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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 하루종일 비

유월 장마는 꿔다가도 한다.라고 생전 엄니 이맘때면 말씀하셨더랬다.그래서 지난번 그 짧은 장마가 끝이라고 할 때 고개를 갸우뚱~ 했었지…창 앞에 앉아 하염없이 비 내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일명 비멍이다. 바람도 제법 분다.키다리삼잎국화가 참나리꽃 위로 쓰러져서 둘이 뒤엉켜 피고지고 한다.미숙냥이가 요즘 마루 문 앞 봉당에서 산다. 처마밑이고 보온재를 깔아놔서 뽀송뽀송하고 따시거든…냥이들은 용케 그런 자리를 잘 찾아내고 알아본다.치즈냥이 세 마리가 마당 붙박이로 사는데 이젠 산녀를 경계도 안 하고 피하지도 않고 사정거리 안에서 그저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비어있는 개집 세 군데는 들어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습한 모양이지?!대파밭 고추밭 열무밭에서 뽑아낸 잡풀 한 바구니를 닭집에 던져줬다.잘 갖고논다.이따 가..

산골통신 2025.07.17

게글뱅이 낮잠자기 딱 좋은 날~

생전 엄니 이런날 하시던 말씀…”게글뱅이 낮잠자기 좋고부지런한 사람 일 쳐내기 좋은 날이다!“날이 잔뜩 흐리고 선선해서 아무리 일을 해도 땀이 안 날듯한 그런 날씨…오늘은 일오재 앞 풀을 뽑아냈고 공조팝나무 두 그루 풀 속에서 겨우 살아붙은걸 풀 쳐내주고 말목 박아 묶어주고 나무꾼 예초기에 날라갈까봐서리…다른 꽃나무들도 풀 속에서 구출해냈다. 산녀도 참… 하여간 뭐든 생기는대로 갖다 심어놨으니 식구가 나날이 불어났다. 앞쪽하고 옆에는 이젠 꽉 차서 더는 심을 데가 없더라…해서 연화분을 저짝 한갓진 데로 옮기기로~비가 몇번 온 뒤로 흙이 물러져서 쑥쑥 잘 뽑히더라. 해서 가지고 간 낫은 치우고 그냥 양손으로 쥐어뽑았다.수레국화 시든 대궁들을 죄 걷어다가 돌축대 밑에 주욱 던져놨다. 씨알이 떨어져 자연발아되..

산골통신 2025.07.15

호랭이 새끼치것으~

울집 마당 꼬라지를 보신 엄니의 잔소리…“호랭이 새끼 치것다!!! 당장 시멘트 공구리 안 혀?“도무지 공구리는 할 생각이 없는 이 산녀의 고집불통으로 여지껏 마당은 저 꼬라지다.나무꾼은 이번주도 올 수 없는 모냥이라 더는 보기 힘들어서 할 수 있는 만치라도 마당 풀을 깎기로 했다.힘이 들어 글치 못 하는 건 아녀라~이 잔디깍기 기계가 수동이라 쪼까 힘이 든다.남정네 힘이라면 별 문제 없겠으나 이 연약한 산녀의 힘으로는 거시기가 거시기하다…그래도 잘 깎인다구~ 한번에 쓰윽 깎이진 않지만 몇번 왔다갔다하면 말끔해지던걸~키가 큰 잔디나 큰 풀들은 미끄러운지 잘 안 되고 자잘한 잡풀들은 잘 깎이더라.요 조막만한 마당 풀도 어쩌지 못해서 이 난리냐 그래…확씨 시멘트 발라버려?!그럭저럭 대충대강 깎고나니 봉덕이가 ..

산골통신 2025.07.14

비 설겆이~

오늘 저녁부터 비가 온단다.아침나절 하늘을 보면 저 하늘에 비?! 얼토당토않다 생각들지만 하늘 하는 일을 어찌 알랴…오후 두시 무렵부터 날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네시 무렵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여섯시 무렵 후두두… 그러다 말다 오다 말다…참 오기 싫은갑다! 얼마나 오려고 이리 재냐~토마토는 비를 맞으면 맛이 없다.해가 쨍쨍해야 맛나다.서둘러 바구니 들고가서 익은놈들을 죄다 따담았다. 큰 토마토랑 방울토마토~멀찍히 삼색이가 쳐다본다.배는 고픈데 오늘 사냥은 안 되었고… 저 털없는 큰 고양이는 밥 줄 생각은 없는듯하고… 그저 하냥 쳐다보는구나…방울토마토 두 봉지~ 담아서 냉장고에큰 토마토 세 봉지 담아서 냉동고에 넣었다.다 먹어내질 못하니 내년엔 반으로 줄일까 싶다. 큰 토마토는 냉동해두면 ..

산골통신 2025.07.13

팔자좋은 아이들~

매일매일 땡볕이라도 그늘은 시원하니까 다들 그늘에 숨어 논다.요놈~무작정 마당에 쳐들어와서 안 나가는 똘망이 손주 세 마리 중 한 마리인데저기는 또 왜 들어가있는겨?!요놈도 아예 마당에 눌러산다.미숙냥이는 점점 몸이 통통해져가는데의심과 근심이 늘어간다.저게 임신을 한 건지… 당췌 붙잡히지가 않아서 살펴볼 수가 없다.순하고 얌전해서 사람손에서 안 떠나던 아이가 이젠 사정거리 안에 절대 안들어온다.지난 5월부터 암내를 풍기며 발정난 숫컷들과 노는 걸 봤기에 저몸에 임신을 하면 어쩌나 싶어 잡아갖고 중성화를 시키고 싶지만 설마 설마 저 작은 몸에… 싶고 또 몸무게 3키로가 넘어야 수술해준다는 바람에…저놈 몸무게가 2.3키로밖에 안 된다.그리고 임신하고 두달만에 새끼낳는 고양이들인데 저놈은 두달 지나도 멀쩡해서..

산골통신 2025.07.11

더위에 익숙해지다.

마을 어르신들이 이 더위에도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 그리 생각되었었다.어르신 중 한 분은 여든 넷인가 그런데 참 날씨를 가리지 않고 들에 나가 일을 하신다.늘 보면 성치 않은 다리로 절뚝거리며 이 밭 저 밭 이 논 저 논을 다니시며 일을 찾아하신다.아내되시는 분은 건강이 안 좋아서 집에 간병인하고 같이 계시고 이 어르신만 농사일을 하신다.이 어르신 논이고 밭은 빈 자리가 없다. 논둑엔 콩이 자라고 밭둑엔 들깨가 자란다.이 분 땅엔 풀이 자랄 틈새가 없다.예전에 이 어르신 아들 하나가 귀농하겠다고 내려와 소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기존 축사를 크게 보강하고 소를 들여놓더니 사료값 아낀다고 매일매일 저 아래 냇가 둑 풀들을 낫으로 베어다 경운기로 그득그득 실어날라 먹이셨더랬다.그때도 다들 혀..

산골통신 2025.07.10

바깥은 위험해!!!

문을 열었다 닫았다 나갈 타이밍을 잡으려해보지만 매번 도리도리 문을 닫고 숨어버린다.바깥은 위험해!!!마당에 있는 봉덕이가 걱정이 되어 가끔 문을 열어 살펴보는데 아침해가 올라와 뜨거워지기 전까지는 풀밭에 드러누워 차가운 땅기운을 즐기는가 보더라.그뒤 햇살이 뜨거워지면 그늘로 그늘로 슬금슬금 물러서서 숨어버린다.그랴 니도 나도 이 여름 어쩌든지 잘 견뎌보자!작은아이가 털갈이하느라 볼품없어진 봉덕이를 매일같이 빗질을 해줘서 조금 깔끔해졌더라.저 털복숭이를 보자면 나까지 더워져서 낮에는 엥간하면 안 쳐다보려한다. ㅎ마당 자귀나무 아래 씨앗이 떨어져 자연발아한 아기 자귀나무다. 나무꾼 예초기 칼날에 날라가면 안되니 가끔 마당을 한바퀴 둘러보면 가끔 저리 싹이 터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더라.하나하나 캐모아서 지금..

산골통신 2025.07.09

여름아 여름아~

이 산골짝에 에어컨이 웬말이냐!선풍기 하나 있으면 그저 만사 시원했는데…몇년 전 은근슬쩍 들어와 이젠 안 나가고 버티고 있네.마당 샘가 둘레에 채송화를 심었다.이 화분 저 화분에 곁방살이로 싹이 터서 자라는 애들을 죄다 뽑아 모아서~근데 왜 전부 노랑이고 빨강은 어쩌다 하나인겨~분홍은 아예 없고! 어디로 갔을까?!샘가 주변을 이쁘게 마감하고 싶었으나 재주가 없고 또 굳이 필요성을 못 느껴서 저리 붉은 벽돌 몇개로 둘러쳐뒀다.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뭐…산수국 목수국 노지수국노랑소국 자주소국선택과 집중이다. 작년엔 이것저것 눈에 띄는대로 왕창 삽목했었는데 올해는 쟈들만 집중적으로 삽목해놨다.산수국하고 노지수국은 크면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풀을 이겨가며 사니까 많이 줄줄이 무리지어 심으려고 많이 해놨다.목..

산골통신 2025.07.08

뜨겁다!

이건더운 정도가 진즉에 넘어섰다.훅훅 끼쳐오는 저 어마무시한 열기 어쩔겨~이 열기 속에 방울토마토는 익어가고~한 바구니 그득 따서 우리 먹을거 남기고 나무꾼 일터로 보냈다. 방울이는 그냥저냥 먹기 좋으니까!고추밭 가생이 고랑 풀만 나는 곳에 열무씨 훌훌 뿌려뒀었는데 잘 자랐더라. 고추밭 거름이 워낙 좋아 그런가~일일이 다듬어 씻어 소금쳐놓았다.뭐하느라 홀라당 까묵어 너무 절여진거 아녀 하면서 서둘러 씻어건져 물 빼고 양념 버무려놓았네. 김칫국물 자작하게 해놔야 한다.양념은 작년 김장김치 양념 남은거 냉동고에서 한봉지 꺼내 해동시킨 걸로 해결~매번 김치양념 안 만들어도 된다.큰거 하나 작은거 하나 두 통 나왔다.이거 맛을 보고 또 나무꾼이 한통 가져가는거 아닌가 몰러~지난번 열무물김치는 산녀보고 또 담아먹..

산골통신 2025.07.07

이쁘다.

벨가못이라는 이름의 이 낯선 꽃은 한창 피는 중이다. 인근 벌들이 죄다 몰려왔다.키만 좀 적당했으면 참 좋으련만…어릴때 한번 전지를 해줄까?어제 집 안팍 국화들 전지를 해줬다.봄에 삽목가지 얻으려고 한번 전지했고 이번이 두번째다.과감히 잘라냈다. 이러면 가을 꽃이 필때 쓰러지지 않고 소복소복 잘 피겠지.삽목을 한번 더 할 아이들만 남겨뒀다.이른 아침부터 풀을 뽑았다.주로 바랭이 쇠별꽃 환삼덩굴 개비름 강아지풀 등등이다.장갑을 끼고는 일을 못하는 성정머리라 맨손으로 죽죽 뽑아제낀다. 이젠 손도 적당히 단련이 되어서 생채기는 안 난다.마을 맨 끝집 갑장총각이 이른 새벽 들에 갔다 들어오면서 요구르트 하나를 휙 던져주고 간다.쟈는 마실게 늘 쟁여져 있는가벼~금동할매 할배 산소를 돌보면서 이 산골에 눌러 살기로..

산골통신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