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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에 나물천지~

앞으론 점심도시락 싸들고 상당 숲에 와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식전과 아침나절에 집안팍 살피고 마당 민들레꽃 한바탕 파제끼고~ 야들은 꽃이 피어야 그 존재를 드러내니 노란꽃이 눈에 띌때마다 파내야한다. 최소한 마당에서만은 니들 보지말자구!!! 딴데가서 살어! 엊저녁에 아이가 늦게와서 배고프다하길래 후레시 켜들고 같이 밭에 가서 아스파라거스 한움큼 꺾어왔다.아이가 좋아하는 아스파라거스와 삼겹살구이~ 거기에 달래무침 파김치 정구지무침 명이나물장아찌면 밥상 완료!오전엔 두릅 따러갔다. 두번째인데도 제법 통통하더라.어제 딸걸 하루 미뤘더니 더 커진듯~ 순 따는건 미루면 안된다! 금방 억세지니까!상당에 엄나무순이 생각나서 부랴부랴 바구니랑 긴 괭이들고 출동! 생각났을때 해야혀!!!엄나무 가지가 너무 웃자라 톱으..

산골통신 2024.04.14

봄은 늘 나른한 고양이~

어제는 날씨탓이었나… 오만군데 다 쏘댕기며 이 일 저 일 막 줏어서 했다. 오늘은 날이 맑고 화창해서 그야말로 봄날이더라… 일하긴 좋겠네~ 싶었지만 어제 너무 일이 좀 과했나… 몸이 나른하고 축 처지네… 그래 별일 하지 말고 숴엄쉬엄 놀며 돌아댕겼다. 마당냥이들 중 개집에서 낮잠자는 애들이 두엇 있는데 봉덕이가 절대로 안 들어가는 개집인지라 내다 버릴 수도 없고해서 구석에 처박혀 있는데 냥이들이 애용을 하더라고! 그래서 일오재 뒷편에 버려져 있던 개집 두 개중 하나는 그동네 들냥이들용으로 냅두고 하나만 갖고 와서 그 옆에 나란히 두었다. 작은집에 껴살지 말고 너르게 지내라고~ 남향인데다 목련나무 밑이라 아주 낮잠자긴 그저그만이거든~ 희한하게 봉덕이도 별말 안 하더라고!올해 명자꽃이 역대급이다! 십여 년전..

산골통신 2024.04.12

심고 또 심고~

봄은 심어야 한다. 그래야 봄이다.씨앗을 심어 키운 흰만첩수양복사꽃 두 그루~ 아쉬람터 둑 위에 나란히 서있다. 몇년 지나면 장관이겠네~오늘 먼데서 온 아이리스들을 일오재 앞마당 축대 위에 빙 둘러 심고 옆 마당에도 모아서 심었다. 엄청 많아서 두군데 심고도 울집 마당에도 한 곳 심었다.아이리스랑 같이 온 꽃말발도리 꽃나무도 아이리스옆에 심고 물을 푹 주었다. 다음주 월욜에 비소식이 있긴 해도 지금 많이 주는게 좋다. 가끔 먼데서 이렇게 오는 꽃선물은 하늘이 주는 복 같다. 덕분에 울집 마당이며 일오재며 상당이 해마다 풍성해지고 화려해진다. 꽃들이 피면 그거 구경하느라 일은 뒷전이 되고 꽃들과 노느라고 시간 다 간다.두릅이 벌써 통통해져서 한 푸대 따왔다.가시오가피순은 벌써 패버려 좀 억시지 않을까 싶고..

산골통신 2024.04.11

봄날~

오늘 하루 뭔 일을 했나. 닭집 모이 주기 비닐하우스 모종판 물주기 아궁이 불때기 봉덕이랑 마당냥이들 밥주기~ 이건 매일 하는 일이고… 딸아이가 어제 근대씨앗이랑 토마토모종이랑 청경채 케일 옥수수 모종을 사갖고 와서 그거 심고 뿌리고~ 이쁜 토끼화분이랑 강아지화분에 로즈마리랑 시클라멘 꽃 심고~ 우리집 마당이 은근 이쁘다고 아이가 좋아라한다. 사진을 찍어 동네방네 자랑질 중이다~ 아이가 뭘 자꾸 심으려고 하니 흙이 필요해서 밭둑에서 흙 한 구루마 파갖고 왔다. 황토흙에 상토랑 거름이랑 폐화석가루랑 섞어놓았다. 필요할 때마다 퍼다 쓰기 좋으라고~ 그리고나서 뭔 일을 했는고… 마당에 퍼질러앉아 풀 캤나?! 질경이 냉이 민들레 봄까치풀 바부쟁이 망초 쇠별꽃 등등 아주 난리버거지로 퍼져 자란다. 깔끔하게 캐낼 ..

산골통신 2024.04.09

상사화의 수난사~

이번 상당 축대 보수공사를 하면서 가장 수난을 겪었던 아이는 축대 밑에서 살고 있었던 상사화와 국화였다. 상사화는 흙에 파묻혔어도 이듬해 봄에 돌 틈에서 싹을 틔워 대부분을 살릴 수 있었으나 국화는 그대로 흙무더기에 파묻혀 이듬해 봄에 새싹을 못 올리더라…공사중~ 농막과 아미타부처상 사이 돌축대 밑으로 물이 스며들어 돌과 흙무더기가 쓸려내려앉은 거다. 그걸 다시 돌 한 차 더 실어와서 좋게 쌓았다. 부처상 뒤로 둥글게 해자를 파서 물길을 돌려잡아냈다. 오른편으로 도랑하나가 절로 생겨부렀다네~ 저 아미타부처상도 여기로 오게된 사연이 기막히지… 15년간 비바람 맞으며 버려져 있다가 그냥 갖고 가라는 바람에 덥석 갖고온…다 쌓아진 축대를 보러 갔다가 사흘전 파내놓은 상사화 한 구루마와 꽃댕강 작약 아이리스들을..

산골통신 2024.04.03

봄공사~

초겨울이나 이른봄에는 꼭 파뒤집어 엎는 공사가 있게 마련이다. 상당 산밭 농막 뒷편 돌축대가 작년 여름 징한 폭우에 무너졌다. 그해 11월에 포크레인 예약을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연기 또 바쁘다고 연기~ 이차저차 바쁘다고 못해준다고 올해 3월말에는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돌도 한차 실어다 놓고 포크레인 기사가 그만 연락두절이 되어버렸다. 뭔 일인지 모른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받고… 이 냥반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혹시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에 가셨나… 그래도 그렇지… 5개월동안 연락두절은 아니지 않아?! 돌값도 안 받을 생각인가? 공사는 시급히 해야하고 수소문해서 다른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이틀에 걸쳐 공사는 마무리했다. 소개해준 이의 말에 의하면 전 포크레인기사가 연락을 씹은 것은 이제 배가 ..

산골통신 2024.04.02

봄봄나물~

삼잎국화순쑥머위섬초롱순눈개승마미나리부지깽이명이나물월동시금치정구지달래와 머위쪽파봄바람 살살 맞으며 나가 뜯어온 나물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올라온다. 작은아이는 부지깽이나물과 눈개승마나물 맛에 홀랑 빠져 한끼에 한 접시씩 뚝딱이다. 미나리를 본 큰아이는 일 집어치고 당장 뛰어올 기색이고~ 막둥이는 회사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으려나… 나무꾼은 오늘 저녁 밥상을 기대하며 봄이 밥상 위에 내려앉았다 하더라~ 모두 간은 약하게 해서 조물조물 무쳐놓았다. 한동안 뭐 먹지?! 라는 고민을 안 해도 되겠다. 곧이어 참나물 곰취 곤달비 곤드레 방풍나물이 뒤이어서 나올거고 엄나무순 가시오가피순 나무두릅이랑 땅두릅이 대기하고 있다. 봄나물을 먹다 먹다 물리면 밭에서 봄배추 열무 각종 쌈채소들을 뜯어먹으면 된다. 겨..

산골통신 2024.03.29

봄 밥상은 풀떼기~

풀떼기 뜯어 밥상 차리는 요즈음~ 늘 손에는 칼이나 가위가 들려져 있다.이른봄 첫 부추는 참 달달하다. 장모가 사위도 안 주고 먹는다는 그 맛이라네~ 눈개승마도 부지런히 올라오고~머구가 지천으로 깔리고~ 새순으로 무쳐먹으면 입맛 돌아오지.달래 조금 뽑아서 달래장 만들자~잠시잠깐 한바퀴 휘휘 돌아서 먹을만치만 뜯고 뽑아 다듬어 반찬 만든다.달래장에 참깨가 너무 많이 들어갔네 ㅎ 금방 한 밥에 달래장 얹어 김에 싸먹으면 밥도둑이지!!! 작은아이가 밥 안 먹겠다고 했다가 기어이 주저앉아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게 만든 봄나물밥상이다. 온갖 새순이 돋아나는 요즘은 눈에 띄는대로 뜯어와야 한다. 금새 봄날이 가버리고 억세어지고 쇠어버린다! 참나물하고 삼잎국화랑 곰취는 아직 어리고 참취나물은 이제사 올라올라하고 부지..

산골통신 2024.03.27

봄은 참 쌀쌀맞게 온다.

봄은 참 사람을 나른하게 만들고 밀당도 은근히 잘하며 후딱 오기도 후딱 가기도 잘 한다. 왔는가 하고 반기면 냅다 매서운 꽃샘추위로 싸대기 후려치기도 하고 갔나 하고 돌아보면 아직은 봄이유~ 하고 늦장을 피우기도 한다. 도데체 종잡을 수가 없는 통제가 안되는 갓 걸음마하는 아기같다. 어제 봄비다운 비가 밤새 내렸다. 밭에는 질퍽여서 못 들어가니 텃밭 비닐하우스 안 청소나 해볼까 하고 들어섰다. 날씨가 은근 또 추워서 나설땐 겨울옷이요~일할땐 여름옷이요~ 일하다 말고 다시 으슬거리며 벗어놓은 옷을 주섬주섬 하나하나 껴입어가며 그러니까 아주 홀로패션쇼를 하며 일을 한다.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는 치즈노랑이 고양이 일곱마리가 산다. 겨울을 여기서 났는가보더라. 비닐하우스 안에는 보온덮개도 있고 카시미론솜뭉치도 ..

산골통신 2024.03.26

농사는 타이밍~

하늘보고 농사짓는지라 하늘의 처분을 늘 바라며 일한다. 어제그제 감자밭 만들어 감자 심었다. 온 겨우내 놀다가 각중에 농사일을 하니 몸이 힘들었던가보다. 두 내외가 그만 드러눕자마자 잠들었다나… 그래서 봄은 늘 고단하다고 그랬나보다. 씨감자 한박스를 둘로 쪼개어 아궁이 재 한 바가지 긁어내어 버무려 묻혀두었다. 감자 그리 많이 먹지는 않지만 가을에 김장무배추를 갈려면 이모작이 되는 봄작물이 감자밖엔 없어서리… 산골 마을 전부 감자 다 심었더라. 3주 전부터 심기 시작해서 지난주까지 다 심었던데 우리는 나무꾼이 바빠 어제서야 다 심었네. 이웃 아지매가 늦게 심으면 늦게 캐면 되지~ 그러시더라. 그제 하루 감자밭 로타리쳐서 고랑 만들어 비닐 씌우고 덮고 일하고 어제 감자를 묻었다.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하자..

산골통신 2024.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