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하루종일 낫질~

산골통신 2024. 8. 9. 20:28

하루종일은 아니고 아침 저녁 두 번 낫질했다.
요즘은 호미가 아니고 주로 낫을 들고 설친다.
이럴때 산녀 앞에서 얼쩡거리면 휘두르는 낫에 다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심기 거슬리면 안된다 ㅎㅎ

식전 뭔일을 할까 미리 정하지 않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딱히 뭐를 해야겠다라고 계획을 잡을 수도 없게 여기저기 일거리가 흐드러져있으므로 그날 그때 땡기는대로 당첨이다.

오늘 식전일 당첨은 닭집 옆 뒤 풀베기다.
벌써 올해들어 네번째 풀베기다!!!
아마 겨울 오기 전 한번 더 해야하지 싶다…

주로 쳐들어온 풀은 환삼덩굴이다. 그리고 칡…
그리고 등나무덩굴하고 대나무다…
환삼덩굴하고 칡덩굴은 자연스레 쳐들어온 거니 그려려니 하지만
등나무하고 대나무는 용서가 안된다!
도시장정 중 한 종자가 갖다 심은거다!!!
도시인들은 참 식물들을 쉽게 보는데 갸들 어마무시한 애들이다!!!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얘들을 없애질 못했다…
해마다 베어내면서 욕 무쟈게 퍼붓는다~
오래사실겨~ 암만!!!

낫 하나 득득 갈아서 들고 올라갔다.
자아 아무 생각없이 하자!
하다보면 지까이꺼~ 끝이 있겠지.

6시에 시작했는데 아침 햇살 아래 안개가 산으로 흩어지더라…

하다가 뒤를 돌아 살펴본다. 얼만치 했나…
앞이 안 보이는 정글을 헤쳐나가면서  뒤돌아보기는 다시금 앞으로 나갈 용기를 준다.

닭집 안 닭들이 이제 세상 구경 좀 하겠군… 한동안 문만 빠꼼 뚫려있고 양쪽이 풀들에 막혀 있어서 답답했을겨…
그래도 그늘지라고 냅두긴 했지…


그래도 이른 아침이라 안개도 자욱하고 기온도 의외로 낮다. 덥기는 더워도 이정도는 견딜만하다.
닭집 한 바퀴 돌았다. 이제 닭들이 햇살 좀 쬐겠구만~ 완전히 뒤덮혀서 정글 같았는데…


최소한 길만 뚫었다.
나머지는 하래도 못한다…

낫질하다 발견한 야생 맥문동 한 무더기 캐왔다. 얘들은 참 잘 번진다. 키가 작고 꽃이 보랏빛이 아니라 살짝 하얀색이지만 풀 많이 나는 곳 지피식물로는 최고다. 군데군데 키가 크고 보랏빛 꽃이 피는 원예종 맥문동을 곁들여 심으면 보기 좋더라.

에혀 이게 최선이다. 철수~

아기 제비들이 날기 연습하느라 낮에는 집에 없더라~
해거름에 집에 자러 들어왔더라.

아침 일 마치고 대낮엔 꼼짝도 안하고 방콕한 뒤~
해거름에 다시 낫들고 나갔다.
이번엔 엄니 집 마당 풀 잡기!!!
작년 폭우에 무너진 담장가 풀베기…
아직 복구 수리가 안되어 휑한게 보기 싫어 옥수수를 심었었는데 이제 옥수수대도 베어내야 하고 또 풀도 마구 자라서 보기 싫더라구…
그래 또 한바탕 낫질 춤을 췄지 뭐!

첨엔 늘 엄두가 안 났지만 하다보면 다 하게 되어있어!!!
그냥 마구마구 낫을 휘둘러 쳐무졌다!
발로 팍팍 밟아가며 전진 또 전진~
휴우 좀 낫네…
근심거리 해결~

아직 덜 어둡길래 아스파라거스밭 두 고랑 풀 좀 집어내주고~ 오늘 일 끄읕!!!
션한 맥주 캔 하나 땄다!!!

토마토 껍질 벗기기가 이리 힘들줄이야…
기존의 빨강 동글동글한 방울토마토를 심어야겠다.
노랗고 길쭉한 토마토는 껍질 벗기기 난해하다.
해놓으면 먹기는 어찌 그리 헤픈지 원~

저녁엔 입맛도 딱히 없고 또 그리 배도 안 고프고 하야
삶은 달걀이랑 저 위 토마토 마리네이드랑 요거트랑 해서 먹어야겠다.
점심에 너무 맛나게 거하게 국수를 말아먹었더니만 그렇다!!!
오이냉국을 만들어두고 하루 한끼는 션하게 국수 말아먹는다.

내일부터 김장무배추랑 쪽파밭 밭장만 들어간다.
거름더미에서 거름도 파서 실어와야하고
거름깔고 밭갈고 고랑따고 등등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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