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 평 밭 아쉬람터를 관리기 하나로 싹 갈아버리다.
봄비를 맞고 봄눈까지 맞은 밭은 질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더라...
그래도 의지의 나무꾼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한판 쌈을 시작...
한번 시작하면 못 말리는 지라 산녀는 암말도 않고 묵묵히 바구니 들고 따라댕기며 돌을 주워냈다.
객토를 한 뒤 두해째 돌을 골라내는데 한번 갈때마다 돌 한트럭일세그려...
이 동네 이름이 돌동네여~ 돌도 많고 물도 많고...
오늘 하루종일 걸렸다.
동네 오라비들에게 트렉터로 갈아달라면 다 해주겠지만 땅이 질어 욕먹을까 싶어 냅뒀다. 거기다 돌까지 많으니 더더욱더 말을 못했다.
주문한 트렉터는 아직 소식이 없고... 큰 트렉터는 많은데 작은건 귀하단다.
오늘 싹 갈고 내일 골을 따서 비닐을 씌우기로 했다.
그러고나면 감자던 뭐든 심을 수 있지!
오늘 갈아엎은 아쉬람터밭 바로 아래에 작은 밭이 있는데 전에 묵논이어서 뭐라도 심으려면 갈아엎어야했다.
이웃 아지매가 갈아만 주면 약초라도 심겠노라고 부탁을 하네!
그러쇼! 하고 관리기 잡은 김에 나무꾼이 거기도 싹 갈아줬다.
근데 뭔놈의 돌이 그리도 나오는지 원...
돌 주워내다 시간 다 보냈다.
두밭에서 오늘 주워낸 돌무더기 좀 보소!!!
저게 말이 된다고 생각혀?!
나무꾼 왈~
누가 자기를 골탕먹이려고 돌을 막 묻어놓은거 같다고 ㅎㅎㅎ
뭐 하여튼간에 밭 두 군데 싹 갈았는데 내친김에 어디 더 갈데 없느냐고 다 갈자고 그러는구만...
하이고 무늬만 나무꾼아~
거름을 깔아야 갈지~
고추밭이랑 텃밭 두 군데 갈 일이 있지마는 아직 급하지 않고 거름도 안 깔았으니 오늘 못햐!!!
어여 관리기 갖다 놓으셔! 한달 안에 갈면 되니께~
난 어여 들어가서 찜질해야혀~ 하도 돌을 주워냈더니 죽갔구만~
작은밭을 갈아놓고 이웃 갑장총각이랑 아지매가 일도 거들어주고 하며 왔길래
이 밭에 우린 심을게 없으니 두 집이서 뭐라도 심어먹으라 했거등~
두런두런 모여서서 이야기 끝에 밭 임대료는 산녀 마실 맥주 한박스로 낙착!!! ㅎㅎㅎ
그 갑장총각은 밭이 하나가 있는데 마을에서 너무 멀어... 차타고 가야혀~
그러니 바로 자기집 옆에 있는 이 작은밭이 참 요긴하지~
그걸 빌려주겠다하니 술 좋아하는 산녀를 아는지라 임대료로 막걸리 한짝이면 되겠냐고 ㅎㅎㅎ
그래서 막걸리 말고 션한 맥주나 주소 했지!!!
아지매는 약초 심고 총각은 고추 심는단다~ 치매걸린 엄니가 자꾸 마당가에 심은 고추를 자라는 족족 마구 뽑아버려서 얻어묵지를 못한다고...
두루두루 잘 되었다!
내일 마저 일하면 드뎌 감자라는 것을 심을 수 있겠구만...
오늘 일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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