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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나갈래~

대낮엔 바깥 출입 엄금이다!오후 4시가 넘어서야 마루 문을 열고 얼굴 빼꼼~열풍이 불어닥친다… 뜨끈뜨끈~ 숨이 턱 막힌다.몇 번을 열었다 닫았다 망설이다가 6시 지나서야 바깥으로 나갔네.땀이 비오듯 흐른다… 별 일을 한 것도 아니건만~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식전에 고추밭 두 번째 줄 매주고 고랑고랑 틈새에 나있는 풀을 뽑아냈다.해거름엔 나무꾼이 예초기로 작살내놓은 정구지밭 풀들을 뽑아내고 잘 삭은 거름 대여섯 바가지 훌홀 뿌려줬다.닭집이 좀 더워보이는듯해서 산짐승들 들여다보지 말라고 막아둔 판자를 치우고 차광막을 좀 걷어내줬다.사방이 뚫려있으니 바람은 잘 통할거야.달구시키들은 추위는 잘 견디는데 더위엔 젬병들이더라~ 털 가진 짐승들이라 그런갑다.얼어죽는 놈은 없는데 더워죽는 놈은 있다구… 블랙베리가 ..

산골통신 2025.07.02

이제 반찬 안해도~

이 세 종류 깻잎장아찌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된장양념 묽게 만들어 처발처발해놓음~된장 한 대접에 간장 조금 매실액 듬뿍 멸치액젓 조금 넣고 마늘 간거 듬뿍 넣었다.누가 그러더라구 밀가루풀을 쑤어서 넣으면 감칠맛이 난다하대… 그래 밀가루 한 국자 풀 쑤어서 넣고 휘휘 섞었지.그 양념에 깻잎 양념 바르듯 한 장 한 장 처발처발해서 통에 담아둠! 하루 지나면 쑤욱 들어갈겨!바르는 방법은 개인들 취향대로 다 다른데 한 장씩 꼭지 잡고 착착 숟가락으로 양념 넣어 발라주면 수월하더라고…그리고나서 두어 번 양념 고루 가게 뒤집어주거나 이리저리 양념 고루 발라줘가며 손질해주면 좋다.방부제역할로 소주를 반컵 넣는다는데 찾아보니 나무꾼이 홀라당 마신지 오래… 못 넣었다.얘는 그냥 일반 간장고춧가루양념장 만들어 처발처발한 ..

산골통신 2025.07.01

대충대강 하기~

산녀 일하는 스타일이 대충대강이다.꼼꼼함이라는 건 약에 쓸래도 없다.후다닥뚝딱 해치워야 신간이 편하다.올봄에 밭 한 켠에 작년 가을 들깨씨알이 오르르 떨어져 싹이 튼 애들을 캐다가 밭 네 고랑에 갖다 심었었다.얘들은 돌깨라고 해서 기름도 적게 나고 깻잎도 연하지 않고 등등 다들 쳐다보지 않는 애들이다. 보통 들깨농사는 6월에 씨를 뿌려 모종을 하는 걸로 기름을 짜고 잎을 먹는다.이를테면 이 돌깨는 야생이다.근데 향은 얘가 더 좋고 식감도 더 좋다.딱 산녀취향이다.오늘 대거 뜯어왔다. 제일 큰 바구니 하나 그득~ 잎은 왜그리 큰지 산녀 얼굴만하더라~훌훌 씻어 건져서 물기 싹 빼고 찬찬히 간추려서 김치통에 차곡차곡 쟁여넣고진간장 집간장 멸치액젓 매실액을 대중없이 간만 맞게 섞어 들이부었다. 계량하고 어쩌고 ..

산골통신 2025.06.30

우짜니~

비 그치고 난 뒤 땡볕이 작렬했다.풀들의 기세는 의기양양 더할나위없이 거셌고 폭염이 오기 전 풀들의 기세를 꺽어야 했다.나무꾼이 작심을 하고 새벽 6시에 나서서 예초기를 휘둘렀다. 나무꾼이 6시에 기상을 한다는 것은 일년에 몇번 없는 일이다.건강이 안 좋은 것도 있지만 아침형 인간이 절대 아니다.그런 나무꾼이 작심을 한 이면엔 산녀의 잔소리가 한몫했지싶다.산골사람들은 새벽으로 일하고 낮에는 절대 집밖을 안 나온다. 누가 이 땡볕 염천에 들에서 일하냐?! 열사병 일사병 걸려서 죽을 일 있냐?! 해마다 노친네들 논두렁 밭두렁에서 쓰러져 돌아가시는 기사 나는거 모르냐?! 오늘 예초기를 울러매고 나서서 집 둘레부터 시작해서 밭둑가를 빙둘러 싹 쳤다.시원하게 쳤다.그동안에 산녀는 달구시키들 밥이랑 물이랑 챙겨주고..

산골통신 2025.06.30

일을 했으나 한 것 같지 않은~

분명 식전 두어 시간 낫과 톱을 휘둘렀다!꺽고 베고 자른 나뭇가지며 풀대궁들이 두 무더기 그득 언덕이 만들어졌다.돌아서서 어디 어떤가 둘러보니 한 흔적이 없네…참 희한타… 나 지금껏 뭐한거지?!뭐 그래도 한건 한거야!!! 뭐라하지마!!!꽃밭에 쳐들어온 열댓그루 두릅나무를 사정없이 베어버렸다. 두릅 잎이 커서 다 가려지니 다른 애들이 기를 못 피더라구… 두릅이야 따로 밭이 있으니 아쉬울거 없고 야생 산두릅도 지천이라…동미산 길가 솔잎이 떨어져 수북수북 부엽토가 된 곳이 있다.해마다 그해 떨어진 솔갈비만 불쏘시개로 구루마로 긁어왔었는데 올해는 그 두텁게 쌓인 부엽토가 탐이 나더라!!!블루베리한테 덮어줘도 좋겠고수국꽃 파란색 청보라색 만드는데 쓰인다니 다더욱 탐이 났다.아침밥 묵고 구루마에 네모난 오삽 하나 ..

산골통신 2025.06.27

두 손을 들여다보면서…

무심코 두 손을 들어 딜다봤다.좀 미안한 맴도 있고해서리…노상 열 손구락 써서 풀들을 사정없이 쥐어뜯고 뽑아대니 손이 성할리가 있나.역시나 손톱끝이 새카맣다. 설거지나 걸레라도 빨면 다시금 깔끔해지겠지마는~방금도 지나가다 눈에 띈 꽃무더기 옆 잡초들을 한바탕 뽑아댄 참이었거등…봄까치풀꽃은 이른 봄에는 참 반갑고 귀한 풀꽃이지만 여름엔 그저 잡초다.씨앗들이 빼곡히 터서 자라고 있더라고…하필이면 애지중지 죽을까 싶어 신경쓰고 있던 섬백리향을 둘러싸고서리~작년에 섬백리향을 심어 꽃을 자알보고난뒤 올해 봄을 기대했는데 우예된 일인지 싹 사라져버린 꼴을 겪은지라~ 최근에 싹이 튼건지 겨우 두어 송이 한 켠에 살아있는 애들을 살펴주고 있었거등!!!역시나 흔하면 대접을 못 받는다!식전에 일오재 옆댕이 꽃밭 풀들을 뽑..

산골통신 2025.06.26

장마철엔 풀을 베자!

닭집 가는 길이 풀에 뒤덮였다.풀 베어준 지가 얼마 안되지 싶은데 하루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오늘은 도저히 못 봐주겠어서 비 그치고 살짝 해가 나오길래 겨나왔다.며칠째 삐져서 툴툴거리는 봉덕이 산책도 한바퀴 시켜주고~ 늘 가는 코스로 가면 한 5키로 된다. 봉덕이도 열심히 지난번 해둔 영역표시를 일일이 확인하고 낯선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거기에 자신의 표식을 덧남긴다!하다하다 오줌이 안 나오면 쥐어짜서라도 한방울이라도 남기더라!!!이리저리 밭에 별일없나 살펴봐주고 돌아오는 길에 고구마골이랑 옥수수골 토란골 드문드문 사이사이 난 풀 좀 걷어내주고 가장자리 풀 좀 쳐줬다. 어차피 밭둑은 예초기가 들어가야한다. 닭집 주변에 풀들이 무성하야 낫이 잘드니 한바탕 휘둘러 풀 서너 아름 안아다 달구시키들 갖고..

산골통신 2025.06.25

비 오기 전에 후딱~

비오기 전에 밭일을 마쳐야 한다!그래야 비오는 내내 맘 편하게 푹 쉴 수 있다고요!!!날이 흐려서 일하긴 좋더라. 오늘 심을 건 들깨모종 100포기 오이모종 10포기 풋고추용 고추모종 10포기 그리고 대파모종 200포기~심을 자리는 어제 다 만들어놨다. 한 며칠 풀을 뽑고 쳐내느라고 밭마다 돌아댕겼더니 풀산이 만들어졌더라.이 풀산을 운반차에 실어내야 하는데 일단 냅뒀다.덕분에 텃밭이 잠시 깔끔해지긴 했지만 한 며칠 있으면 다시 저만치 풀산이 또 만들어질거다.대파모종하고 있다. 좀 촘촘히 심었는데 중간중간 솎아먹을거라 괜찮다.상추랑 콜라비랑 쑥갓도 곧 정리해야하고 여기저기 한물 간 애들이 많다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익어간다. 곁순제거해주고 말목에 붙들어매는게 일거리다. 한 며칠 안 딜다보면 금새 곁순이 쑥쑥..

산골통신 2025.06.24

어느새 제비는~

언제 이렇게 자랐나!!!다른 집에서 먼저 태어나 자란 제비 새끼들이 날기 연습하는지 놀러왔다 가는 것이 눈에 자주 띈다.그러면 우리집 제비새끼들도 발을 동동거리며 집 가생이에 앉아 들썩거리더라.네 마리!!!갓 까나와서 떨어져 죽은 세 마리 포함 총 7마리를 깠나보다. 왜 둥지 밑으로 떨어져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엄마아빠 제비가 부지런히 먹을걸 잡아다 나른다. 들냥이들이나 봉덕이가 가까이 있으면 나름 소리를 질러 위협도 하고 낮게 쌔액 날면서 한대 칠 기세로 덤비기도 하더라.자귀나무 향이 좋다하길래 한번 맡아봤다. 무슨 화장품 냄새?! 샴푸향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고… 하여튼 향이 있긴 하더라.왜 여태 몰랐지?!해거름에 대파모종 120포기 심었다.내일 200포기 마저 심으면 된다. 비오기 전에 심으려..

산골통신 2025.06.23

풀은 참 잘 자란다.

이삼일 간격으로 비가 와주니 더없이 좋은 건 풀들인듯…밭고랑마다 풀들이 뒤덮기 전에 호미로 긁고 열 손가락으로 쥐어뜯고 뽑고 그러다 안 되면 낫으로 댕강댕강!배춧골 오이골엔 그냥 손으로 뽑아도 될 정도…고춧골엔 호미로도 안 되고 열 손가락도 안 되고 그예 낫을 휘둘렀다!확실히 일은 연장이 한다!줄창 낫을 숫돌에 갈아서 쓰다가 집어던지고 새로 낫을 두 개 샀다. 너무 좋다!한 칼에 휙휙 쓰러진다.오늘 고춧골 가생이 풀들을 션하게 베어 눕혔다.제초매트를 덮기엔 야생 구기자랑 찔레 등등 잡목이 많아서 냅뒀더니 무성무성 정글이 되어 쳐들어오더라.낫을 사정없이 휘두르며 전진 또 전진…한번에 알뜰히 베어넘길 필요는 없다. 금새 또 자라올라올거니까! 대충대강 배어눕히면 잠시는 말끔하다.아마 이 낫질을 앞으로 세 번은..

산골통신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