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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설거지

밤새 비가 안 오고 낮에 햇살이 조금 비쳤다. 날이 흐리긴 했어도 이정도만 해도 좋은 날씨라 할~ 헐헐헐... 뭐 봐줄 수 있지 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 흘러 닦기 바쁘지만 모처럼의 개인 날씨에 반색~ 이런날 일을 좀 해야지~ 일다운 일!!! 마당에 널브러둔 삼동추 무더기를 타작해서 씨앗을 갈무리했다. 엄청나게 늦은 타작이여... ㅎㅎㅎ 그간 안하고 버려두다시피한거라... 얼마 안 있으면 가을 파종 들어가야하는데~ 말이지... 가슴에 손얹고 반성해야혀... 그래도 바짝 말라서 방망이로 탁탁 치니 씨알은 잘 떨어지더라.. 체로 걸러내어 일단 담아놓고~ 한달여 비가 추적거리고 폭우 간간이 쏟아지고 하는 바람에 헛간이 난리가 났다. 예전 소외양간으로 쓰던 곳인데 이젠 소를 안 키우니 헛간으로 쓰고..

산골통신 2020.08.04

잠깐의 무지개

주구장창 흐리고 비오고 또 흐리고 비오고 하는 그 와중에 잠깐 뒷산 하늘이 말게지더니 산위에 해가 드리워졌다. 흐음... 이제 좀 개려나... 하고 봉덕이 데리고 산길 들길 물길 닥치고 걷던 중... 무심코 바라본 마을 뒷산 하늘... 무지개 떴당!!! 바로 우리 산밭 위 하늘에... 한참을 바라보고 찍고 하다보니 어느새 사라져버린... 이 무지개를 본 사람 얼마 안 될겨... 이짝지역 호우주의보 경보 숱하게 내리더니 어젯밤 잠잠했다. 나무꾼이 지붕 위에 올라가 급한대로 우레탄폼을 쏘아 의심가는 틈새를 막긴 했는데 임시방편이고... 조만간 대대적인 수리를 해야한다. 잠깐 비가 뿌리더니 또다시 잠잠... 오늘 하루종일 그럴듯... 잠깐 잠잠한 아침나절에 산골 이웃들은 오미자밭 고추밭에 때는 이때다 하고 약..

산골통신 2020.08.03

90년만의 폭우랴...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잤으... 새벽에 뭔 소리에 깼는데 우와... 천둥 번개 빗소리... 장난아니더만... 할말을 잃었으!!! 비 그치면 수리하기로 한 건넌방 비 새는거... 낙수 오케스트라 저리가라네~ 양푼 다라 곰솥까지 동원하고 수건 걸레 모조리 깔고 수시로 닦아내고... 양푼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있나그래... 그냥 뜬눈으로... 잔듯만듯... 해 밝아오자 부랴부랴 괭이 하나 집어들고 한바퀴 휘휘 돌려고 마당에 나섰는데... 저게 뭐냐?! 뭐가 이상혀!!! 마당 울타리삼아 개나리 세 그루 둘러쳐 심은 곳이 푹 꺼졌다!!! 마치 싱크홀처럼... 그 속에 도랑이 만들어져 물이 흐르고... 그 옆 돌축대는 군데군데 패여나가있고... 하도 기맥혀 어버버... 그냥 보고 서있었다! 그래도 ..

산골통신 2020.07.30

또 비가...

딱 일 못할 정도로만 비가 내린다. 오늘 뭔 일을 했는가?! 어제 딴 첫물 고추 씻어 건져 건조기에 넣는 일... 그 외엔 어정어정거리며 이리 저리 돌아댕기는 것만 했다. 이래서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 했나보다. 마당 화분들 이리저리 위치 이동 좀 해주고 아기냥이들이 개구져서 화분 위에 올라가 노는 바람에 걸구치는 화분들을 한갓진 데로 옮겨놨다. 타래붓꽃이 어마무시하게 덩치가 커지고 이 비에 축축 늘어져서 방티연못이 가려져 안 뵈더라구... 그건 안되지 싶어 초록색 전깃줄 남은 것을 가져다가 늘어진 잎들 다 거둬모아 묶어버렸더니 션하더라~ 졸지에 아기냥이들 숨바꼭질 하는 장소가 훤하게 되어버려 어리둥절~ ㅎㅎ 아기냥이들 노는 걸 보면 마치 이 집에 서너살 아기들 여럿이 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엄청..

산골통신 2020.07.27

두번째 병아리와 첫물 고추

다음주 또 비가 퍼붓는다하니 더는 미룰 수가 없어 첫물 고추를 따기로 했다. 아직 좀 이르긴 하지만 하늘하는 양을 보니 어이할 수가 없네... 산골 이웃들도 서둘러 고추를 따고 네번째 줄을 매주느라고 하루종일 고추밭에서 살더라. 간간이 병이 왔다고 한탄을 하면서... 탄저병 외에는 다른 병이 안 와서 그나마 고추가 깨끗했다. 나무꾼이 두 고랑씩 맡아 따나가고 산녀는 네번째 줄을 매나갔다. 비를 맞아 무거운채 축축 늘어진 고추 줄기들을 일일이 걷어올려가며 줄을 매줬다. 가지가 꺽어지기도 하고 고추들이 떨어지기도 하고... 작은 손해는 감수하며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과감히 고추대궁을 세우고 묶고 했다. 다행히 오후 잠깐 비가 그쳐줘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응달말 장등 아지매는 고추밭하고 참깨밭에 영양제를..

산골통신 2020.07.26

잠시 비 그친...

아침 부지런히 해먹고 나무꾼과 산녀는 고추밭으로 출동... 비는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리지만 어쩔겨... 우비는 집어치우고... 그냥 작업복 허드레 옷으로 갈아입고 밀짚모자 눌러쓰고... 산녀가 쓰러진 고추대궁 걷어올려 고추말목을 잡고 있으면 나무꾼이 쇠망치로 때려박고 고추줄기들을 대충 걷어올려 줄로 붙들어매고... 미처 못하고 냅둔 세고랑을 둘이 비를 맞으며 해치웠다. 땅이 철벅거릴 정도로 비는 그칠 기미가 안 보이고... 괭이로 물길을 일일이 잡아 밭고랑 물이 잘 빠지게 해놓았다. 푸대를 들고와 군데군데 병든 고추들을 따내어 갖다 버리고... 일단 한바탕 손을 봐주고 들어와... 비 맞은 상태로 있을 순 없어 싹 갈아입고 씻고 그대로 뻗었다... 비는 오후에 잠깐 그치더라... 잠시지만 파란 하늘이 조..

산골통신 2020.07.25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고추는 3분의 1이 자빠졌다. 탄저도 전체적으로 드문드문 번지긴 했는데 두고봐야하겠고... 일단 붉은 고추들은 따기로 했다. 건질 수 있는 건 건져야지... 우비 떨쳐입고 쇠망치 찾다가 없어서 자루없는 도끼날 하나 줒어들고 고추끈뭉치 허리에 둘러메고 칼하나 주머니에 넣고 고추밭 정리하러 갔다왔다. 우비를 입으나 안 입으나 속에 입은 옷은 땀에 다 젖어있더만... 앞으론 우비 안 입고 가야것어... 고랑 전체가 쓰러진 세고랑은 혼자서는 안 되는지라 냅두고 나머지 군데군데 애들만 수습해서 세우고 말목 때려박고 또 전체적으로 예방용으로 말목을 몇번씩 더 때려박아줬다. 사흘째 비가 멈춤없이 내리고 또 내린다... 다음주까지 이렇게 내리면 고추는 없다고 봐야한다... 맘을 내려났다... 유난히 고추작황이 좋더라니..

산골통신 2020.07.24

풀밭인지 꽃밭인지...

산밭에 참말이지 오랜만에 올라가봤다. 한 열흘 가까이 안 갔지 아마... 왜 그랬는지는 뭐 이것저것 이유를 대려면 댈 순 있겠지만...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갔다는게 가장 맞을거여... 집에서 멀면 그만치 잘 안 가게 되더라구... 그리고 날이 덥고 습하고 비가 오고 어쩌고저쩌고... 역시 문전옥답이 최고인거여... 뭐 그나마도 가끔은 풀밭을 만들기도 하지만~ ㅎㅎ 역시나 사람은 재주가 있어야 하고 주변정리며 규모있게 살림을 꾸려가는 능력이 필요한데 산녀에겐 그런게 참말이지 많이 부족혀... 살림엔 젬병이고 꽃밭 가꾸는 것도 중구난방 거의 방치 수준이다... 간만에 올라가본 산밭은 광활한 풀밭 ㅎㅎㅎ 그 가운데 꽃밭은 풀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꽃들 덕분에 그나마 그곳이 꽃밭이라는 걸 알 수 있었..

산골통신 2020.07.21

온통 여름꽃...

우후죽순! 말 그대로!!! 풀은 기세등등~ 한차례 풀을 긁고 뽑고 베고 치고 등등 온갖 방법으로 정리를 한 다음에사 밭이고 마당이고 봐줄만 하더라... 아침에 한바탕 비가 쏟아진 다음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웃 아지매는 노란 우비를 아래위 떨쳐입고 콩밭에 엎드려있더라. 비가 하도 자주오니 콩들이 션찮은가벼... 병아리들 잘 있나 닭집에 둘러보고 모이 물 챙기주고 나온다. 텃밭에 들러 오이 몇개 깻잎 한줌 배추 두어 포기 담아서 아침거리로 챙기고 토마토 몇 알 챙기고 풋고추 좀 따고 상추 두어 포기 뜯고 그러면 아침거리는 충분하지~ 정구지는 일삼아 큰 전지가위가지고 죄다 이발을 해버렸다. 어차피 반찬 해놓은 것도 있고 더 벨 일이 없는데 그냥 냅두면 꽃대가 올라올 것 같아 그냥 싹 베어버렸다. 새로 올라..

산골통신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