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또 비가...

산골통신 2020. 7. 27. 22:19




딱 일 못할 정도로만 비가 내린다.

오늘 뭔 일을 했는가?! 어제 딴 첫물 고추 씻어 건져 건조기에 넣는 일...
그 외엔 어정어정거리며 이리 저리 돌아댕기는 것만 했다.
이래서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라 했나보다.

마당 화분들 이리저리 위치 이동 좀 해주고
아기냥이들이 개구져서 화분 위에 올라가 노는 바람에 걸구치는 화분들을 한갓진 데로 옮겨놨다.
타래붓꽃이 어마무시하게 덩치가 커지고 이 비에 축축 늘어져서 방티연못이 가려져 안 뵈더라구...
그건 안되지 싶어 초록색 전깃줄 남은 것을 가져다가 늘어진 잎들 다 거둬모아 묶어버렸더니 션하더라~
졸지에 아기냥이들 숨바꼭질 하는 장소가 훤하게 되어버려 어리둥절~ ㅎㅎ

아기냥이들 노는 걸 보면 마치 이 집에 서너살 아기들 여럿이 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엄청 날래고 개구지고 법석을 떨며 논다.
거기에 철 안든 봉덕이까지 가세해서리...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할 일들은 죄다 미뤄진채...
7월이 다 가려한다.

이제 곧 비 그치고 8월이 오면 쪽파 심을 준비 해야하고
김장 무 배추 파종할 밭을 장만해야한다.

대파모종은 이번 비에 꼿꼿이 대를 세워 자라고
부추는 꽃대가 올라왔다.
들깨 쑥갓은 다 자빠지고
바질은 꽃이 피었다.

부지깽이 참취가 꽃이 피려고 하고
곤달비 곰취는 노란 꽃이 피었다.

참나물은 다 사그라졌고
방풍이 씩씩하게 잎을 키운다.
곤드레는 기막힐 정도로 숲을 이뤄 자라고

산밭에 만들어둔 꽃밭에는 꽃들과 풀이 공생 중이다...
비가 그친 뒤라야 뭐라도 손을 더 대보지...

산밭 비탈엔 범부채가 요란하게 피어있다.

국화가 슬슬 몽우리를 맺는다.
가을이 코앞으로 닥치고 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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