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무리고 또 버무리다~

여름 중간쯤에 알타리 무씨앗을 뿌렸지...
뿌리자마자 지랄맞은 폭우에 다 쓸려내려가... 다시 뿌렸지...
그래도 미심쩍어 다른 텃밭 귀퉁이에 또 뿌렸지...
합이 씨앗 세 봉지!!!

그랬던 알타리무가 어찌어찌 살아나 이름값은 하더라구...
도시장정 하나가 알타리무를 좋아해서 한 군데는 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이 적다고 뽑아서 다듬다 말고 냅두고 갔다.
그러곤 도시에서 열단을 사서 김치를 담았단다.. 뭐여?!
이게 양이 적어?!
도데체 얼마나 먹길래?! 그럼 이것도 먹고 사서도 먹으면 되지~
두번 담그기 싫다고 마나님이 가져오지 말라 했단다...
해서 산녀가 미운털 하나 소심하게 하나 박아놨다! ㅎㅎ

그래 할 수 없이 그것도 우리가 담고 밭에 남은 것도 다 우리가 담았지 뭐~
다듬기 구찮아 대충 잎은 다 잘라버리고...
잎은 질겨서 안 먹더라구~ 매번 김치통에 잎줄기만 덜렁 남아서 아깝구 처치곤란이었거든~ 해서 줄기는 다 잘라서 밭에 이불처럼 덮어줬다.

밤새 소금에 심심하게 절여놓고 양념 대충 만들어놨다가 아까 버무렸다.
익으면 맛나겠군!
이제 나눠줄데가 한군데 더 늘었으니 이리 담아놔도 남지는 않을겨!

양념 만들기 번거롭다고 하지마는 재료가 다 있으니 다 때려박고 액젓으로 간 맞추면 되니 그리 어려울 건 없다.
이젠 손에 익어서 금방 해치우고 쉬고 있다. 하루쯤 놔뒀다가 김치냉장고로 들여야지.

햇살이 좋고 파란 하늘이 이뻐서 밖에 막 돌아댕기고 싶은데 바람이 차다...
햇살 좋은 큰 창 앞에 앉아 노닥거리기 좋은 그런 날이다.
벽난로가 아쉽고 아쉬운...

아침에 마당 수도가 얼어 물이 안 나왔다.
마당냥이들 물이 얼어 돌로 깨주고 집안팍 휘휘 돌아보고~
닭집 문 열어주고 모이 주고 배추 우거지 한아름 퍼다 주고
이노무 달구시키들이 알을 안 낳는다.
봄에 깐 병아리는 달랑 한마리만 살아남았고
다 잡아묵고 새로 병아리를 들일까...아니면 이제 닭은 키우지 말까... 다시금 묵은 고민이 생긴다.

비닐하우스 문 열고 환기 시키고~
아하! 마당냥이들이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연화분의 물을 마시네...
바깥 물이 온통 땡땡 얼어있으니 지들도 나름 물을 찾아 들어온게야!
이따 낮에 마당 수도가 녹으면 호스를 끌어와서 연화분에 물을 보충시켜줘야겠구나! 이런 방법이 있었네그랴...
참 쟈들도 살궁리는 다 하고 산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