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비... 그리고~

산골통신 2022. 3. 13. 13:27



봄비가 오랜만에 오시면...
비설거지가 대충 된 들과 집안팍엔 딱히 할 일이 없다.
있다해도 할 수 없고 굳이~ 라는 생각이 들지...

산골 이웃들은 비오기 전에 감자를 다 심은 모양이지만 우린 천상 춘분이나 되어야 심지 싶다.
해마다 그리해왔으니 괜찮다. 온난화 영향으로 자꾸만 농사일정이 빨라져서 그게 참 문제다마는...
늦게 심는다고 감자알이 덜 달리진 않으...

오늘 같은 날~ 뜰아랫채 황토방에 들앉아 구들장 지는게 최고여~ 하고서
무심코 들어가 앉으려다 뭐가 발에 밟히는 느낌...
뭐여? 하고 털어내려는데 안 떨어져...
해서 손으로 집어내려고 발을 들어 본 순간...
으음... 지네군...
이젠 놀래지도 않고 무덤덤하니~
에라이~ 양말을 벗어들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지네를 잡아 내다 버렸다.
제법 큰 놈인데
며칠전엔 웃채 마루에서 작은놈 한 마리 봤는데...
야들은 쌍으로 댕긴다는데 나머지 한놈은 못 봤어.
조심해야지...

이 무덤덤해진 나자신이 좀 기맥히다...
우째 이리 됐지?!
이젠 뱀을 만나도 음 뱀이군~ 하고 지나가거나 죽이겠으...
아무 감흥이 없다네~

슬슬 지네도 나오고 뱀도 나오겠군...
아쉬람터 연못가에 개구리 소리 요란하더만... 경칩이 지나니 확연히 다르다...
마당 방티연못 보온비닐을 벗겨주고 묵은 삭정이들 정리 좀 해줬다.
오늘 마침 비가 오니 물이 그득 채워지겠네...

닭집에 알 품고 있는 예비엄마닭 둥지 안에는 새생명들이 까나오는 중이다.
오늘 아침 모이 주러 가서 엄마닭 품 속으로 손을 살짝 넣어보니 병아리 한 마리 잡힌다...
엄마닭을 들어올려 속을 보고 싶지만 아기병아리 다칠까 조심스러워 그냥 냅뒀다.
딱 오늘이 21일째다!!! 참 신기하지~
청란 10개에 토종란 1개 넣어줬다.
병아리들이 중닭 되기 전에 많이들 죽는데 올해는 가축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사와 물에 타먹여야겠다.

닭들이 얼마 안 남았다.
족제비는 잡아서 먼데 산속으로 귀양보낸 뒤로 더는 피해가 없는데
뒷산에 사는 매란 놈이 호시탐탐 노리고 잡아묵으니
닭들을 내놓을 수가 없어...
이거 참...
천상 안에서 키워야지 별 수 있나...
새그물망으로 닭집 위 하늘을 둘러치면 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닭을 키워야하나 싶은 생각에...

조만간 묵은 닭들 잡아서 친구들 불러 닭백숙 파튀~ 해야지!
그리고 새로 깐 병아리들만 키워야지...

봄이로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진짜 봄이다.

산나물들이 속속 촉을 내밀 것이고~
사진의 밥상차림은 죄다 김치 아니면 묵나물투성인데 이제 곧 새봄 새나물들로 채울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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