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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밭 갈고 씨뿌리는...

네 번의 생이 있다고... 밭 갈고 씨뿌리는 생 심고 가꾸는 생 수확하는 생 거둔 걸 누리는 생 그러하다면 나무꾼과 산녀의 삶은 첫번째 생이다. 오늘 아쉬람터 밭을 갈고 골을 따면서 드는 생각이... 참 고단하고 고단하다... 나무꾼은 이날평생 척박한 세상 밭 갈고 씨뿌리는 삶을 살고 있지... 정작 그 열매는 엄한 놈들이 다 따먹고 망가뜨리고... 어제 관리기로 겨우겨우 진밭을 갈아엎었고 오늘 골따는 관리기로 고랑을 따는데 이노무 기계가 말을 안 들어... 휘청휘청 이리저리 자빠지고 또 골이 잘 안 따여지네... 겨우겨우 해보는데 급기야 클러치?! 가 끊어져... 수리센터에 가서 고쳐와야 하는데 이걸 트럭에 실어야 하잖여... 이웃 아저씨가 도와주고 어쩌고 해서 겨우 싣고 가서 고쳐왔는데 바퀴가 이번엔..

산골통신 2022.03.23

무식하면 용감하다!

800여 평 밭 아쉬람터를 관리기 하나로 싹 갈아버리다. 봄비를 맞고 봄눈까지 맞은 밭은 질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더라... 그래도 의지의 나무꾼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한판 쌈을 시작... 한번 시작하면 못 말리는 지라 산녀는 암말도 않고 묵묵히 바구니 들고 따라댕기며 돌을 주워냈다. 객토를 한 뒤 두해째 돌을 골라내는데 한번 갈때마다 돌 한트럭일세그려... 이 동네 이름이 돌동네여~ 돌도 많고 물도 많고... 오늘 하루종일 걸렸다. 동네 오라비들에게 트렉터로 갈아달라면 다 해주겠지만 땅이 질어 욕먹을까 싶어 냅뒀다. 거기다 돌까지 많으니 더더욱더 말을 못했다. 주문한 트렉터는 아직 소식이 없고... 큰 트렉터는 많은데 작은건 귀하단다. 오늘 싹 갈고 내일 골을 따서 비닐을 씌우기로 했다. 그러고나..

산골통신 2022.03.22

오늘도 뭔가 잔뜩 심다!

명자나무꽃이 이쁘다고 나무꾼이 이건 꼭 상당 농막 앞에 심어야 한다고 주장!!! 아침밥 묵자마자 명자씨를 들고 날랐다! 줄레줄레~ 산녀도 호미들고 뭔가를 심으려고 따라갔지비... 나무꾼은 오늘도 삽질하고~ 산녀는 오늘도 호미질이다... 맥문동을 농막 앞 비탈에 좌악 심었다! 저 아래 연못가 주변에 심었던 것들을 중간중간 솎아와서 포기나눠 심는데 참 많이 들어가더라... 터가 너르니 참... 쉽게 생각했다가 야단만났다. 총 스무무더기 캐와서 심은듯... 한줌씩 포기를 나눠 심는데 야들이 뿌리가 뭉쳐서 안 떨어져... 돌에 내려쳐서 흙을 떨어내고 심느라 애먹었다. 산녀가 그러는 동안~ 나무꾼은 명자씨를 심을 땅을 파는데 파다가 바윗덩이를 만난 모양... 그놈을 피해서 다른 곳에 심으면 되는데 나무꾼 좀 보소..

산골통신 2022.03.21

심고 심고 또 심다..

도시장정이 왔다. 간만에 일손이 생긴 김에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화분들을 죄다 옮겨달라고 했다. 나무꾼이랑 둘이서 영차 영차~ 뭔넘의 화분이 이리도 많다냐... 다 옮긴 화분들 중 꽃들만 냅두고 나무들은 여기저기 터를 잡아 심기로 했다. 더는 화분이 감당을 못하는 것도 있고 원래 키워서 심으려고 했던 아이들이라... 이젠 심어야 했거등~ 축백나무 네 그루 올라가는 길따라 주욱 심고 분홍빈도리 뿌리 갈라 심은거 여섯 그루 비탈언덕에 주욱 심고 조팝나무 여섯그루 공조팝나무 두 그루 옆으로 주욱 심었다. 여그는 조팝나무세상이여~ 그리고 장미조팝나무가 꽃몽우리를 잔뜩 물고나와 곧 피겠는데; 하도 이뻐서 일오재 앞마당에 심어뒀다! 오며가며 보려고~ 그 옆으로 코니카가문비나무 세 그루를 심..

산골통신 2022.03.20

이기 뭔 난리여~

이른 아침 창을 여니 뭐가 오네?! 눈인고 비인고~ 분간이 안되다가... 아침 먹을 무렵부터 퍼붓기 시작하는 함박눈!!! 야가 야가~ 철을 몰라도 글치 이기 뭐냐?! 아무리 일기예보에 눈소식이 있었어도 뭐 쫌 오고 말것지~ 했었다. 근데 우와와~ 퍼붓는기 이기이기 장난이 아녀~ 물끼 그득한 눈이 내리면서 쌓이는데 소나무 가지들이 눈무게에 눌려 축축 늘어진다. 수십여 년 전 100년만의 폭설 내리던 해가 생각이 났다. 그해 소나무 고목들이 쓰러지고 처마가 내려앉고 비닐하우스 골조가 납작 무너지는 사태들이 생겼었지! 그때가 재현되나... 싶었는데... 웬걸~ 눈이 그새 그치더니만 마치 봄눈녹듯하다 라는 말을 증빙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녹기 시작~ 이제 먼산에만 드문드문 눈이 보이고 가까이에는 싹 녹았다...

산골통신 2022.03.19

니가 그리 쳐다보면...

우짜라고오... 도시에서 살다가 산골로 귀양? 온 도도하고 오만방자한 도시냥이 자매 지지와 봉이는 뜰아랫채에 산다. 2009년생이라 연세가 꽤 되신다... 그래서 자연사 할 수 있게 그냥 내빌라둔다... 어쩔겨... 천상 마당에서 살 수도 없는 애들인걸... 사진은 동생 봉이인데 지지언니 뒤만 쫓아댕기며 징징거려서 징징이다! 지지언니는 성깔이 까칠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어서 한번 쓰다듬어주기가 힘들었더랬다... 그러던 이 냥이자매가 얌전해졌다! 뭔일인지 모른다!!! 올봄부터 아주아주 고분고분해졌다!!! 저 쳐다보는 눈망울 좀 보소!!! 쟈들은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고양이치고 나이가 꽤 되어서 아닐까 뭐 그리 짐작하고만 있다. 아침저녁으로 마당 산책나왔다가 들어가는 것 외엔 노상 방안에서 산다. 니..

산골통신 2022.03.18

해마다 같은 장면을...

늘 그러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풀을 뽑고 이맘때 몽우리를 짓는 목련을 올려다보며 찍고 또 찍는다... 봄풀... 겨우내 뿌리로 버티다가 봄비 한번에 와글와글 돋아난 생명들~ 가차없이 인간들에게 필요가 없다는 이유 그 하나로 호밋발에 뽑혀 나간다. 냉이야 반갑다~ 며 반겨주던 아지매 맞어?! 이맘때면 냉이고 뭐고 다아 잡초 신세로 전락한다. 드넓은 밭에 거름이 깔리면 그 사이사이 하얀 냉이꽃과 노란 꽃다지꽃들이 묻힌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러했다. 오늘은 식전부터 텃밭일을 시작했다. 한 60여 평 됨직한 자잘한 텃밭을 세 군데 남겨뒀는데 그중 가장 심각하게 풀들이 많은 곳~ ㅎㅎ 쪽파밭과 정구지밭 등등 총 아홉고랑인데 오늘 다 해치웠다! 칼호미로 쓱쓱 긁어내니 좋더만~ 이제 조선호미는 못 쓰겠으~ 조선..

산골통신 2022.03.16

드뎌 호미를 잡다!

해가 반짝 파란 하늘~ 땅이 좀 말랐나~ 둘레둘레 돌아보다가... 눈가는대로 손가는대로... 하루종일 텃밭에서 살았다!!! 내일이나 모레 정도면 풀뽑기 딱 좋은 밭흙 상태가 될텐데... 또 비소식이 있다하니 내 사정 돌아볼 새 없이 일은 해야했네~ 집 옆에 붙은 텃밭은 아주 요긴하다. 뒤안 문을 열면 바로 이런저런 푸성귀들을 뜯어올 수 있으니!!! 가장 많이 들락거릴 상추밭 한 골 씨앗 뿌리고~ 루꼴라 한골 뿌리고~ 야는 작은애가 애정하는지라 해마다 한골은 키워야 한다. 텃밭 둘레로 꽃 씨앗들 서너 종류 조금씩 뿌렸다. 맨드라미 사루비아 또 뭐드라~ 금새 까묵었네! 동북향인 담벼락에는 그늘을 좋아하는 애들을 심어야 하는데 맥문동같은 애가 딱인데... 세를 더 불려서 옮겨심기로 하고 일단은 안쪽으로 원추리..

산골통신 2022.03.15

비님이 오신 뒤...

이번 비는 오신다는 표현... 비님이라 해도 된다! 하마터면 기우제 지낼 뻔... 먼지 풀풀나는 밭을 갈아서 감자를 심어야 하나... 그러고 있었더랬다. 트렉터가 지나갈 때 멀찍이 피해야 했을 정도로 흙먼지가 났었다구!!! 비가 그럭저럭 내려줘서 온땅이 축축하다. 초벌갈이한 밭에는 아직 못 들어간다. 이번주에 비소식이 한번 더 있다하니 천상 다음주에나 감자를 심어야겠구나... 고랑 따는 기구를 관리기에 부착시켜왔다. 원판제초기를 부착한 관리기를 농기계 수리하는 곳에 가져가서 원판을 떼어내고 골따는 기구를 달아달라했다. 승용예초기를 장기할부로 샀기 때문에 힘든 원판제초기는 안 쓸거거든... 해서 골따는 기계로 변신시켰지! 그간 밭은 트렉터나 관리기로 갈아도 일일이 괭이로 고랑 고랑을 따서 만드는 일이 참 ..

산골통신 2022.03.14

봄비... 그리고~

봄비가 오랜만에 오시면... 비설거지가 대충 된 들과 집안팍엔 딱히 할 일이 없다. 있다해도 할 수 없고 굳이~ 라는 생각이 들지... 산골 이웃들은 비오기 전에 감자를 다 심은 모양이지만 우린 천상 춘분이나 되어야 심지 싶다. 해마다 그리해왔으니 괜찮다. 온난화 영향으로 자꾸만 농사일정이 빨라져서 그게 참 문제다마는... 늦게 심는다고 감자알이 덜 달리진 않으... 오늘 같은 날~ 뜰아랫채 황토방에 들앉아 구들장 지는게 최고여~ 하고서 무심코 들어가 앉으려다 뭐가 발에 밟히는 느낌... 뭐여? 하고 털어내려는데 안 떨어져... 해서 손으로 집어내려고 발을 들어 본 순간... 으음... 지네군... 이젠 놀래지도 않고 무덤덤하니~ 에라이~ 양말을 벗어들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지네를 잡아 내다 버렸다. ..

산골통신 202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