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햇살 좋은 날~

산골통신 2022. 1. 30. 18:05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도 햇살이 좋으니 마당에 나와 앉아있다.
막둥이랑 나무꾼이 영차영차 전에 묶어내놨던 책뭉치들하고 빨간벽돌들을 나르고 있다.

간만에 일손들을 보자마자 일거리 투척!

빨간벽돌을 마당 한데아궁이 옆으로 갖다달라했지...
오늘 하루는 사부작사부작 이거나 해야겠다 싶어서
일꾼들 일 잔뜩 시켜놓고 산녀는 아궁이 만들기 놀이를 시작했네~

기존 솥뚜껑삼겹살용 아궁이는 빨간벽돌이 모자라 브로크 몇장 놓고 그 위에 벽돌을 얼기설기 놓은지라 여엉 뽀다구가 안 나던차!!!
이번에 벽돌책장을 해체한 뒤에 나온 벽돌들을 이용해서 아궁이 하나 더 만들기로~

기존 아궁이를 모조리 무너뜨린 다음에 쌍둥이 아궁이를 만들려고 했는데 벽돌이 애매하게 모자르고 또 각도가 안 나와서리...
그냥 둥근 아궁이 두개를 나란히 만드는 걸로 낙착!
결국엔 뭐 이리됐다! 이리 해보고 저리 해보고 하다하다 안돠어서 에라이~
브로크고 벽돌이고 모조리 무너뜨리고 ...
벽돌이 넉넉했으면 유튜브에서 본대로 멋지게 화덕 하나 숯불용 하나 만들겠구마는~ 뭐 우짜겠노!
걍 있는거 활용해야지~

조금 남은 벽돌은 둥글게 둥글게 모닥불용으로 쌓아보니 그것도 좀 괜찮아서리~ 나중에 빨간벽돌 더 생기면 몇층 더 올려서 모닥불용으로 만들어봐야지~
그러노라고 어제 하루해가 다 지나갔네...

오늘은 아이들과 나무꾼을 뒷골밭 매실나무 전지하러 등떠밀어보내고
산녀는 미루고 미뤘던 콩타작 시작~
나무꾼이 에스에스기 운반차로 왔다갔다 밟아줘서 타작하긴 수월했다.
부지깽이로 탁탁 쳐서 검부지기 걸러내고 콩알들 모아서 채로 치고해서 담아보니 제법 되는구만~
설이나 쇠고나서 청국장이나 넉넉히 띄워야겠다.

설장 봐온것들 정리해서 하나하나 음식을 만들어야지.
식혜거리 준비해놓고 잡채거리도 다듬어놓고 전이야 뭐 금방 하니까...
떡국떡도 썰어놨다.
나물거리도 모두 꺼내 삶을건 삶고 볶을건 볶고...
생선이야 뭐 다 다듬어 보관해놨으니 차례 당일 찌면 되고~
도토리묵을 미리 쑤어놔야겠구나~ 아이들 좋아하는데...
제기들도 미리 꺼내 손질해놔야겠네...

일은 자잘하게 많다.
일할 사람은 늘 하던 그대로고...
명절의 의미는 코로나로 인해 더더욱 썰렁해졌고
마을 이장 방송이 며칠내내 시끄럽다.
객지 자식들 오지 말라고...
그 때문인지 뭐 하여간에 동네가 조용하다!
집집마다 외부 차량이 안 보인다.
이리 인적이 끊긴 명절은 또 처음이다.

설에 쓸 쌀을 방아찧었다. 한 20키로 남짓~
정미기에서 나온 부산물들을 닭집 모이통에 던져주고 문닫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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