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냉이도 캐고~

산골통신 2022. 1. 26. 15:29













땅이 포실포실~ 호미가 잘 먹힌다.
냉이랑 달래캐는 전용 호미가 두개나 있었는데 어따 던져놨는지 당췌 안 보이네~
찾다가 대충 아무 호미나 들고 나섰다.

냉이는 캐는 재미가 쏠쏠하야~ 캐다보면 자꾸 캐서 나중에 다듬는 일이 기맥히다. 대충 한 바구니 됨직하면 털고 일어서야 한다
무성한 잔뿌리를 뜯어내고 흙털고 한참 해야한다.
씻는 것도 첨엔 물 조금해서 바락바락 마치 빨래 주무르듯~ 두어 번 하고 물에 좀 담가놓으면 흙이 빠져나간다.

냉이된장국 연 사흘 해먹고 김치부치개 수시로 해먹고 지금도 또 한 양푼 개어서 부쳐묵는다.
묵은지 이거 감당 못하겠네~ 다 떨어지면 그땐 어카지?!
이번엔 굴러댕기는 스팸 하나하고 참치캔 하나 까넣었더니 맛이 별미구만~
스팸도 참치도 좋아하질 않아서 저러다 유통기한 지나서 버리겠다 싶었는데 잘 써먹었네그랴...
다음엔 옥수수알 까놓은거 좀 넣어봐야겠다.

봉덕이는 부르면 저리 달려온다.
산책나가는걸 세상 다시없이 좋아라 하는데 매일 가기는 그렇더라구... 아이들이나 와야 지치도록 놀다오지...

오늘은 참말이지 간만에 텃밭 비닐하우스 안식구들에게 물을 흠뻑 줬다.
그전엔 대충 물조루로 감질나게 줬었는데 오늘은 마치 날이 봄날같으니 시원하게 목 좀 축이라고 호스를 들이대고 푸욱 뿌려줬다.

늦가을에 뿌려둔 배추들이 얼어죽지 않고 그대로 살고 있다.
저대로 두면 봄에 봄동처럼 뽑아먹을 수 있겠네...
삽목판에도 푹 주고 두루두루 화분들에게도 넉넉히 줬다.
아직까지 동해입은 애들은 없지싶은데 혹시 모르는거다.
꽃샘추위가 만만찮거든!!!

비같은 눈이 내리고 날이 따셔서 다 녹으니 마치 봄비온듯 길이고 들이고 촉촉하다.
닭집으로 뒷밭으로 한바퀴 돌으니 이대로 주욱 이랬으면 싶구마~

닭들은 문 열어달라고 문앞에 부리를 처박고 꼬꼬댁거리고~
한놈이 알을 낳는다고 둥지 안에 들앉아있고 요놈이 청계인가벼~
어디서 씨가 섞여왔는지 모르겠는데 간간이 청란을 낳더라구..
생긴게 다 같아서 구별이 안가...

여기저기 산골사람들 거름낼 준비하고 나무 전지하고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오가다 만난
산녀를 꽃집아지매라 부르는 마을 끝집아지매는 울집에 놀러오겠다고 벼르는데 머리가 좀 아푸다 ㅎㅎ
수다스럽기가 정신이 없어서리...
굳이 내가 몰라도 되는 자기 주변 이야기를 막 늘어놓는데...
끝이 없어... 끝이...
대단한 오지랍의 주인공이기도 해서 어떨땐 막 존경스럽다.
내는 절대 못하걸랑...

무시레기랑 배추우거지릉 언제고 한솥 삶아야 하는데 도시처자들이 코로나땜에 날을 못잡아 동동거리고 있다.
다 마른 무시레기 사진을 보여주니 막 난리가 났다!!!
대보름 즈음에 한번 삶자고 했는데 코로나가 봐주려나...

딸아이가 엄마 새참으로 먹으라고 견과류를 넣은 파이를 잔뜩 궈주고 갔다.
처음엔 막 태우더니만 이젠 제법 잘 굽는다.
이놈 열살적인가~ 제과제빵도구를 사달라 하길래 쌀팔고 콩판 돈으로 일체도구를 사준 적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고 하고 또 하더라...
그때 안 사주고 야단치고 무시를 했으면 자기는 아마 제과제빵 쪽에는 관심을 접었을거라고...

뭐 하여튼 요즘 잘 묵는다! 좋은 일이여~
그나저나 참치랑 스팸 넣은 김치부치개 별미구만~ 꽤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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