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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레기삶자구~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날이 넘 따뜻해서리... 집구석에서 방콕은 못하겠더라구... 빈 외양간에 널어놓은 무청시레기를 한 구루마 조심조심 걷어왔다. 겨우내 반그늘에서 잘 말랐구만~ 도시장정들이 좀 가져갔다해도 뭐 그대로구만... 하도 시레기타령을 하길래 반정도는 가져갈 줄 알았는데 아주 조금~ 한봉지만 가져간듯~ 하여간 다들 손이 작아!!! 물을 끓여 시레기를 줄기채 거꾸로 처박아 삶기 시작~ 불쏘시개로 콩단찌끄래기 넉넉하고 땔나무 그럭저럭 땔거 있으니 맘놓고 불을 땐다. 두 솥 삶아냈나?! 아이구 더는 못하겠네~ 냉동고에 넣을 데도 없고 저거 우리가 다 못 묵어... 나머지는 도시처자들 오걸랑 삶아가게 냅두고 또 뱅기 태워보낼 것들 남겨둬야지! 그리고 이달 말쯤이나 삼월에 한번 더 삶아서 저장해놔야지! ..

산골통신 2022.02.11

드뎌 청국장을...

콩 심어 타작해서 가마솥에 삶아 청국장 소쿠리에 앉하기까지... 몇달이 걸렸노말이다. 드뎌 청국장 맛을 보겠군~ 기다리는 고객들이 제법 된다 ㅎㅎ 아침부터 햇살이 꽤 따스해서 오늘같은 날엔 일할만 하겠다 싶었지! 일 거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은데 뭐 까이거 혼자 하지뭐~ 지금껏 혼자 했는데... 나무꾼 먼데 출타하고... 씩씩하게 팔 걷어부치고 콩자루 들고 샘가로 갔다. 열되정도 덜어내어 벅벅 씻어건져 가마솥에 앉히고 불을 때기 시작~ 어제 나무꾼하고 산녀가 머리맞대고 앉아 콩알 주워냈다. 양은 오봉 하나씩 들고 콩 한바가지씩 부어서 일일이 좋은 놈 안 좋은놈 골라냈지! 일명 보수도 없는 콩알 알바라고~ ㅎㅎㅎ 콩 삶을 때는 불이 세면 안된다. 아까 한바탕 끓어넘칠뻔~ 솥뚜껑 위에 젖은 행주 하나 얹어놓..

산골통신 2022.02.10

엄청 늦어버린 콩 까불기~

산녀는 키질을 못한다. 체로 대충 쳐서 담아둔 콩들을 언제 하노 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날이 봄날처럼 따셔서 봉당으로 나섰겠다... 어제 우거지 몇솥 삶았다고 몸이 말이 아니여... 추운데 물일을 해서 더 그런가 싶기도 했다... 우거지 씻어 건지는 게 일이 많거든... 나무꾼은 늘상 씩씩하고 용감한 사고뭉치 털털이 산녀만 보다가 이제 아이구 허리야~ 하면서 찜질기에 드러누워 안 일어나는 산녀를 보고 참 기가 맥혔던가 보더라... 항상 아프고 몸져눕는건 나무꾼의 전매특허 전용이었는데... 매실나무 전지를 며칠동안 나무꾼 혼자서 하고 있다. 다른 일 하면서 하는 거라 아직도 다 못한듯... 산녀는 점심하고 새참도시락만 싸주고 몰라라 하니 뭐라 말도 못하고 혼자서 사부작 사부작 조금씩 하는기라... 뭐 ..

산골통신 2022.02.09

우거지~

날은 꾸무리 흐렸지만 그리 춥지는 않아서 털모자 눌러쓰고 일했다. 오늘은 우거지 삶는 날~ 일찍 시작하려했는데 마당 지하수 수도꼭지가 얼어 물이 안 나오니 우째.. 해가 더 올라오길 기다렸다 하는 수밖에... 장작 한구루마 실어다 놓고 배추우거지 말린 것 한 푸대 짊어다 놓고~ 씻어건질 잠방이랑 다라이랑~ 두루두루 챙겨놓고나니 이제사 물이 나온다. 가마솥에 물 한 양동이 들이붓고 장작 서너개 불쏘시개용으로 콩타작하고 남은 콩단들 쑤셔넣고 불을 땐다. 물이 끓어야하니 한참을 불멍하며 불을 땠다. 한 네 번 정도 데쳐냈나... 일일이 씻어건져 잠방에 널어놓으니 제법 되네... 일년 두고 먹을 양이다. 두어달 가량 집안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잘 챙기질 못해서 우거지 상태가 그야말로 우거지상이다... 배추를 ..

산골통신 2022.02.09

매형의 닭사냥...

날이 좀 푹해져서 닭집 문을 열어주고 있다. 나무꾼이 아침에 갑자기 부지런을 떨어 닭집 문을 열어주고 왔노라고 그러길래... 아 그러냐고... 그러면 아침밥묵고 이따 모이주러 가면 되겠네~ 그랬지 뭐... 느지막히 모이주러 가니 아 글씨~ 문앞에 흩어져있는 닭털털털~ 무수히... 이게 뭐냐? 옆을 보니 암탉 한 마리 내장이 다 드러난채 죽어있어! 이건 매가 그랬다! 다년간 경험이 알려준다. 뜯어먹다가 인간 기척이 나니 후다다 사라진겨... 혹 근처 감나무 위에 앉아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미처 그건 확인 못했다. 서둘러 다른 닭들을 찾아보니 없네?! 아무리 뒤져봐도 없어! 하이고~ 이제 닭은 다 키웠구만... 에라이~ 강제 종료구만!!! 털털거리며 죽은 닭만 집어들고 내려와 가마솥에 물 끓여 털을 뽑았다. ..

산골통신 2022.02.07

날라가겄다~요!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어제낀다. 햇살이 따스해서 오늘은 바깥일을 좀 해볼꺼나 하고 나섰더니만~ 너 어여 들어가! 이래도 일할겨?! 하는듯 모질게 불어제끼더라!!! 한 이틀은 더 집콕을 해야겠다싶네~ 나무꾼은 오늘도 도시락 바구니 들고 상당밭에 갔다. 작은 농막이 하나 있어 바람 피하고 들앉아 밥 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여.. 집에 있어봤자 할일도 없고 심심하니까 상당에 가면 이런저런 소일거리가 좀 있걸랑... 오늘 초닷새 ㅡ산골마을 마지막 동고사 준비를 하더라. 예년처럼 크게 안하고 대여섯 장정들이 모여서 동서남솔숲에 모여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모습이 멀리 보인다. 오늘 자정에 제관으로 뽑힌 내외가 제물을 올리고 지낼게다. 내일 아침에 마을사람들 모두 제관집에 모여 음복을 하고 덕담을 나누는 행사가 있는데..

산골통신 2022.02.05

무쟈게 바람 부는 날~

이런 날은 방콕이여!!! 이런 날까지 일한다고 설칠 거 없으요... 아무리 입춘이라해도 말이지~ 봄이 왔다가 놀래 기어들어가겠구만~ 원래는 상당 매실밭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마저 전지하기로 했는데... 나무꾼 먼저 올라가고 뒤따라 올라가려했는데 뭔넘의 바람이 이리도 억세게 분다냐... 그래 지켜보다가 안 올라간다고 해버렸다. 이런날엔 그저고저 집구석에 처박혀 맛난것 해묵고 등지지고 놀아야 혀~ 상당밭에 일하러 갈작시면 새참이랑 점심밥을 싸갖고 가야한다. 내려왔다가 밥챙겨묵고 다시 올라가기가 시간 잡아묵고 기력 떨어지게 하기 일쑤거든... 아침묵고나서 보온도시락하고 보온물병 해서 바구니 하나 만들어 들려보냈다. 날은 춥고 뭐 땡기는 건 별로 없고해서 김치만두 한솥 찌고 김치부치개 해서 대충 때우고~ 책 한..

산골통신 2022.02.04

늘 하던거라...

마당에 불피워 고기 궈먹는것은 아이들 어렸을때부터 늘상 해먹던 거라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또 아궁이 군불 넣고 남은 숯불에 라면도 끓이고 생선도 굽고 고구마 감자 군밤 등등 뭐든 궈먹는데는 일가견이 있던 아이들이라... 다 커서 시방은 직장들을 다니고 있지만 가끔 도시친구들이 캠핑가서 숯불구이 해먹자고 그런단다. 아이들은 뭐 그건 늘 밥먹듯 해먹던 거라 새삼스러울게 없고 뭐 로망씩이나 될만한 것이 아닌디... 친구들과 지인들은 그게 최고 로망인기라... 그래서 몇번 여기저기 경치 좋은 곳에 예약을 해서 캠핑겸 모닥불놀이도 하고 가마솥뚜껑 화로에 고기도 종류별로 궈먹고 어쩌고 놀다 왔단다. 도시친구들은 불 피울 줄도 모르고 막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는데 울 아이들은 뭐 까이꺼 이거 이케 이케 하는거..

산골통신 2022.02.02

햇살 좋은 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도 햇살이 좋으니 마당에 나와 앉아있다. 막둥이랑 나무꾼이 영차영차 전에 묶어내놨던 책뭉치들하고 빨간벽돌들을 나르고 있다. 간만에 일손들을 보자마자 일거리 투척! 빨간벽돌을 마당 한데아궁이 옆으로 갖다달라했지... 오늘 하루는 사부작사부작 이거나 해야겠다 싶어서 일꾼들 일 잔뜩 시켜놓고 산녀는 아궁이 만들기 놀이를 시작했네~ 기존 솥뚜껑삼겹살용 아궁이는 빨간벽돌이 모자라 브로크 몇장 놓고 그 위에 벽돌을 얼기설기 놓은지라 여엉 뽀다구가 안 나던차!!! 이번에 벽돌책장을 해체한 뒤에 나온 벽돌들을 이용해서 아궁이 하나 더 만들기로~ 기존 아궁이를 모조리 무너뜨린 다음에 쌍둥이 아궁이를 만들려고 했는데 벽돌이 애매하게 모자르고 또 각도가 안 나와서리... 그냥 둥근 아궁이 두개를 나란히 ..

산골통신 2022.01.30

냉이도 캐고~

땅이 포실포실~ 호미가 잘 먹힌다. 냉이랑 달래캐는 전용 호미가 두개나 있었는데 어따 던져놨는지 당췌 안 보이네~ 찾다가 대충 아무 호미나 들고 나섰다. 냉이는 캐는 재미가 쏠쏠하야~ 캐다보면 자꾸 캐서 나중에 다듬는 일이 기맥히다. 대충 한 바구니 됨직하면 털고 일어서야 한다 무성한 잔뿌리를 뜯어내고 흙털고 한참 해야한다. 씻는 것도 첨엔 물 조금해서 바락바락 마치 빨래 주무르듯~ 두어 번 하고 물에 좀 담가놓으면 흙이 빠져나간다. 냉이된장국 연 사흘 해먹고 김치부치개 수시로 해먹고 지금도 또 한 양푼 개어서 부쳐묵는다. 묵은지 이거 감당 못하겠네~ 다 떨어지면 그땐 어카지?! 이번엔 굴러댕기는 스팸 하나하고 참치캔 하나 까넣었더니 맛이 별미구만~ 스팸도 참치도 좋아하질 않아서 저러다 유통기한 지나서 ..

산골통신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