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니가 그리 쳐다보면...

산골통신 2022. 3. 18. 19:51


우짜라고오...

도시에서 살다가 산골로 귀양? 온 도도하고 오만방자한 도시냥이 자매 지지와 봉이는
뜰아랫채에 산다.
2009년생이라 연세가 꽤 되신다...
그래서 자연사 할 수 있게 그냥 내빌라둔다...
어쩔겨... 천상 마당에서 살 수도 없는 애들인걸...

사진은 동생 봉이인데 지지언니 뒤만 쫓아댕기며 징징거려서 징징이다!
지지언니는 성깔이 까칠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어서 한번 쓰다듬어주기가 힘들었더랬다...
그러던 이 냥이자매가 얌전해졌다!
뭔일인지 모른다!!! 올봄부터 아주아주 고분고분해졌다!!!
저 쳐다보는 눈망울 좀 보소!!!
쟈들은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고양이치고 나이가 꽤 되어서 아닐까 뭐 그리 짐작하고만 있다.
아침저녁으로 마당 산책나왔다가 들어가는 것 외엔 노상 방안에서 산다.
니들도 다 사느라고 고생이다.

뭐 어쨌든
쟈들은 쟈들이고~
어제 비가 왔고 또 오늘밤부터 내일까지 눈인지 비인지 온다하니...
일 할 수 있는 날은 오늘 낮 뿐인기라!!!
나무꾼이랑 산녀는 서둘러 아침밥을 해묵고 완전무장 삽들고 나섰지~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큰밭 세 군데에 나무 옮겨 심기!!!
윗밭에는 구지뽕 세 그루 체리 세 그루 가시오가피 세 그루 복분자 산딸기 여러 그루 산수유 열그루 아로니아 스무그루 두릅 스무그루 등등 꽤 많다.
해서 그 밭 하나에 너무 빽빽히 심은듯 해서 그 나무들 좀 솎아내어 아랫밭으로 옮기고 비닐하우스에서 몇년 키운 배리류 묘목들을 대거 옮겨심었다.
밭들이 어지간히 커서 나무 몇 그루를 심어도 표가 안 난다카이~
산수유 세 그루 아로니아 열댓그루 체리 한 그루 구지뽕 한 그루
크렌베리 열 그루 블랙베리 두 그루 이름이 아직도 생각 안 나는 베리 네 그루~
그리고 회화나무 세 그루 심으니 아랫밭이 가득찼다!

이웃 밭에 엄나무를 심으시던 아지매가 자기네 아로니아 묘목 필요한 만치 캐가라고 해서 삽 들고 세 그루 더 캐다 심었지~
고마워서 나무꾼이 그 밭에 대추나무 한 그루 톱으로 베어주고 엄나무 두 그루 심어드렸다!

그리고 두릅나무 40그루를 다른 밭 하나에 줄줄이 심었다.
묘목이 어려 심기는 쉽더라~
행여 풀에 가려 예초기 칼날에 치일까봐 일일이 말목을 박아 표시해놨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밭이 아주 질더라~
댕기는데 애먹었다!
나무꾼이 삽으로 땅 파고 산녀가 심고 말목 꽂고~ 착착 일사불란 일을 해치웠다!

푹푹 패이고 패인 자리에 빗물이 고이고...
필히 밭둘레에 도랑을 내야겠구나...

일하다 눈에 띈 밭둑에 있는 황매화 덤불에서 번져나온 새순들을 뽑아 한아름 갖다가 텃밭 울타리삼아 주욱 심어뒀다.
야들은 아무렇게나 꽂아놓아도 잘 살더라~

오늘은 하루종일 나무만 심었네그랴...
이제 저 나무들에서 열매가 열리면 그걸로 믹서기에 넣어 들들 갈아 쥬스를 만들어 먹을거다!
기대가 된다!

농사짓는 목적은 돈에 있지 않다.
농사를 지어 돈을 만들려면 이렇게 하면 절대 안되느니...
우린 자급자족이다!
먹을거에 돈 들이지 않기!!! 그 목표만 달성하면 되지싶다!!!

일년 통틀어 시내 장이나 마트 가는 일은 거의 드물다...
가더라도 사는 건 술이나 고기 생선 그리고 농자재나 생필품 외엔 없다...
그게 가능하게끔 오만잡것들을 다 심고 가꾸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게 가능해졌다...
그러니 얼매나 다행인겨...

그리고 오늘 이리 잡다한 나무들을 심었으니...
조만간 별스런 과실도 조달할 수 있게 되었잖우...
그럼 됐지 뭐~ 뭘 더 바라냐...

그치?! 봉이야!!!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고 심고 또 심다..  (0) 2022.03.20
이기 뭔 난리여~  (0) 2022.03.19
해마다 같은 장면을...  (0) 2022.03.16
드뎌 호미를 잡다!  (0) 2022.03.15
비님이 오신 뒤...  (0) 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