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드뎌 호미를 잡다!

산골통신 2022. 3. 15. 19:07





해가 반짝 파란 하늘~

땅이 좀 말랐나~ 둘레둘레 돌아보다가...
눈가는대로 손가는대로...
하루종일 텃밭에서 살았다!!!

내일이나 모레 정도면 풀뽑기 딱 좋은 밭흙 상태가 될텐데...
또 비소식이 있다하니 내 사정 돌아볼 새 없이 일은 해야했네~

집 옆에 붙은 텃밭은 아주 요긴하다.
뒤안 문을 열면 바로 이런저런 푸성귀들을 뜯어올 수 있으니!!!

가장 많이 들락거릴 상추밭 한 골 씨앗 뿌리고~
루꼴라 한골 뿌리고~ 야는 작은애가 애정하는지라 해마다 한골은 키워야 한다.

텃밭 둘레로 꽃 씨앗들 서너 종류 조금씩 뿌렸다.
맨드라미 사루비아 또 뭐드라~ 금새 까묵었네!

동북향인 담벼락에는 그늘을 좋아하는 애들을 심어야 하는데 맥문동같은 애가 딱인데... 세를 더 불려서 옮겨심기로 하고
일단은 안쪽으로 원추리들을 캐옮겨 심었다.
원추리는 이른 봄부터 싹이 돋고 온 여름내 꽃이 피고지고 그럭저럭 봐줄만 하고 풀하고 맞장떠서 이겨먹는 애들인지라
맘에 든다!!!

작년 내내 모아두었던 씨앗 봉지들을 넣어둔 박스를 꺼냈다.
뭐가 있노 보자~
참 많이도 모아놨네~
먼데서 여기저기서 보내온 씨앗들도 있고
간간이 따서 모아둔 씨앗들도 있고...
지금 뿌려야 할 애들만 추려놓고 정리해놨다.

슬슬 모종판 작업을 해야겠구나...
호박 구덩이도 파야하고~

비닐하우스안 화분들도 밖으로 내놔야하고... 그건 일손 있을때 몰아서 해야겠네!!!

밭일은 완벽하게 하려면 절대 안된다. 한번 휘리릭~
스쳐지나가듯 호미질을 하고 지나가야한다.
아무리 말끔하게 해놓은들 돌아서면 풀투성이일테니께~
제초제를 치지 않는 한~ 말끔이란 없다!

닭집앞 텃밭에는 냉이와 봄까치꽃과 쇠별꽃풀과 망초들이 뒤덮었다!
캐먹어도 캐먹어도 어데서 그리 돋아나는지 원~ 냉이는 잡초다!!!
봄까치꽃도 이쁘긴 하다만 갸도 잡초다!
앙증맞은게 참 귀엽고 이쁘다만... 잘 뽑히지도 않고 덤불을 이뤄 막 번져나가니 밭작물한테는 방해꾼이다!

삼동추가 잘 자랐다! 봄비 한 번에 여기저기 쑥쑥 돋아나서 좋은 반찬거리가 되어준다.
삼동추 겉절이 해서 비빔밥 한양푼이면 끝내주지~

쪽파밭에는 냉이 반 쪽파 반... 차마 쪽파밭이라 말할 수가 없더라...
그래도 눈 딱감고 냉이들을 일일이 캐서 바구니에 담아 닭집에 던져줬다. 갖고 놀고 먹으라고...

정구지밭에도 냉이가 제법 있구만...
하다가 내일 하려고 남겨놨다. 일욕심은 안 내기로 했거등~
정구지밭 정리를 한 다음에 가위로 바짝 이발을 시켜주면
가지런히 자라서 보기 좋단다...
아스파라거스밭에 시든 대궁들 싹 걷어내줬다.
더덕골이랑 도라지골에도 쓱쓱 걷어내고

당귀순이 돋고 고수도 돋았더라~
부지깽이나물도 잘 자랐고~
두메부추가 뜯어먹어도 되겠던데 별 맛이 없어서 걍 쟈는 꽃이나 볼란다~

밭 하나하나 둘러보며 대충 급한 불만 껐다.
산녀 일 스타일이 그러하다 ㅎㅎㅎ
눈 가는대로 손 가는대로 하니 뭐 글치 ㅎㅎㅎ

비 오기 전 텃밭 순례를 마쳐야 한다.
비가 오면 묘목들을 옮겨심을 거거든...
아로니아와 가시오가피 엄나무 등등을 아랫밭으로 이사시킬거다.
그 빈 자리에 거름터미를 만들려고~
해마다 거름이 모자라 애먹는데 거름을 큰차로 몇 차 받아놓고 부숙시켜놓으면 몇년 넉넉히 쓸 수가 있겠더라구!
이웃한테 같이 하자고 이야기 해놨다.
포크레인과 트럭 인건비만 부담하면 되니까 괜찮지 싶다.

어쨌든 쪽파밭을 끝으로 호미질은 끝났다...
오늘 일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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