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었다 닫았다 나갈 타이밍을 잡으려해보지만 매번 도리도리 문을 닫고 숨어버린다.
바깥은 위험해!!!
마당에 있는 봉덕이가 걱정이 되어 가끔 문을 열어 살펴보는데
아침해가 올라와 뜨거워지기 전까지는 풀밭에 드러누워 차가운 땅기운을 즐기는가 보더라.
그뒤 햇살이 뜨거워지면 그늘로 그늘로 슬금슬금 물러서서 숨어버린다.


그랴 니도 나도 이 여름 어쩌든지 잘 견뎌보자!
작은아이가 털갈이하느라 볼품없어진 봉덕이를 매일같이 빗질을 해줘서 조금 깔끔해졌더라.
저 털복숭이를 보자면 나까지 더워져서 낮에는 엥간하면 안 쳐다보려한다. ㅎ

마당 자귀나무 아래 씨앗이 떨어져 자연발아한 아기 자귀나무다. 나무꾼 예초기 칼날에 날라가면 안되니 가끔 마당을 한바퀴 둘러보면 가끔 저리 싹이 터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더라.
하나하나 캐모아서 지금 16그루 된다.

아래 비실비실한 아이들은 어제오늘 캐서 심어둔 아이들이다. 오늘밤 지나면 생생해질거다.
얘들이 아마도 4년차 되면 꽃을 피울건데 계속 분갈이해줘가며 키워서 상당에 자귀나무숲을 만들 예정이다.
마당에 앞으로도 계속 싹이 틀 것이니 유심히 살펴서 캐모아야 한다.

키다리 삼잎국화가 피었다. 키가 하도 커서 매번 자빠진다. 꽃 지고나서 다른 곳에 캐옮겨야겠다. 기댈 언덕이 있는 곳에다 심어야겠으… 접시꽃하고 얘는 그래야 할듯…

돌깻잎 마지막으로 따서 이번엔 간장고춧가루양념에 버무려놨다. 앞으로 정식으로 씨를 뿌려 모종한 들깻잎이 나올 예정이니 돌깨들은 임무를 다 했다. 꽃이 피고 씨알을 맺기 전에 뽑아내야 한다. 이른봄에 자연발아해서 자라는 애들이라 들깨알도 자잘하고 기름도 적게나고 맛이 별로다. 다만 일찍부터 잎을 따먹으려고 키우는 거다.

간장깻잎 된장깻잎 양념깻잎 세 종류를 해봤더니 식구들 중 산녀와 나무꾼만 간장깻잎을 선호하고 아이들은 양념깻잎이 더 좋단다.
해서 이번엔 양념깻잎으로 ㅎㅎ
식전에 두어 시간 마당 소국 화분정리와 그 주변 풀 뽑는 일을 했고
해거름 두어 시간 들깨밭고랑과 닭집 올라가는 언덕길 풀을 뽑아냈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댕겨야 한다.
내일은 이른 아침부터 물을 줘야 한다. 어제그제 한바탕 소나기가 퍼부어서 오늘 물 주는 일을 하루 건너뛰었는데 내일 햇볕을 못 버틸거다.
풀들은 참 잘 자란다…
대파 모종한 밭에 빼곡히 돋아나더라…
참 무섭다! 저 생명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