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온이 달라졌다.
창을 열어도 더운 공기가 아닌 조금은 선선한 기운이 들어온다.
식전일을 마치고 숨이 턱에 차올라 샘가 찬물을 들이키고 들이붓던 일상이 없어지고 이젠 대충 씻고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이 전부다.
오늘 7월 보름 백중이다.
백중에 뭘 하던가?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이젠 옛것들로 치부되고 의미는 사라지고 이어짐이 없다.
원래 그러한거다. 새삼스러울 것이 아니다.
풀벌레 소리에 잠들고 깨어난다.
아침이슬이 내렸다.
바짓가랑이 추켜올리고 걸어야한다.
막바지 풀베기가 남았다. 이제 자람이 멈추고 씨앗을 열심히 맺고 있다.
김장무배추밭을 만들어놓고 파종과 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낮 온도가 33도 이상을 매일 찍어대니 뭘 해볼 수가 없다. 쪽파나 두 골 묻어두었다.
아무래도 처서 지나고 낮 기온이 27도 이하로 내려가야 배추 모종이 가능하지 싶다.
비도 좀 온다니 괜찮네…
매일 아침 물 주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작년엔 일주일에 한번씩 비가 퍼부어줘서 물 줄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올해는 비가 참 아껴온다.
참깨 쪄낼 무렵에 소나기 등등 심심하면 비가 퍼부어 잘 말라가던 참깨대궁이 다 썩어나가고 비닐로 덮고 난리를 쳤었는데 올해는 그냥 말랐다.
범부채 덜 여문 씨앗대궁이다.
누가 이렇게 잘라서 말리더라고… 해놓으니 오며가며 볼만하구만~
범부채 씨앗은 워낙 많이 맺히고 발아율이 좋아서 씨앗을 그리 많이 안 따놔도 된다.
둘둘 묶어서 연장 두는 앵글에 걸어두었다.
저어기 영천인가 사시는 발마님이 한줌 보내주신 씨앗이 온데사방 다 퍼지고 퍼져 산다.
부채같이 넙데데하게 퍼져 자라는건 봐줄만한데 참말이지 그 꽃이 너무 앙증맞게 작고 귀여워서 볼 때마다 기맥혀 웃는다. 덩치값 참 못한다 할까…
봄에 한 국화 삽목둥이들을 화분에 옮겨심어 문앞에 날나리 두었다. 이제 가을꽃 감상 차례다.
봄에 한 아이들이 확실히 자람새가 더 좋다.
아래 여름에 한 아이들은 내년에나 꽃을 보겠는걸~
옥잠화는 확실히 음지식물이다.
문앞 봉당가에 자라고 있던 옥잠화가 해마다 잎이 타들어가길래 마당 한켠 나무 밑으로 옮겨심었더니 저리 잘 자란다! 햇볕이 잠깐씩밖에 안 들어오는 곳인데…
한 무더기가 일곱무더기로 번졌다. 그늘지는 곳 풀만 나는 어전스러운 곳에 심어두면 최고다! 비비추는 양지도 음지도 매양 같은 꼬라지인걸보니 토양 문제인듯하고…
맥문동이 꽃피고 있다. 그늘지는 곳엔 최고의 아이다!!! 겨울에도 녹색잎이 있고 꽃도 오래가고 잘 번진다.
세번째 고추따기~ 꼴랑 세 바구니…
그래도 병이 안 와서 천만다행이다. 우리 먹고 나눌 고춧가루는 나오지싶다.
내년엔 고춧가루 장만에 동동거리고 싶지 않아서 딱 200포기만 심으려고…
이정도면 우리 넉넉하게 먹고 두 집 정도는 더 나눌 수 있지싶다. 나머지 집들에는 이미 올해봄에 선포했다. 알아서들 구하라고!!!
김장무배추도 농사 잘 되면 나눠주고 아니면 말고…
이젠 농사량을 팍 줄이니 내 먹고 살 궁리부터 한다. 그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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