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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인가 나물인가...

잡초라 하면 잡초요 나물이라 하면 나물이 되는 풀들 중에 참비름 쇠비름이 있다. 어제 해거름에 겨우 기어나갔다. 산골이웃들은 세시만 넘으면 들에 일하러 나가시더라구~ 세상에... 산녀는 겨우겨우 서산에 해가 기우뚱해질 무렵에야 나갈 엄두를 내는디... 어린 댖파밭에 저 풀들 좀 보소! 뭘 심었는지 밭 쥔장만 알아볼 수 있어! 그리고 누가 주인공인지... 대파여? 참비름이여? 마치 참비름밭이라 해도 좋을~ 어쩜 저리 잘 났을꼬!!! 사정 안 보고 막 쥐어뽑다가 아이들이 비름나물 좋아한다고 해서 주섬주섬 바구니를 갖다 담았다. 이렇게 되면 잡초가 아니라 나물이 되는게지! 실은 정구지밭 바랭이하고 방동사니를 뽑다가 그만 성질이 나서리... 죄다 부추낫으로 베어버리려고~ 또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구... 꽃..

산골통신 2022.08.04

풀아 풀아...

늘 그렇지 뭐... 작년엔 양손 전지가위를 들고 산녀가 직접 깎았었다. 해봤자 표도 안 나는 일을... 나무꾼이 원체 공사다망하신지라 예초기를 때로 돌린다한들 제때 못해서... 산녀가 호미들고 낫들고 전지가위들고 설쳐봤지만 돌아오는 건 에구구 허리야 다리야... 정형외과행이더라... 예초기를 작동할 줄 알지만 그또한 위험하고... 잔디깍기 기계를 비싸더라도 사려했지만 이 작은 마당 하나 깍자고... 그리고 평평하지도 않아서 기계는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올해는 눈 딱감고 이른 봄 호미로 잡풀만 뽑아주고 외면했다. 호랭이 새끼치던 말던~ 뱀들이 구불구불 기어들어오던 말던... 두 마리나 잡아족쳐 던져버렸지마는 내눈에만 띄지 마라~ 뭐 이러고 산다. 나무꾼왈~ 그래도 저번처럼 무성하진 않잖아~ 그러고는 먼길 ..

산골통신 2022.08.03

옥수수 파튀~

옥수수밭 열고랑~ 더 심을 수도 있었으나 후일감당 후환이 두려워 더 못 심었었지. 옥수수밭에서 길을 잃으면 못 나온다는 그 말을 이젠 알겠더라... 하늘도 안 보이고 전후좌우 꽉 막히더라~ 도시처자들은 옥수수를 따내고 산녀는 따낸 것들을 나르고 나무꾼은 다 따낸 옥수수대를 낫으로 일일이 쳐눞혀나갔다. 저기 보이는 옥수수대는 못 쳤지 아마... 무더위에 나무꾼이 지쳐 반만 치고 물러섰거든... 뭐 그거야 급한 거 아니니까~ 옥수수밭 한가운데 쳐들어와 다 쓰러뜨려놓고 야금야금 잡수시던 오소리들~ 이제 니들 파튀는 끝났다! 먹어도 엥간히 먹어치워야지~ 이건 우리가 다 가져갈게~ 오늘 밤 와서 어리둥절 놀래지는 말어라~ 운반차 하나 그득~ 큰놈도 작은놈도 하나같이 알이 잘 차서 하나 버릴 것이 없었더라... 영..

산골통신 2022.08.02

간병...

대신 아파줄 수도 없는 간병인의 입장은... 때로 숨이 막힌다. 약의 부작용인가 싶어 끊어봤지만 아픈건 여전... 나무꾼은 벌써 며칠째 자리보전 중이다. 입맛이 없어 겨우 밥을 먹으니 좋아하는 해산물로 죽이라도 해줘봤지만 매일 죽만 먹을 순 없고.. 오늘도 한끼 겨우 먹고 한끼 건너뛰고 한끼는 대충... 내일은 병원에 가서 링거라도 맞게 해야하려나... 말을 안 들어... 참말로! 당신 몸이 그러하니 우울하고 자는잠에 갔으면 싶다하고... 그러는 면전에서 그런건 나도 가끔 그러우~ 지금 아파서 그러는거니까 그런 생각에 끄달려가지 마시우! 진통제 두알 먹게하고 잠이라도 좀 잘 자라했다. 아픈 몸 본인이 더 괴롭겠지! 간병하는 이는 마음만 힘들지 뭐... 지난 세월 늘 익숙한 풍경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산골통신 2022.08.01

더위 위험...

아... 이거구나! 고추 고랑 여섯개| 두 고랑씩 마주 따나가다가 마지막 고랑 반을 남겨두고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드러났다. 고추그늘에 의지해서 따다가 그예 무자비한 햇살에 노출... 그래도 겨우 반고랑만 더 따면 되니까 서둘렀다. 내리쬐는 햇살... 그것도 비닐하우스 안... 위험을 느낀다. 사람이 이러다 쓰러지는 거구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무식하게 고추를 막 거칠게 잡아땄다. 언제 다시 와서 이거 조금 남은거 따냐... 어여 서둘러서 따고 탈출하자! 총 여덟 바구니! 올해 고추 작황이 반토막이 났다! 고추에 구멍 빵빵 내놓는 벌레가 다 먹어치웠다. 헐떡거리는 상태로 고추들은 운반차에 내동댕이치고 서둘러 농막으로 쫓아올라갔다. 이럴때 필요한 건 물! 그 전에 포카리스웨트 한 병을 들이켰다. 허덕거리..

산골통신 2022.07.29

풀은 풀이다.

집 가까이 있는 텃밭 세 군데~ 가히 기막힌 풀밭이 되었더라~ 그게 그러니까 단 며칠만에 그리 되더라구... 비가 질금질금 몇차례 오고 햇살 쨍쨍~ 반복을 몇번 하더니만~ 작물들도 자라지만 풀들이 더 잘 자라던걸?! 그 중에 바랭이 독새풀 방동사니 강아지풀 쇠비름 참비름 그리고 이름까묵은 풀 등등~ 자아 시작을 해봅세! 그러니까 어제 일이다! 칼호미를 들고 덤볐는데 나중엔 열손구락으로 하고 있더라~ 덥다! 땀이 소낙비오듯~ 그래도 지금 아침 시간에 못하면 대낮엔 주금이야! 흙이 젖어있는 상태라 풀이 잘 뽑힌다. 호미로도 긁히지 않고 낫질도 잘 안 먹힌다. 그저 내 양손이 최고의 연장이다! 오늘은 맨 위의 텃밭~ 내일은 언덕밭~ 모레는 집 뒤안의 텃밭! 계획은 그리 널널하게 세웠지! 흠... 하다보니 금방..

산골통신 2022.07.26

아침부터 한바탕~

비얌 한 마리 골로 보내다. 닭모이를 주려고 푸대를 연 순간~ 그 안에 똬리틀고 앉은 비얌 한 마리... 항시 조심조심하며 다닐 땐 눈에 안 띈다. 무심히 뭘 하다가 만나는 일이 더 많지. 오늘이 그러했다. 닭모이로 사용하는 헌나락푸대가 있는데 설마 그 안에 뱀이 있을리가... 상상을 하나그래... 흠칫 놀래기는 했어도 지놈하고 나하고 사정거리가 있으니까 바로 괭이를 하나 집어들고 그놈이랑 숨바꼭질을 했다. 아무리 속으로 겨들어가본들~ 푸대 안이야! 기어이 끄집어내어 동강을 내어 내다버렸다. 살생유택! 내 너를 그냥 보낼 수도 있지만 여기는 내 영역이고 내 삶의 터전이야! 이젠 일상다반사로 크게 놀래지도 않고 그냥 잡초 뽑아던지듯... 내 어찌 이리 변했을꺼나... 참 이 산골에 산 뒤로... 뭐 그건 ..

산골통신 2022.07.25

좋아~ 계획을 바꿨어!

하루에도 몇번씩 까라지고 일어나고 하는 심신을 데리고 살기가 버거워서... 뭐가 문제인고 싶어 나름 툴툴거리다가... 너무 잘하려고 그런거 아닌가? 너무 남들과 같이 또는 더 좋게 살려고 그러는거 아녀? 고로 비교인게야... 비교 안한다고 작심을 해도 눈에 뵈는게 다 그렇고 그런지라 아니할 수 없는건거벼~ 머리하고 맘하고 따로국밥이니께! 풀밭 만들어놓은 밭들이야 제초제 안 치는 이상 어쩔 수 없고! 산식구들이 밤마다 야식 파튀를 벌리는 것도 우예 막을겨! 그래도 오늘 상당 고추비닐하우스 올라가서 고랑고랑 풀뽑고 물주고 왔잖여~ 아이구 그것도 큰 일 한겨!!! 비록 고추작황은 반타작이지만... 다음주 정도에 첫물 고추 딸 수 있겠더라마는... 기대를 안 하려고... 해마다 첫물을 열여섯에서 열여덟 바구니를..

산골통신 2022.07.22

핑계가 좋다~

음~ 비가 하루종일 뿌리니 그냥 핑계 좋다하고 죙일 소파에 들러붙어 살았다. 아침하고 저녁에닭집이랑 이밭저밭 휘리릭~ 둘러보기만 하고~ 뭐 손 쓸 수 있는게 없어서 그냥 보고 내려왔지 뭐~ 무료하고 심심하고 해서 티비를 키고 간만에~ 한국기행 세계테마기행 걸어서세상속으로 다큐집 극한직업 한꺼번에 몰아서 봤다! 어쩌면 거기 나오는 집구석들은 그리 깨끗하고 이쁘고 멋지며~ 다들 그리 재주도 많고 돈도 많고 부지런하고~ 마당들은 어쩜 그리 정갈하고 잘 해놨는지 시기 질투 부러움 등등... 에라~ 못 보것다! 꺼버렸네~ 투스카니의 태양이라고 이혼한 미국여자가 이탈리아 여행갔다가 오래된 시골저택 하나 사서 고쳐가며 사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 영화를 한 편 보다가 스르르 잠들었다. 재미가 없었나벼... 잠결에 ..

산골통신 2022.07.21

풀하고 전쟁에서... 꼼수!

가만가만 생각해본다. 아까 일오재 들러서 연화분에 물 보충시켜주고 내처 올라가 아쉬람터 고구마밭 콩밭 옥수수밭 깨밭 등등을 둘러봤지.. 흠... 고라니 흔적이 여기저기... 똥도 마이 싸놓고 발자국이 어지러이... 도데체 사방 울타리망을 쳤는데 어디로 들어가는겨?! 이거 고구마 얻어묵을 수 있으려나?! 옥수수는 이제 따면 되려나 하고 딜다보니 허걱! 멧돼지님께서 댕겨가셨네!!! 온통 자빠뜨려놓고 잡수셨어!!! 힝... 의기소침... 털털거리고 내려오다가 불끈! 분기탱천~ 다시 겨올라가 울타리망을 한바퀴 돌면서 손을 봤다! 노각오이덤불이 타고 올라가 낮춰진 곳도 일일이 걷어내가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마치 한바탕 쌈박질 한 사람 모냥... 내려오다 만난 희득이할매가 뭘하고 왔길래 그리 얼굴이 벌겋냐..

산골통신 2022.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