거나..

산골통신 2024.10.25

가난해진 알부자~

며칠전 닭 아홉마리를 잡았는데… 우째 거기 껴잡힌 암탉들이 공교롭게도 다아 알 잘 낳는 아이들이었고 구사일생 살아남은 암탉들 네 마리는 알을 안 낳는 노계들이었다는… 우째 잡혀도 그리 잡히는지 원~ 그전에 이웃집 개시키들이 닭사냥을 해서 여덟마리 암탉이 죽었는데 그 아이들도 알을 잘 낳는 아이들이었어!!! 망할 개시키들~ 그래 결론은 요새 알 구경을 못한다는~ ㅠㅠ 나무꾼이 동네방네 알 자랑을 해놔서 알타령을 자꾸만 하는데… 없다구요!!! 하루에 많으면 여나문개씩 낳던 것이 이젠 단 한 알도 안 낳으니 큰일이다. 중닭 꼴이 나는 어린 닭들 중 암탉이 네 마리 있으니 아마도 내년 봄쯤이면 알을 낳기 시작할건데 그때까지는 그냥 기다려야 한다. 지금 남아있는 닭은 어린 장닭 세 마리 암탉 네 마리에다가 며칠전..

산골통신 2024.10.23

소국 산국

별처럼 돋아난다.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산국도 피기 시작~나무꾼이 저거 따서 차 끓여마시면 두통에 좋다하는데 누가 따서 말려서 차를 만드나… 소는 누가 키우나…몇년전 해줬는데 그냥 마시다 말더만… 산국가지 말려서 배갯속도 해줬는데… 그땐 참 여러가지 했었네.무랑 적갓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배추랑 같이 좀 솎아와서 국숫물에 넣어 끓여묵었다. 적갓 물이 배어나와 오묘한 국물색깔이 되더만~어여어여 솎아먹어야겠네~ 씨가 남아 훌훌 뿌렸더니만~큰아이가 사준 고양이캔을 갖고 큰인심 썼다! 앞에 큰냥이들은 삼숙이 새끼들이고 저 앞에 보초선 아이가 똘망이손녀이자 새끼들 엄마냥이다.새끼들이 와서 덤비니 엄마냥이도 같이 와서 먹더라.간만에 별식을 배터지게 먹고 그루밍 중인 세식구…가끔 다른 큰냥이들 없을때 ..

산골통신 2024.10.21

주렁주렁~

모처럼 뒷골밭에 올라갔다가 발견… 그동안엔 감나무잎에 가려져 안 보이다가 비가 퍼붓고 기온이 내려가고하니 잎이 우수수… 그 바람에 드러난 감 감 또 감들…익어서 홍시가 된 성질급한 애들 몇개 따왔다. 석류는 전에 먹다 던져둔 것!이기 머선일이고…가지가 감 무게를 못 이기고 축 늘어졌다. 몇년 전 도시장정들이 뒷골밭에 어린 묘목 대봉시 60그루를 심은 적이 있었다. 그해 가뭄에 다 죽고 세 그루가 살았나… 그 조차도 포기하고 잊어먹고 있었는데~ 도시장정들이 감나무를 못 심어 안달을 하길래 심고 싶으면 심어라~ 했더니 결과가 저리 되었었다. 그 후에도 감나무 또 심겠다고 하는걸 치아라~ 하고 신청도 안했었지.살아남은 세 그루 중 두 그루다. 어마무시하다… 뭔 일이냐?! 밭둑에 9그루 있는 대봉시감 다 따도 ..

산골통신 202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