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밭이며 닭집이며 여기저기 발길 닿는대로 눈길 닿는대로 손가는대로 쏘댕기다가 철따라 먹을만한 푸성귀 몇줌 뜯거나 뽑거나 따거나~
우리 달구시키들은 아침에 알을 안 낳고 느지막히 알을 낳아서리~ 해거름에나 알을 꺼내올 수 있다.
온 여름내 닭둥우리에서 알 품겠다고 버티는 암탉 서너마리…
이 더운 염천에 왜 들앉아 있으려는겨~ 다 나가!
매번 암탉을 집어내서 던져버리고 알을 꺼내온다.
매일 알 훔쳐가는 알도둑이 되어버린 산녀…
그 짓거리도 어제로 끝난듯!!! 드뎌 이노무 달구시키들이 알품기를 포기했다! 아이구 이제사!!!
동네개들한테 알 잘낳는 암탉 여덟마리가 죽어나간뒤 알이 귀해졌다.
하나 아니면 둘~ 그러던 것이 날이 좀 선선해지고 알품기 포기한 애들이 알을 낳기 시작해서 둘 아니면 넷이 되었네!
하지만 이것도 아주 성적이 안 좋은겨…
이제 봄에 깐 병아리 독립시키고 나온 엄마닭까지 합세하면 암탉이 8마리인데 니들 자꾸 직무유기할텨?! 확 잡아묵을겨!
그래도 애면글면 알을 모아뒀다가 저 윗집사시는 금동할매네 한 판?(10개) 드리고 문제의 개시키쥔장네 한 판 드렸다. 그 사단이 난 후 얻어묵은게 하도 많아서리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는…
근데 문제의 개 두 마리를 안 키우고 유기견센터에 갖다줬단다. 참 희한한…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매번 키우다가 남 주거나 어디 보내버린다. 키울때는 그런 정성~ 그런 애지중지가 없는데…
우리 닭 죽인놈이 낳은 새끼 한 마리만 남겨두고 다 갖다줬다고 어제 그러시더라…
그럼 그때 산녀가 두 번이나 몽둥이로 후드려팬 놈이 임산부였다는 ㅠㅠㅠ 참 고약한 노릇이다…
두달 지나도 아무도 입양을 안 해가면 안락사된다고 그러시네… 어찌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을 하셔서 듣는 산녀 어리둥절 난감…
그래서 말을 끊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길~
이번 저 새끼는 묶어키우고 꼭 중성화수술하셔요! 아무리 숫컷이라도 또 암컷 여친 데리고 오면 어째여! 이번처럼요! 근데 아무 말도 안 하시넹… 에혀 모르겠다.
또 사단이 일어나면 인연 종치는게야!!!
산녀가 그집과 우리 일오재 경계에 꽃을 이것저것 심어뒀는데 거기에 매일 아침 물 준다고 호스를 들이대 주신다. 근데 문제는 풀을 전혀 안 뽑는다는…
산녀가 가끔 가서 우리쪽엔 낫질을 하고 오는데 자기네 뭐 심어둔 곳엔 심기만 하고 풀관리는 전혀 안 한다. 그러면서 물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주는… 물 준다고 공치사 억수로 한다.
그럼 풀밖에 더 자라냐고오…
환장할 노릇이라 아무리 그러지 말라고 말을 해도 귀가 둘인데도 절대 안 들리는갑다.
오늘은 어째 그집아저씨 흉보는 날이 되어버렸는데… 뭐 어쨌든!
아침나절 뜯어온 나물들로 내맘대로 샤브샤브 해묵었다.
냄비에 육수 끓여 된장 한 숟갈 넣고 나물 종류별로 다 처넣어 펄펄 끓여 건져묵었다.
정구지 들깻잎순 근대잎 열무잎 얼가리배추 등등~
이게 국일까 찌개일까 족보에 없는 내맘대로 요리다.
냉동모듬해물이 좀 있길래 탈탈 털어넣고~
밥 한 공기 퍼서 건더기만 죽죽 건져먹었다.
밥상차리기 안 해도 되고 설거지도 간편하다. 삼시세끼 아무 풀떼기나 뜯어와서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냉장고털이하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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