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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삶도 다사다난…

아직까지도 머리속은 뒤죽박죽 멍하다. 날씨는 덥고 뜨겁고 난리도 그런 난리도 없고 바깥은 아침저녁밖에는 못 나가고 그저 에어컨 앞에서 죽치고 살았다. 추석 준비도 해둔 것이 없고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내일 장봐서 대충 차례상 차릴것만 장만할 생각이다. 위로 가까운 어르신들이 다 돌아가셨고 계시다해도 먼친척들이고 그마저도 운신이 힘든 분들이라 산녀가 그만 최고 어른이 되어 내맘대로 추석을 지낸지 오래고 추석인사는 두루두루 전화로 다 때우는 중이다. 아이들보고도 오고싶으면 오고 일정있으면 알아서들 하라 했다. 큰아이는 아빠가 됐다. 고로 산녀가 할머니가 됐다는 소리다. 아가가 조산이라 인큐베이터에서 지낸다. 왜그리 빨리 나와서 이고생이냐 싶지마는 그리된걸 우짜노…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뭔가를 주렁주렁 달고..

산골통신 2024.09.14

어우~ 춥다!

뭔일? 어리둥절~ 새벽에 문득 잠깨어 창을 닫고 이불을 끌어다 뒤집어쓰고 잤다. 긴팔옷을 꺼내입고 목토시를 하고서야 안심을 했다. 하루아침에?! 바로전까지 에어컨 바람 쐬면서 더운 날씨가 언제까지 이러냐 푸념을 하던차였는데… 그날 밤 감기 기운이 돌 정도로 추웠단 말씨… 하긴 이게 요즈음 정상 날씨이긴 하다. 그동안이 미친 날씨였던게지! 그나저나 비소식이 없다. 아침저녁 무배추밭에 물 주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산골이웃들 모두 물 주느라 분주하다. 모종을 두번째 심는 이웃들도 많고 미루고 미루다 이번주에 심겠다는 이웃들도 많다. 산녀네도 한 서른포기 작살내고 이어 새로 모종했으나 반 겨우 살리고 나머지는 에라 몰것다 하고 무씨를 파종해버렸다. 그리고 무씨는 첫번째 파종에서 97%가 안 났다!!! 난 ..

산골통신 2024.09.05

죽으란 벱은 없다고…

이번 김장 배추 모종은 참으로 징했다. 해마다 늦어 허둥댔으니 올해는 이웃들 할 때 맞춰 하자 맘 먹고 이웃밭 컨닝을 억수로 해가며 남들 할 때 밭장만도 하고 모종 준비도 하고 열심을 냈지… 날이면 날마다 뜨겁다 못해 사람도 타죽을 지경이라 모종 내다 심을 때를 잡지를 못했다. 처서무렵 오일장에서 구해놓은 배추모종은 막 웃자라고 있고… 더 뒀다간 모종 다 버릴 지경이라… 소낙비가 그런대로 오락가락하는 날 내다 심었다. 물도 흠뻑 주고 비도 맞고 그러면 제 아무리 햇볕이 뜨거워도 살것지 싶었어.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 착실하게 여쭈면서 살핀 이 일주일~ 참말이지 내 맴과 몸도 같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아침이면 푸릇푸릇하던 모종이 대낮 햇살에 나 죽것소~ 하고 드러누운 꼴은… 그거까지는 봐줄 수 있어. 야들은..

산골통신 2024.08.27

가늠하기 힘든 요즘 날씨…

너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니 언제 김장무 배추를 심어야할지 가늠이 안된다. 태풍 지나고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무덥고 기온이 높다. 연일 면사무소와 이장님 방송~ 폭염경보이니 바깥일 하지 말란다!!! 마을회관 옥상에 스피커를 엄청 큰 걸 달아놓고 왕왕 틀어댄다. 그것도 꼭 이른 아침 다섯시에서 여섯시 사이에… 그러다 다들 일나가서 못 들을 수 있다고 오후에도 한번 더 방송한다. 면사무소에선 정오 12시와 오후 3시에 폭염경보니 특보니 등등 방송하고… 근데 태풍이 남쪽에서 힘을 잃었는지 비오는 꼬라지가 참… 이것도 비여?! 소낙비 후두둑 잠깐 오고 이슬비 조금 뿌리고 끝~ 어느땐 땅이 보송보송하더라~ 분명 아까까진 비가 왔는데?! 그새 바싹 말라버림!!! 태풍 온다고 조심하고 기다린 것이 조금 허탈..

산골통신 2024.08.23

아무거나 처넣어묵기~

식전 밭이며 닭집이며 여기저기 발길 닿는대로 눈길 닿는대로 손가는대로 쏘댕기다가 철따라 먹을만한 푸성귀 몇줌 뜯거나 뽑거나 따거나~ 우리 달구시키들은 아침에 알을 안 낳고 느지막히 알을 낳아서리~ 해거름에나 알을 꺼내올 수 있다. 온 여름내 닭둥우리에서 알 품겠다고 버티는 암탉 서너마리… 이 더운 염천에 왜 들앉아 있으려는겨~ 다 나가! 매번 암탉을 집어내서 던져버리고 알을 꺼내온다. 매일 알 훔쳐가는 알도둑이 되어버린 산녀… 그 짓거리도 어제로 끝난듯!!! 드뎌 이노무 달구시키들이 알품기를 포기했다! 아이구 이제사!!! 동네개들한테 알 잘낳는 암탉 여덟마리가 죽어나간뒤 알이 귀해졌다. 하나 아니면 둘~ 그러던 것이 날이 좀 선선해지고 알품기 포기한 애들이 알을 낳기 시작해서 둘 아니면 넷이 되었네! 하..

산골통신 2024.08.19

조금은 선선~

새벽 기온이 달라졌다. 창을 열어도 더운 공기가 아닌 조금은 선선한 기운이 들어온다. 식전일을 마치고 숨이 턱에 차올라 샘가 찬물을 들이키고 들이붓던 일상이 없어지고 이젠 대충 씻고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이 전부다. 오늘 7월 보름 백중이다. 백중에 뭘 하던가?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이젠 옛것들로 치부되고 의미는 사라지고 이어짐이 없다. 원래 그러한거다. 새삼스러울 것이 아니다. 풀벌레 소리에 잠들고 깨어난다. 아침이슬이 내렸다. 바짓가랑이 추켜올리고 걸어야한다. 막바지 풀베기가 남았다. 이제 자람이 멈추고 씨앗을 열심히 맺고 있다. 김장무배추밭을 만들어놓고 파종과 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낮 온도가 33도 이상을 매일 찍어대니 뭘 해볼 수가 없다. 쪽파나 두 골 묻어두었다. 아무래도 처서 지나고 ..

산골통신 2024.08.18

풀농사 차암…

풀농사 차암 자알 지었다!!!이곳이 참취와 눈개승마 어수리가 자라고 있는 밭이라는걸 뉘 알려나… 봄에는 좀 말끔했었고 봄나물 열심히 뜯어먹고나서 여름이 닥쳐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풀들이 제세상 만나 설치기 시작했네!취와 눈개승마는 풀들의 기세에 꼼짝없이 갇혀 숨만 쉬고 살아있거나 저세상 가거나… 역쉬 여기는 산나물밭으로는 안 맞는구나. 올 가을에 다 파서 옮겨심어야겠어. 눈개승마는 죽나무 그늘 밑으로 주욱 심고 취나물은 좀 반그늘로 이사시키고 어수리도 그래야겠지? 아무래도 산나물 출신들은 땡볕밭보다는 살짝 나무 그늘이 최적의 환경인듯 햐!!!근 1미터가 넘게 자란 풀들을 낫으로 베고 뽑고 뜯고하다보니 되긴 되더구만!!! 처음 이 풀정글 앞에 섰을 때는 겁이 났었으… 덤불을 치다가 노각오이 덤불을 발견~ 오..

산골통신 2024.08.14

고구마줄기 먹는법은 누가?

생전 엄니 말씀하시길 누가 참깨 먹는법 만들었노?! 삼복더위 이 염천에 기름기가 있어 미끌미끙거리는 참깨 대궁 베고 묶어세워 말리고 털고 까불고 씻어 건져서 방앗간 가져가야 참기름이 나오는… 한여름 삼복더위에 참깨 찔 적마다 푸념을 하셨더랬다. 오늘 퍼질러앉아 고구마줄기를 벗기면서 누가 이거 먹는 법을 생각해내서 이 생고생을 하게 만들었노?! 질기면 안 먹으면 되지 말이야~ 아이가 같이 벗기다가 우리 고구마줄기 먹지 말자! 그러더라!!! 한국인이 못 먹는 풀은 없다는 우스개가 있단다. 서양인들이 독초라고 기겁을 하는 고사리도 팍팍 우려내서 먹는 한국사람 위대하다! 한국인이 안 먹는 풀은 맛 없거나 진짜 위험한 독초라나…어제 고구마줄기를 한 차 걷어와서 줄기 똑똑 뜯어 다섯 바구니 만들었다.네 바구니는 나..

산골통신 2024.08.13

밭 만들기~

김장무배추밭하고 쪽파밭 만들고 있다. 거름터미에서 외발수레로 수십번을 오르내리며 밭 두 군데에 갖다 붓고 흩어 깔고 관리기로 팍팍 갈아엎었다.나무꾼이 몸 상태가 안 좋음에도 굳이 하겠다고 기를 써서 갈아줬다. 지난번 큰 행사 치르느라 무더위에다 무리를 해서 과로를 한 탓인듯… 관리기로 갈아준뒤 그대로 몸져누우심…나무꾼이 가장 힘든 거름 깔고 밭갈기를 했으니 나머지는 산녀가 알아서 하겠노라고 큰소리 땅땅!!!갈퀴와 괭이를 들고 이리저리 고랑 따고 다듬어서 기역자 밭에 총 아홉 고랑을 만들었다. 언덕에 있어서 외발수레와 관리기만 겨우 들어가는 밭이다.아침 식전에 밭고랑을 다듬고 해거름에 비닐을 씌웠다.봉덕아~ 비닐 막 밟으면 안된다! 너 들냥이들처럼 밟아 구멍 내놓으면 혼난다이~얌전히 헛고랑으로만 다니는 봉..

산골통신 2024.08.12

드뎌 가을 농사~

아침저녁 서늘해진건 좋은데 그리고 습도가 줄어든 것도 좋은데 대낮 열기가 장난 아녀!!! 해거름에 저노무 햇볕 째려보다 더는 기다리다 못해 밭으로 갔다. 아후… 숨이 턱턱 막힌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일을 해야 덜 힘들지 싶어 꾸역꾸역 했다. 김장배추랑 무 심을 밭 장만 들어갔다. 하지감자 캐고 난 다음 깔아둔 제초매트 싹 걷어내고 밭 가장자리 풀 좀 쳐내야 관리기가 들어가는데… 제초매트 밭 하나 걷어낸 것 뿐인데 한 서너번은 숨을 몰아쉬며 쉬어야했다. 그러다 막 다리가 후들거려 그냥 쫓겨들어왔다. 도시 친구가 도와주러 온다고 하길래 그냥 다니러 오라했다. 이 염천에 일하다가 쓰러지면 큰일나!!!아침 식전 일 마치고 따온 아침 찬거리~ 뭔 애호박이 이리 울퉁불퉁하냐 그래…웃자라서 드러누운 상추 조금 따..

산골통신 2024.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