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닭 아홉마리를 잡았는데…
우째 거기 껴잡힌 암탉들이 공교롭게도 다아 알 잘 낳는 아이들이었고 구사일생 살아남은 암탉들 네 마리는 알을 안 낳는 노계들이었다는…
우째 잡혀도 그리 잡히는지 원~
그전에 이웃집 개시키들이 닭사냥을 해서 여덟마리 암탉이 죽었는데 그 아이들도 알을 잘 낳는 아이들이었어!!! 망할 개시키들~
그래 결론은 요새 알 구경을 못한다는~ ㅠㅠ
나무꾼이 동네방네 알 자랑을 해놔서 알타령을 자꾸만 하는데…
없다구요!!!
하루에 많으면 여나문개씩 낳던 것이 이젠 단 한 알도 안 낳으니 큰일이다.
중닭 꼴이 나는 어린 닭들 중 암탉이 네 마리 있으니 아마도 내년 봄쯤이면 알을 낳기 시작할건데 그때까지는 그냥 기다려야 한다.
지금 남아있는 닭은 어린 장닭 세 마리 암탉 네 마리에다가 며칠전 닭잡을 때 구사일생 살아남은 늙은 암탉 네 마리 뿐이다.
이 중에서 알을 더이상 안 낳는 늙은 암탉 네 마리랑 장닭 두 마리를 내년 봄 전에 잡아야 한다. 장닭은 한 마리만 있으면 족하다. 살벌한 서열싸움과 피튀기는 암탉 쟁탈전을 안 보려면 사전에 없애야 한다.
이번 기회에 닭집을 없애버릴까도 생각 중인데 나무꾼 생각은 다른 듯…
닭집을 작게 만들어 이사시키자고 하네.
이번 겨울에 그거나 만들자고…
뭐 그래봅시다요… 닭고기는 크게 아쉽지 않아도 달걀은 참 아쉽거든!
궂은 날씨 탓을 억수로 하면서 일 안 하고 탱탱 논지가 꽤 된다.
김장무배추들은 알아서 잘 자라고 있고~ 잘 못 자라도 어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이웃들은 약을 수시로 치더라만… 그정도로 많이 약 친 걸 먹고 싶지는 않거든… 굳이…
나머지 텃밭에 자라고 있는 푸성귀들은 끼니 때마다 솎아먹으면 되고
그외 큰밭 작물들은 이제 종쳤다. 수확이 끝나서 빈밭이거든.
슬슬 겨울 준비를 해야한다.
어제까지 비가 오고 오늘 새벽부터는 바람이 부네~
온 마당에 낙엽이 휘몰아쳐 굴러댕긴다.
가을답다!
서서히 호박덤불이 쭈구러져 가고 애호박들이 여기저기 쑥쑥 드러난다.
다 먹어내질 못해서 닭들 차지다.
봉덕이 데리고 산책 한 바퀴~
장끼를 발견하고 그놈 못 잡아서 네 발을 쿵쿵~ 벅벅~
나무 위로 날라 올라갔으니 지놈이 어찌 잡을겨!
장끼가 머리가 좋네!!! 나무 아래 개가 있어도 지한테 아무런 위협이 안된다는 걸 아는지 여유만만 봉덕이를 놀려먹는다.
포기하고 다시 산책 중… 그제사 장끼가 푸드덕 날라간다. 이게 닭쫓던 개 꼴인가?! ㅋㅋㅋ
이십여 년 전에 심어둔 뒷골밭 단감나무 두 그루… 올해는 제법 달렸네~
손 닿는 가지에서 두 개를 따서 딸아이와 나눠먹는다. 달디달다.
저 감을 누가 따서 먹을꺼나… 심을 적엔 이리 버려질 줄 몰랐었겠지…
대봉시 아홉그루와 단감 두 그루는 해마다 그냥 묵어진다.
사방 둘러보면 간간이 밭둑 논둑가에 일부러 심은 감나무들이 눈에 띈다.
아무도 안 딴다. 다 잊혀진 감나무들이다.
집마당에 있는 감나무도 안 따는 판에 들에 있는 걸 누가 쳐다나 보나…
뭐 그러한 세월이다.
산녀라도 따서 곶감이나 뭐 해보고 싶어도 뉘 먹어줄 사람이 없는고로 재미가 없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외손뼉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