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943

배추 우거지 걸자구~

따스한 비닐하우스 안에 들앉아 무더기로 쌓여져 있는 배추잎사귀 더미를 헤쳐가며 쓸만한 우거지거리를 골라냈다.배추를 뽑아 절일때 바로 했으면 좋은데 그럴 짬도 없고 일손도 자래가지 않았다.이런 일은 시간이 넉넉해야 하거든~일일이 하나하나 집어내야하니께!1차 골라낸 배춧잎~수레로 세 번 다듬어냈다. 이제 남은 잎들은 닭집 식구들 겨우내 간식거리가 될거다.무청 시레기야 뭐 척척 걸어놓으면 되는데 배추 우거지는 어케 걸 수도 없고 참 난감햐~그냥 짚새기나 노끈으로 이리저리 엮어서 매달기도 해봤는데 여엉 나중에 풀라치면 바스라지고 만지기가 그렇더라구…그래서 올해는 어째야 하나 고민하다가 문득 검색을 해봤지!!!백문이불여일견이 아니고 불여일타! 잎사귀 밑부분 10여센치를 남기고 밑으로 주욱 칼로 그어 잘라내어 옷걸..

산골통신 2024.12.03

겨울 고추?

비닐하우스 안 고추들이 아직도 성성하다.성성하다못해 꽃까지 피우고 있다.올봄 고추모종을 잘못 사온 나무꾼덕에 이리 푸르른 풋고추며 홍고추를 원없이?! 따먹고 있다. 오일장에서 새로나온 품종이라고 좋다고 선전하길래 사왔단다.덕분에 고춧가루용 고추가 아쉬워지긴 했지.이 고추는 당췌 마르질 않더라고… 건조기에서 60도로 사나흘을 말려도 안 마르는 괴력을 발휘한 고추다.비닐하우스에 그냥 냅뒀다. 내년부터 비닐하우스 밭을 휴경시키기로 했기 때문에 굳이 뽑아낼 필요성을 못 느껴서리… 또 노지 고춧대를 뽑아낸 뒤 풋고추가 아쉽기도 했고 이차저차~그랬더니 이 한겨울에도 저리 생생하게 살아있다못해 꽃까지 피우며 존재감 뿜뿜~ 대단하다.진작에 월동시킬 화분들과 삽목둥이들을 비닐하우스 안으로 이사시켜놓았다. 이제 국화화분들..

산골통신 2024.12.03

드뎌 만세!!!

드디어 끝이 났다.한차 그득 실어 출발시켰다. 해마다 나무꾼 일터로 가는 김장배추랑 기타등등 재료들이다.좀 쉬려고 했더니 봉덕이 녀석~ 아주 벼르고 있더라.할 수 없이 한며칠 김장일이 바빠 봉덕이를 쳐다봐주지 않은 탓에 주둥이가 한치나 더 나온 봉덕이를 데리고 뒷골을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 어젯밤 절여둔 배추 40여 포기를 오늘 아침에 씻어 건져놨다.좀 짭짤하게 절여진 거 같아서 좀 걱정이긴 한데 양념을 좀 심심하게 하면 얼추 맞지 싶다.밭에서 나온 무우 쪽파 적갓 얼가리배추 총각무를 담고햅쌀 나락이 들어와서 한 푸대 찧고해서트렁크에 그득 실었다.우리 김장김치가 맛있다고 해서 한통 담고양념 묻히기 좋게 사등분해서 잘라 담았다.뒤 트렁크에 다 못 들어가 뒷좌석에 실었네~내일 나무꾼 일터에 사람들이 모여 ..

산골통신 2024.12.02

따뜻한 겨울?!

작년 이맘때 마당 수도가 얼었더랬다.그래서 나무꾼 일터로 보낼 김장배추를 실내에서 절여야 했었다.허나 올해는 낮에는 땀이 날 정도로 덥기까지 하네?! 이 무슨 일?!배추밭을 정리하면서 이상하게 속이 안 차고 멋대로 자란 배추를 하나 뽑아 닭들에게 갖고 놀라고 던져줬다.다음날 아침에 보니 뿌리만 남고 싹 뜯어먹었더만~암탉 8마리에 장닭이 세마리… 조만간 서열싸움 시작하기 전에 장닭 두 마리를 잡아야 한다.이놈들이 다 자랐는데 아직 초란을 안 낳고 있다. 겨울이라 그런가 싶다.아기냥이 두 마리가 엄마가 어데 갔는지 둘이 딱붙어있다. 개집을 아주 지들집으로 여기는듯… 그 옆 개집엔 똘망이를 닮은 증손주냥이가 한마리 들앉아있고~ 다른 냥이들은 놀러나갔는지 안 보인다.마당 구석이라 걸리적거리지 않으니까 냅둔다.나..

산골통신 2024.12.01

이 골짝에 운동 거시기가~

이 산골짝에 노친네들 운동하라고 운동기구를 갖춰놓았다.구마을회관이 허술하고 아궁이 불때는 오두막이라 나라에서 이따만하게 지어주고는 그 어느해인가 회관 마당에 운동기구 세가지를 갖다 설치해줬다.산녀 기억 속에 그거 하는 사람 본 적이…어쩌다 일년에 한두 사람 하는 시늉하다가 그냥 가버리는~또 그 앞에 팔각정 정자 근사하게 하나 지어주었다.거기서 앉아 쉬는 사람 본 적이 그러니까 있었던가?!내 기억에 일년에 한두 번?! 그것도 일부러…오늘 작심하고 그 운동기구를 써보겠노라고 나섰다.봉덕이가 따라붙는걸 몰라라하고~저 건너 응달말에서 쳐다보는 이가 있는데 에라 쳐다보거나 말거나~ 꿋꿋이 운동기구 셋을 돌아가며 한번씩 해치웠다.그러고는 정자에 턱 걸터앉아 쉬어보는데…다 좋구마는 에구 춥다~날 좋은 날엔 농사일해야..

산골통신 2024.11.29

우와우~ 눈이다~

아으아으~ 지난 월욜 기를 쓰고 밭에 남은 배추들을 모조리 뽑아 비닐하우스로 옮겨 척척 무져놓기를 잘했지!!!안그랬어봐~ 담날 새벽부터 퍼붓는 비에 영하날씨에 그담날은 눈에 바람에~ 아주아주 난리난리개난리가 나더라구!!!배추가 뭐 얼어죽진 않겠지만 상태는 안 좋아진다하더라구~ 그럼 산녀 속이 편하겠냐구우… 힘은 들었어도 잘한게지! 암~일 빡시게 한 다음 강제휴식인거야!비야 오너라~ 바람아 불어라~ 눈아 퍼부어라~난 걱정없당!!!속 편하게 들앉아 놀았다…어제 내린 눈에 온세상이 산수화 동양화 한 폭으로 변했더라구.토종노랑국화가 눈에 덮였다. 맥문동 위에 추욱 쓰러져있네.저노무 전봇대~ 저기로 옮겨놓은 종자는 오래살겨…빈밭… 아침 햇살이 올라오자 빠른 속도로 눈이 녹아없어져서 서둘러 찍었다.눈을 모자처럼 쓴..

산골통신 2024.11.28

이제 김장하지 맙세~

이번 김장은 산녀와 나무꾼 둘다 힘 좀 들었다.산녀는 올해들어 체력이 마구 딸리기 시작하야 심신이 좀 피곤한 상태였고나무꾼은 원래 좋은 적이 없었던 사람이고…작년 김장 버무리기는 산녀 혼자 했어야 했잖여…아이들이 같이 해주기로 했었지만 각자 인생에 중대한 상황들이 발생하야 다들 발만 동동… 오지 말라 막았다. 김장포기수를 대폭 줄이기로.. 항상 하다보면 결국엔 70~80포기가 넘기 일쑤였어…그걸 30포기로 팍팍 줄이기로! 근데 산녀가 산수를 못하야 언제 어디서 7포기가 끼어들어 37포기가 되어버렸넹 ㅎㅎ다음 주말엔 춥다카고 눈비온다카고 어쩌고 해싸서리 미리 일주일 당겨서 우리만 김장을 하기로 했다. 도시장정들 배추절여가고 나무꾼 일터로 절임배추 가져가는 건 추워도 장정일손들이 있으니까 덜 힘들잖여. 그걸..

산골통신 2024.11.27

바쁜 봉덕이~

뭔가를 파기에 몰두하면 아무리 가자해도 말 안 들음.거기 두더지 구멍인지 뱀구멍인지 하여튼 지가 멧돼지도 아니고 엄청나게 파놓는다.그리 들이팠어도 한번도 뭔가를 잡은 적은 없었다.오늘 산책은 뒷산 한 바퀴 돈 다음 저 아래 냇가로 가봤다. 농사일이 마무리가 되어 남아도는게 시간인지라 이제부턴 일삼아 산책이다!가다가 만난 보뜰논 볏짚 묶음~산골마을에서 유일하게 기계로 걷지 않고 손으로 걷어 묶는 집 논이다.집 마당 작은 축사에 소 서너 마리를 키우는데 이 볏짚단을 집에서 먼 헛간으로 가져다 쌓아두고 매일 아침 소한테 갖다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변함없이… 석양빛이 내리쬐어 참 따뜻한 느낌~예전엔 논에 크고 작은 짚가리를 쌓아놓고 한잠 재운 다음 필요할때마다 가져갔었는데 이젠 다들 여유 헛간..

산골통신 2024.11.21

이제 적막한 겨울 시작…

딱히 중요 일거리라고는 김장 뿐… 그 나머지 일들은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하고… 다 맴 내키는대로~ 아직 따다 따다 너무 높아 다 못 딴 단감은 이달말 김장하러 올 도시장정이 해결하려는지 갑장친구가 그예 못참고 따주려는지 두고 보자구…까치가 야곰야곰~ 그래서 까치밥이지!들냥이 식구들이 개집 안에 그득 살림을 차렸다.올 겨울엔 텃밭 비닐하우스 안을 철통보수하야 못 들어가게 하니 여기를 점찍고 눌러살려는 모냥이다. 마당 구석 목련나무 밑에 헌 개집이 셋이나 있다. 하나는 봉덕이건데 절대 안 들어가서 빈집이고 나머지 둘은 이웃들이 개를 키우다가 안 키우면서 버려놓은 걸 줏어다 둔 것이다. 들냥이들 바람막이라도 되라고~ 그 세군데 개집에 들냥이들이 그득그득 찼다.저놈들은 왜 항시 지붕 위에 올라가 사는지 원…..

산골통신 2024.11.19

제사

오늘 시어머님 11주기 기일이다. 올해부터 일년에 제사가 두 번으로 줄었다. 모두 제각에서 지내는 시제로 올려보냈다. 설과 추석 명절과 부모 제사만 지낸다. 이또한 내 대에서 마무리하겠노라고 아이들에게 진작부터 이야기해놨다. 내 할 수 있는 때까지만 하고 끝이다. 더는 어떤 제사도 지낼 생각 하지 마라. 니네 엄마 제삿밥 가장 싫어한다. 제사에 올 수 있으면 오고 못온다해서 죄책감같은거 갖지 마라. 쓸데없다! 지금 내가 제사음식을 장만하고 제를 지내는 건 나무꾼을 위한 휠링?!이다. 그리고 내 마음 편하고자 함이다. 습이라는 것이 무섭거든… 산녀는 어려서부터 엄니의 봉제사접빈객 하시는 모습을 숱하게 질리게 징하게 봐왔다. 커서는 그 일을 같이 거들다가 나중엔 혼자 다 감당하기도 했었다. 제삿날은 왜그리 ..

산골통신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