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헤쳐모여!

산골통신 2022. 1. 25. 20:39




가끔 발동이 걸린다.
내심 반가웠다!

지난 12월 1월 두달 가까이 자의반 타의반 집콕 방콕을 하느라 온몸이 쑤셨거든...
글타고 몸과 맘이 뜻대로 움직이나... 하이고...

며칠 날이 꾸무리 흐려서 몸도 따라 흐리고 맘도 덩달아 멜랑꼴리... 쭈글탱이가 되어 살았는데
어젯밤 눈이 사부작 사부작 내렸나벼...
오늘 아침까지 낮까지 내리대... 뭐 밤새 내린 눈은 다 녹고 더 내리는 눈들도 내리자 마자 녹아서리... 볼 것도 없었지마는~

희한하게 아침 몸이 개운타!!!
한참만에야 깨달았다!
내 몸은 기상청이란 것을~
날이 며칠 흐리면 마치 땅에서 끌어댕기듯 몸이 무겁고 아프고
그러다 비나 눈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듯 말짱해지는 그런 ...

그렇구나 아하 그렇네! 그래서 글쿠나~
그래서 이렇게 일 발동이 걸리는구나...
잘됐네!

이 기회를 놓칠쏘냐~
그간 계속 신경이 쓰였던 현관 앞 선반장들이랑 이것저것 소품들을 정리해서 치워버리고~
식탁 뒤에 있던 빨간벽돌과 나무판자로 만든 책장을 말끔히 해체해버렸다! 지난번 치운 책들보다는 훨 적다. 그래도 오래되고 옛날 책들이라 버릴순 없고 주로 나무꾼책들이 많으니 아랫채나 일오재 등등으로 분산시켜야겠네.

저걸 십수년 전부터 치워야지 치워야지 속으로만 꿍얼거렸는데 드뎌 해치웠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나무꾼도 반색을 하더라~ 묶어서 내놓은 책들을 본인이 와서 정리하겠노라고!!!
저 빨간벽돌들은 마당에 한데아궁이 보수에 써야겠다. 참 잘되었네~ 안그래도 빨간벽돌이 모자라 브로크로 했더니 뽀다구가 안 나서 말야!
아궁이를 두 군데 이어 만들 생각도 해본다. 한군데서는 고기를 굽고 그 옆에선 찌개나 라면 등등을 끓일 수 있는 작은 아궁이를 잇대어 만들면 좋지 싶다.

나무 판자들은 어따가 쓸지 아직 모르겠다. 일단 뒀다가 좋은 생각나면 그때 봅세~

한나절 사부작 사부작 쉬엄쉬엄 했다.
중간중간 찜질팩에 드러누워 팍팍 지져가며!!! ㅎㅎ
이젠 아~ 옛날이여!!! 할 수 없다네~

이제 식탁방이 넓어졌다!
저 식탁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밥을 먹었나... 헤아릴 수가 없네.
앞으로도 그러할게고~ 그러니 주변을 치우는 것이 훨 낫구만~
나머지 잡동사니들도 싹 치워야겠으~
허나 난감한 문제는 드러난 벽일세~
여엉 보기싫은데 또 궁리를 해봐야지...


아이들은 집안을 싹 도배장판 새로 하자고 야단이다~
아이들 어릴때 하고 한번도 안 했으니 ㅎㅎㅎ
참 오래된 집이다! 50년 가까워오나?!
지을 당시엔 이 동네 제일가는 집이었다는데... 이젠 제일 오래되고 허름한 집이 되어버렸데.

마당냥이들 맛난 간식캔 좀 까줬다.
한나 두이 서이~ 한놈 어디갔니?!
열댓마리 되던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죽고 하더니 이젠 쟈들이 다다. 흰코깜장이가 나중에 뛰와서 못 얻어먹었네~

봉덕이랑 산책나가면 꼭 쟈들 중 몇마리가 따라온다.
저번엔 한 8키로 가까이 같이 걸어갔다 온 적도 있다.
사람을 따라오는지 봉덕이를 따라오는지 그건 잘 모르겠는데 뭐 하여간 봉덕이가 나가면 어김없이 몇 마리는 따라오는 걸 봐서는 사람보다는 봉덕이라...

지들 엄마 삼숙이가 쟈들 낳고 키울때 봉덕이가 삼숙이를 잘 보살펴줬거든.. 엄마 뱃속에서부터 봉덕이를 알았을겨...
그러니 봉덕이가 어딜 가면 그리 쫓아댕기지... 아마 그럴겨!

아이들이 도시에서 사다나른 냥이들 숨숨집과 스크래쳐랑 캣타워가 아궁이 앞과 툇마루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에 한놈씩 들앉아있더라...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지만 사는 동안엔 여그서 밥묵어라~
노랭이 두마리빼고 다 삼숙이 새끼들이다... 노랭이중 한 마리는 도시 주택가 주차장 차 밑에서 먼지투성이로 발견되어 다 죽어가는 놈이었는데 이젠 저리 커서 큰노랭이랑 분간이 안 될 정도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싶네...
봄은 아직 저만치 땅 속에 대기 중인데...
맘이 벌써 들썩여서리...

28일 설대목장에 가서 설장 좀 보고~
설 지나고 좀더 날이 푹해지걸랑 시레기 우거지도 삶고 해야지~
아직 청국장도 안 띄웠어...
몸이 예전만 못해서 아무것도 못햐...
아니아니 몸은 이제 우선한데 이노무 맘이 가라앉아 글치 뭐...

그래도 봄이 오면 나아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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