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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뜨미지근 맥주라도...

아침 밭작물마다 꽃들마다 물을 흠뻑 뿌려주고... 이건 마치 안 하면 안되는... 밥 먹는 것보다 더 중요시되는 일이다... 다 타들어가는 모종들을 보면서... 그리고 뽑거나 긁거나 베거나 해서 밭헛고랑의 말라죽는 풀들을 보면서... 그네들의 선택과 집중된 삶과 죽음을 본다... 늘 그러하다... 뉘 목숨은 중하고 뉘 목숨은 하찮냐... 오로지 인간들에게 선택되어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그네들의 운명이지! 어제는 도라지골 더덕골 풀들을 작살냈다! 호미도 던져버리고 열손구락으로 막 휘저었네! 땅이 말라 먼지가 풀풀이므로 가능한 일... 도라지와 더덕 씨 파종한 뒤끝은... 음... 가뭄에 콩난다는 말이 딱 맞는 그런 상황... 다시 씨를 뿌려야 하나... 기왕 난 아이들만이라도 도닥거려서 얘들이라도 ..

산골통신 2022.05.20

꽃그늘 아래 꽃개?!

문득 봉덕이가 안 보인다는 느낌?! 야가 어데가서 처자고 있노?! 구석구석 뒤져봐도 안 보여... 희한타... 또 탈출했나? 걱정이 되던차 저기 작약꽃무더기 밑에 허연 것이 뭐신고?! 하이고야~ 저놈 보래... 저기서 퍼자고 있구만~ 웃겨서 사진을 막 찍으니 일어나서 어리둥절~ 산녀를 쳐다본다. 내는 잘 자고 있구만 와 그랴요?! 하는듯... 요즘 봉덕이 낮잠자는 곳이다! 작약이 만발했고 하얀찔레꽃 향기가 넘쳐나서 눈도 즐겁고 코도 흥그럽고~ 요즘 일하면서도 눈길 가는 곳마다 이쁜 꽃들이 피어있어서 한눈을 자꾸 팔게된다나... 요며칠 뭔 일을 했노~ 하나하나 짚어보면 늘 바쁘긴 했네그랴... 나무꾼은 예초기로 여기저기 풀깍느라 땀에 흠뻑 젖어지내고... 산녀는 자잘한 밭들 순시순찰하고 댕기고~ 아침저녁 ..

산골통신 2022.05.19

원시적으로~

도시처자들과 이런저런 밭일을 마치고 들어와 한데 아궁이에 불피워 솥뚜껑삼겹살을 궈먹었다. 한나절 일을 한 뒤라 피곤도 하고 배도 고프고~ 서둘러 솔갈비 듬뿍 넣어가며 장작불 때서 불판을 달궜다나!!! 그 좋은 조리 도구 다 냅두고 집안도 아닌 마당에서 저리 원시적으로 해먹어야 되는 이유는 뭘까나?! ㅎㅎ 기어이 고기 다 궈먹고 끝판에 라면까지 끓여묵었다. 긴 쇠꼬챙이에 샤브샤브용 냄비를 걸어 불 위에 올려서 그야말로 미국 서부영화에서 보던 식으로... 이거 되나 안되나 해보자~ 흠흠 된다 된다~ 불땀이 좋으니 금방 끓는다! 숯불에 하는 것보다 훨 낫네!!! 앞으론 이렇게 해묵자구!!! 담너머에서 누가 이러고 있는 꼴을 보면 기맥혀 웃지 않을까 싶네~ 그래도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열심 궈먹고 끓여묵었다는~ ..

산골통신 2022.05.15

눈이 부시게~

요즘 그저 눈이 부시게~ 입은 벙글~ 그러고 댕긴다. 마당에 온갖 꽃들이 마구마구 피어나서 눈을 한군데 둘 수가 없다. 작약이 드디어 피기 시작해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고 샤스타데이지가 마당 구석구석에서 피어나고 로벨리아 안개초 클레마티스 참으아리 금낭화 타래붓꽃 해당화 찔레꽃 등등~ 텃밭에는 배추꽃 삼동추꽃이 피어있어서 노랑노랑~ 나무꾼이 찍은 사진들이다. 요즘 열심이다! 산녀는 눈으로 보기 바빠서 사진 찍을 새가 없다. 상당 연못가에도 노랑 창포꽃들과 보라 아이리스들이 난리난리~ 분홍병꽃나무와 불두화가 만발~ 빨간 벤취에 앉아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래도 일은 해야하지~ 바구니 그득그득 완전 늦은 산나물 채취~ 참깨모종 8판 심고 북주기~ 총 10고랑! 이제 남은 12고랑엔 메주콩 심으면 ..

산골통신 2022.05.15

저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온통 풀떼기 밥상을 차려놓고 뭔가 미안시러워서리~ 청란 달걀후라이에 삼겹살 한접시 얹었다. 그리고 금방 한 밥에 청국장 한그릇씩~ 첨엔 안 묵겠다고 밥이 많다고 막 덜어놓던 사람들이 나중 보니 남은 밥이 없더라는... 그리 오고싶어 야단야단을 하면서 날을 잡아서 여럿이 왔는데... 늦은 산나물을 뜯게 하라고 이야기를 누누이 했건만 홀라당 까묵은 나무꾼 덕에 전달이 안되어 쑥만 열심히 뜯어가셨다는... 이제 산나물은 철이 끝났다. 내년 봄을 기약해야한다는... 그게 좀 아쉬워서 정구지랑 아스파라거스랑 방아잎이랑 상추랑 뜯어드렸다. 아스파라거스를 처음 본지라 막 신기해하며 뜯기 체험을 했다는 ㅎㅎㅎ 사진 속 밥상에 청국장이랑 삼겹살 달걀후라이를 얹으니 쪼매 먹을만해졌다. 맛난 팥시루떡도 한접시 올리고~ 시간..

산골통신 2022.05.10

뭐든 갖다 심기~

하여튼 뭐든 갖다 심어야 된다. 안그러면 풀치느라 몇배로 생고생하지. 뭐든 심으면 그 주변은 수시로 풀을 정리할 이유가 생기고 눈길이 가서 슬금슬금 정리가 된다. 어제는 꽃양귀비 4판과 이름모를 꽃모종들 4판을 갖다 심었다. 그곳은 일오재 뒤안 비탈인데 뭐 안 심어도 뉘 뭐라 안 할 풀밭이다. 근데 사람 맘이 희한한게 아무것도 안 심어진 곳을 풀관리하자면 사서하는 쓸데없는 생고생인듯하고 뭐든 심어진 곳을 풀관리하자면 의미있는 보람있는 노동이 되는... 좀 간사하다할까 ㅎㅎㅎ 뭐 하여튼 그동안 모아둔 묘목들과 수시로 뿌려둔 꽃모종판들을 싣고 가서 심고 또 심고 했다. 나무꾼이 괭이로 죽죽 터를 닦아나가면 산녀가 모종들을 줄줄이 묻어나갔다. 그걸본 어제 온 손님들이 참 대단하다고... 볼때마다 놀란다고.....

산골통신 2022.05.10

풀밭이여~ 뭐여?!

집을 나서면 80평 남짓의 작은 텃밭과 비닐하우스가 있고 좀더 올라가면 언덕밭이라는 고만고만한 밭이 하나 있고 거기서 더 기어올라가면 닭집과 그비슷한 크기의 밭이 하나 있다. 산녀가 자잘한 텃밭이라고 부르는 세군데 밭이다. 집옆 텃밭에는 정구지와 루꼴라 토마토 오이 상추 깻잎 딸기 등등이 자라고 있고 비닐하우스 안에는 오만잡동사니 모종들과 삽목둥이들과 고추 80여 포기가 살고 있다. 언덕밭에는 두메부추와 애호박 조롱박 멧돌호박하고 더덕 도라지 부지깽이나물 달래 곰취 곤달비 방풍 참취 눈개승마 참나물 강낭콩 완두콩 생강 등등이 살고 있다. 그 위 닭집 앞 밭에는 현재 정구지 당귀 더덕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쪽파 대파 고수 모듬상추 등등이 자라고 있고 곧 열무와 아욱 알타리가 파종이 될 예정이다. 당근 파슬리..

산골통신 2022.05.07

봉덕이 꼬라지~

어제 복실이랑 한판 붙을때 산녀가 호스로 물 뿌려서 봉덕이 꼬라지가 저래 되어버렸다. 아무리 물을 뿌려도 안되어서 발로 막 걷어차서 둘을 떼어냈다. 상당에서 한나절 잘 놀고 내려오는 길에 복실이랑 한판 붙어서 그런가 집에 오자마자 저래 뻗드라~ ㅎㅎ 복실이네 아저씨는 좀 사람이 희한해서 개를 왜 키우는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첨엔 좋아서 애지중지하다가 금방 싫증을 내서 여기저기 막 나눠줘버린다나... 이번 복실이도 진돗개가 키우고 싶어 데려와놓고 금방 싫증이 났는지 우리보고 데려다 키우라고... 산녀가 미운털 두개째 박아놓고 있는 중이다. 하나 더 박는 날이 삼진아웃이여!!! 상당은 온통 초록이다. 연못 물 색깔조차 초록이다. 아이리스가 피어오르고 불두화와 붉은긴병꽃이 피기 시작한다. 연못가 빨간 벤..

산골통신 2022.05.06

고추밭 물주기~

관주시설을 제대로 하면 까짓 일 없는데 해마다 구찮아서 저리 원시적으로 물을 준다. 가운데 고랑 중간쯤 비닐 속에 뱀 한 마리 들앉아있다. 아까 물 주는데 뭐가 스르르... 안 죽이고 내쫓으려고 했는데 비닐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놓쳤다... 유혈목이 화사다. 물 주는 내내 신경쓰이긴 했어도 쟈들이 쫓아와 덤비진 않으니까... 조심하는 수밖에... 나중에 만나면 너 주금이야! 가라고 했을때 나갔으면 좋았잖아. 물 다 주고 양수펌프 모터 전기 끄러 가다가 불두화 나무 그늘 아래 똬리 틀고 앉은 독사 한 마리~ 그냥 본능적으로 암생각없이 갖고 있던 괭이로 내리쳐 죽였다! 아까 놓친 뱀때문에 두번 생각 안 한듯... 나무꾼에게 이야기하니 전에 놓친 그놈같다며... 잘 잡았다고 그러네... 독사는 어쩔 수 ..

산골통신 2022.05.05

그냥 놀았다...

오늘 분명 옥수수 두판 모종하기로 했는데 아침 먹다가 급취소~ 그랴 아직 옥수수 급한 거 아니지~ 까이꺼 두판 금방 심어~ 비소식 있걸랑 그때 후딱 심으면 될거여~ 이럼서 나무꾼이랑 두런두런 오늘은 뭘 할까 궁리를 했다... 뭐 할 일은 많아~ 쌔고 쌨어~ 하지만 그 때가 있잖여.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이 있고 미뤄도 될 일이 있고 그렇잖여~ 고추밭 일은 또 하루 날 잡아서 하면 되니까 미뤄놓고~ 아쉬람터밭에도 감자북 줬으니까 또 미뤄놓고 이런저런 자잘한 집 주변 텃밭도 그리 급한 건 없어보이고~ ( 그게 거시기 거기도 어설퍼서 여기저기 손을 좀 봐야하지만 까이꺼 화급을 다투는 일이거나 오늘 당장 안 하면 큰일 나는 건 아니라 뭐 그런 야그 ㅎㅎㅎ) 아침에 휘휘 돌아보면서 쌈채소랑 루꼴라랑 겉절이용으로 한..

산골통신 202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