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잤으...
새벽에 뭔 소리에 깼는데 우와...
천둥 번개 빗소리...
장난아니더만...
할말을 잃었으!!!
비 그치면 수리하기로 한 건넌방 비 새는거...
낙수 오케스트라 저리가라네~
양푼 다라 곰솥까지 동원하고 수건 걸레 모조리 깔고
수시로 닦아내고...
양푼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있나그래...
그냥 뜬눈으로... 잔듯만듯...
해 밝아오자 부랴부랴 괭이 하나 집어들고 한바퀴 휘휘 돌려고 마당에 나섰는데...
저게 뭐냐?!
뭐가 이상혀!!!
마당 울타리삼아 개나리 세 그루 둘러쳐 심은 곳이 푹 꺼졌다!!!
마치 싱크홀처럼...
그 속에 도랑이 만들어져 물이 흐르고...
그 옆 돌축대는 군데군데 패여나가있고...
하도 기맥혀 어버버... 그냥 보고 서있었다!
그래도 비는 그쳐가니 서둘러 다른 곳 살펴보러 나갔다.
할매집 웃채 아랫채 다 비가 새서 난리고
빈집이 되니 더 빨리 삭나보다...
닭집엔 이상없고
이밭 저밭 이상없고...
그 위로 주욱 올라가보니 산에서 내려오는 도랑 물 소리가 심상찮아...
하이고 난리구나...
도랑으로 흘러야 할 물들이 길로 흐르고 넘쳐 논으로 들어가
논을 도랑으로 만들어놨네!!!
우리 밭쪽 도랑에도 나뭇가지들이 쳐무져있어 물이 솟구치길래 어거지로 끌어내고 치우고 해서 그럭저럭 물은 빠지게 해놨다.
저 논 어쩌냐... 비만 오면 피해가 나고 올봄에 공사 알뜰히 해서 잘 다듬어놨는데...
다 망쳐놨네!!!
저 논주인 저 꼴 보면 덧정없겠다!
할매할배 산소 이상없나 둘러보고 내처 내려와 고추밭 보니 그럭저럭 괜찮고
내처 두두두 내려가 냇가까지 가봤다.
무시무시한 물살이네!!!
저기 던져지면 살아나올 수 없겠네!
보뚝은 안 보이고 냇가 원형 그대로 황톳물이 넘쳐 흐른다.
저 위 가래쏘에서부터 주욱 내쳐보니 우와...
장마철엔 봇물이 필요없어 보를 닫아두는데 봇물길마다 물이 그득...
마침 지나가는 아지매 왈~
아까는 봇물이 역류했었다고...
그런 건 평생 첨 봤다고!
이장이 방송한다.
작물피해는 복구하고 농사 새로 지으면 되지만 인명피해는 나면 안되니 조심 또 조심하고 위험지역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피해사항 있으면 신고하라고...
90년만의 폭우라고...
내처 들로 산으로 내로 한바퀴 휘휘 돌고 들어왔다!
밥부터 묵고 힘내서 뭐 어쩌고 저쩌고 해보자!!!
£££¥¥¥$$$
라고 했는데
불시에 손님 들이닥친다고 연락 옴!!!
거기다가 더해서 매실액 60병 담아놓으라고...
울 나무꾼은 산녀가 철인삼종경기에 나서는 줄 알으...
못한다고도 안한다고도 안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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