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엄니 말씀하시길 누가 참깨 먹는법 만들었노?!
삼복더위 이 염천에 기름기가 있어 미끌미끙거리는 참깨 대궁 베고 묶어세워 말리고 털고 까불고 씻어 건져서 방앗간 가져가야 참기름이 나오는…
한여름 삼복더위에 참깨 찔 적마다 푸념을 하셨더랬다.
오늘 퍼질러앉아 고구마줄기를 벗기면서 누가 이거 먹는 법을 생각해내서 이 생고생을 하게 만들었노?!
질기면 안 먹으면 되지 말이야~
아이가 같이 벗기다가 우리 고구마줄기 먹지 말자! 그러더라!!!
한국인이 못 먹는 풀은 없다는 우스개가 있단다.
서양인들이 독초라고 기겁을 하는 고사리도 팍팍 우려내서 먹는 한국사람 위대하다!
한국인이 안 먹는 풀은 맛 없거나 진짜 위험한 독초라나…
어제 고구마줄기를 한 차 걷어와서 줄기 똑똑 뜯어 다섯 바구니 만들었다.
네 바구니는 나무꾼네 일터로 실어보내고 한 바구니는 내먹자고 남겨뒀다.
이거 껍디 벗기는 일이 참으로 징한 일이므로 한 바구니도 많은겨!
나무꾼네 일터엔 어르신들이 항시 많으므로 오늘 오전에 모여앉아 싹 껍디 벗겨서 반찬 해드셨다 한다.
산녀는 오전내내 한 바구니갖고 씨름했는디…
겨우 저거 나왔다.
물에 데쳐건져 양념에 버무려놓으니 반찬통 두 개 겨우 나오더라!
밑에 반찬통에 조금 있는 이유는 점심 저녁에 맛있다고 먹어치워서리… 조거 남았다. 왜그리 헤픈겨?!?! 살짝 데쳐서 아삭아삭 식감이 끝내준다.
작년 김장김치 양념을 조금 남겨 냉동에 소분해 넣어뒀다가 한 봉지씩 꺼내 쓴다. 숙성이 되어 훨 맛이 좋다.
일일이 뭐 무칠 적에 양념 따로 만들일이
없어 아주 간편하다.
요즘 고정반찬이다. 고라니께서 요즘 근대를 덜 잡수시러 오셔서리 오랫만에 근대된장국을 맛 볼 수 있었다. 여기다 오늘부터 고구마줄기반찬이랑 배추겉절이가 추가되었다.
올봄에 배추 씨앗 여물은거 털어뒀다가 뿌려봤는데 잘 났다. 군데군데 솎아갖고 왔다.
찬거리 뜯는 김에 고추랑 대파랑 정구지도 몇줌 베어담고
깻잎도 몇 장 따고~
깻잎은 양념장 한숟갈씩 끼얹어 그냥 생저리로 먹고
얼가리배추 솎은 건 겉절이 후딱 버무려놓고
역쉬 여름 밥상은 금방 뜯어온 나물이 최고다.
김장밭을 다 만들어두니 세상 좋다~
근심거리가 사라진 느낌…
이제 심기만 하니까 너무 좋구만!
다음주 비소식이 있다하니 타이밍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