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957

작은 텃밭...

밭 하나를 한 작물로 하기엔 밭이 너무 크고 그 수확물을 다 먹을 수도 없고 효율면에서 좀 아깝기에 집 주변 밭들을 전부 텃밭 식으로 바꾸었다. 멀리 있는 큰 밭들에 일년작물들과 양이 많은 작물들을 심기로 했다. 사실 집 주변 밭들은 오며가며 눈길 손길이 자주 가지만 먼데 밭은 일삼아 가보기 전에는 금방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구... 집 뒤 언덕에 산나물밭이라고 만든 밭도 산밭으로 죄다 옮기고 텃밭 식으로 바꿔야겠다. 일년 중 새순 돋는 봄에만 볼일이 있는 산나물들은 사실 좀 성가시다. 순을 뜯은 다음부터 풀관리가 장난아니여... 판단미스~ 그 밭을 정리한 다음 그곳에 올 겨울 마늘 양파를 심어야겠다. 그 다음엔 뭐를 할지 그때 가보고 결정하고... 이웃에서 씨마늘을 주길래 대여섯 접 매달아놨는..

산골통신 2020.09.26

아... 꽃무릇...

몇년에 걸쳐 꽃무릇을 캐서 산밭 나무 밑이나 경계에 심었었다. 그러곤 해마다 잎 돋아날 때 보고 꽃 필 때 보고 무심히 잊어먹었었지... 풀섶에서 어찌 살아갈까 걱정은 되었지만 거기까지 일손이 미처 못 가더라구... 무심한 쥔장 보란듯~ 잘 피어있었네... 존경시럽다... 식구를 엄청 불려서 꽃길을 만들었네. 주변 잡목들을 쳐주고 햇살이 좀 들게 정리를 해줘야겠다. 산밭에 올라 내려다 보면 앞산이 아래로 또는 눈높이로 보인다. 그대로 하늘만 훤히 보이는 곳에 농막 하나 짓고 돌탑 쌓고 이런저런 산나물밭 꽃밭 만들고 주위에 나무들 심고... 여기저기 물이 나서 유공관 사다가 땅파서 묻느라고 공사다망이다. 여긴 산말랭이까지 물이 난다. 예전에 화전민들도 논을 해먹었을 정도로... 물길을 돌리고 하느라 여기저..

산골통신 2020.09.25

참으로 오랜만에~

텃밭에 나가 일다운 일을 했다. 그간에는 동동거리면서 딱 필요한 일만 하고 후딱 겨들어오기 바빴는데 오늘은 여유있게 텃밭 비닐하우스 안 아이들에게 물 뿌려주고 나물 사이사이 풀 좀 뽑아주고 벌레 있나 살펴주고 새싹 올라왔나 화분들마다 들여다봐주고 등등... 배추는 벌레들이 많이 안 끼었는지 이겨내고 있고 시험삼아 모종판에 씨를 부어 키워서 모종을 한 무싹은 잘 자라고 있다. 솎아먹어도 되고 그대로 키워도 되고... 뿌린 적 없는 고들빼기가 싹이 터 자라길래 냅뒀더니 저리 자랐다. 뽑아서 김치담으면 한동안 잘 먹겠네. 당귀도 순이 제법 올라오고 백일홍 가지를 몇개 삽목해두고 잊어버렸는데 서너 그루가 꽃을 피웠더라 세상에나... 이쁘고 기특하고 고맙고... 연은 잎이 시들어 고개를 숙이고... 대궁을 잘라 ..

산골통신 2020.09.24

돌밥돌밥

내 일상은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또 돌아서면 밥 차린다는 뜻)’이다. 이야~ 참 사람들은 말을 잘 만들어낸다. 돌밥돌밥~ 바로 요즘 산녀 모습아니여?!?! 오늘 드뎌 산일꾼들이 떠났다. 추석 쇠고 다시 와서 나머지 하나를 마저 쌓는단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 말이 딱 맞다. 처음엔 조그마한 돌탑을 생각하고 주변 돌 가지고 쌓기 시작했는데 점점더 점점더 커지더니만~ 급기야 근처에 공사하러 온 포크레인 기사양반이 자기 야적장에 돌 종류별로 많다고 5톤 트럭으로 막 실어다 부어주는 바람에 일이 마구마구 커졌다!!! 그 양반이 불을 질렀으 ㅠㅠ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사나흘 일거리가 일주일이 되고 그게 보름이 넘어가버렸다나... 아직도 못 끝내고 일단 철수~ 돌밥돌..

산골통신 2020.09.23

조금 쉬어 가자...

연일 안팍으로 강행군이었다. 뉘 하라 한 사람도 없는데 왜 이리들 우리는 삼시세끼 밥 잘 먹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암튼 모를 일이다. 그네들이야 하고싶어 하고 목표가 있으니 그렇다 치는데 산녀는 아닌밤중에 날벼락이라... 그래도 묵묵히 또는 간간이 툴툴거리며 밥을 해대고 있다. 앞으로 이틀이면 두개 째 돌탑이 완성된다한다. 나머진 추석 지나고 2차전으로... 추석은 쇠야 하니께... 다들 지쳐서 저녁밥 먹자마자 골아떨어지는듯하다. 잠시잠시 여유가 생긴다. 이제와서...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그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산으로 갈 점심밥 바구니를 얼추 채워놓고 잠깐 쉴참이다. 어제 먹고 남은 된장수육 한덩이 썰어놓고 상추 풋고추 마늘 양파 썰어담고 양념된장 새우젓 조금씩 담고 열무겉절이에 파김치..

산골통신 2020.09.22

그래도 하루가 간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라는 말이 있듯이 하루하루 흘러간다... 열흘넘게 돌탑일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산녀는 정짓간에서 헤어날 수가 없더라~ 간간이 하루이틀은 비가 오락가락하고 또 그러다 하루이틀은 말짱한 파란 가을 하늘을 보여주고 날씨가 호랑이와 여우가 왔다리갔다리 노닐다 가는듯하더라~ 맑은 날씨가 여엉 적응이 안 되어 하늘을 희한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매일 같은 일상이다보니 다른 일들을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여름꽃들 정리해주고 가을꽃들 드러나게 해줘야하는데 그냥저냥 지들 알아서 스러지고 피어나고 한다. 마당 흙 돋우는 공사는 아직도 그대로 널브러져 있다. 삽질할 일꾼들이 모조리 산에 일하러 가서리... 날이 아침저녁 추워서 보일러를 가동 시켰다. 아궁이 불 때는 건 할 시간도 없거니와..

산골통신 2020.09.21

요즘 하는 일이...

삼시세끼 밥상 차리는 일이다. 다른 일은 뭐 도무지 할 수가 없다. 짬짬이 손을 대보려고 해도 금방 도로 정짓간으로 들어가야 하니... 아침 점심 저녁 준비에 완전 올인이다. 조리하고 차리고 먹고 치우고 하는데 한 끼니당 걸리는 시간이 3시간 정도... 세번이니 하루에 9시간 꼬박... 밥 먹을 때 외엔 노상 서서 종종거리며 해야하니 하루에 9시간을 서 있다고 보면 되는거다. 이건 농사일 보다 더 고된 일이다. 산녀보고 식당하면 좋겠다고 옆에서 자꾸 쑤시는 인간들이 몇 있는데 달랑 몇 사람 밥상 차리는 일도 이러한데 수십 수백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식사를 매일매일 감당하라고?! 오우 노!!! 절대 사양하겠어!!! 오늘로 일주일째 삼시세끼 차리는데 기맥히더라구... 그냥 우리 식구 먹을 거면 대충 이러구 ..

산골통신 2020.09.16

삼시세끼 밥상 차리기~

오늘로 5일째... 어제는 마당에서 숯불구이 해묵자고 해서리~ 손님이 또 한 분 오신다해서 겸사겸사~ 이제는 눈 감고도 밥상 차리는 건 선수가 되어버렸다. 재료만 조달되면 뭐든 뚝딱거려 차려나간다. 늘 정해져 있는 반찬들이라 ㅎㅎㅎ 김치 정구지무침 깻잎장아찌 달래무침 양념장 새우젓 각종 쌈채소 마늘 고추 등등~ 이거 말곤 없으요! 주는대로 먹으요!!! 석등 불 밝혀 탁자 길게 놓고 그릴에 숯불 피워 삼겹살 굽고 된장수육 한 접시 삶아놓고~ 둘러앉아 먹었다. 막판에 빗방울이 좀 떨어져 파장했지마는~ 그래도 배불리 먹고 마시고 떠들고 잘 놀았다. 마당냥이들하고 봉덕이도 배불리 얻어묵고 놀러가고~ 두루두루... 사람은 먹고 살아야하는 거지... 하루 안 먹어봐라... 배고픔에 기력이 생기나... 돌탑을 쌓아주..

산골통신 2020.09.13

꽃무릇 상사화

무심코 지나가다가 쑤욱 올라온 게 꽃대 같으... 그래 자세히 딜다봤더니 아이구야 너였구나... 벌써 9월이라고 올라왔구나!!! 처음엔 분홍 상사화인줄 알고 다 늦게 뭔일이랴~ 철을 잊었나벼' 그랬는데 자세 보니 석산 꽃무릇 상사화였어!!! 모두 산밭으로 이사를 시켰는데 한 포기가 어찌 남아서 꽃대를 네송이나 올렸네! 내일은 산밭에 가봐야겠다... 거기 엄청 올라왔을텐데... 꽃들은 철따라 어김없이 피고 지고... 제 할 일 잘 하고 사는데~ 사람만이 징징거리며 하루하루 산다. 오후에 손님들 오셔서 저녁상 차려드리고... 반찬이라고 별거 없다. 삼겹살 좀 굽고 고등어자반 하나 굽고 청국장에 깻잎반찬 도토리묵 한 냄비 쑤어 썰어놓고 정구지콩가루찜 달래무침 김장김치 노각오이무침 끄읕!!! 남김없이 싹싹 비워..

산골통신 2020.09.09

큰 공사가 되어버렸다...

기나긴 장마에 폭우에 산에서 내려온 물이 도랑으로 못 내려가고 길로도 안 내려가고 그만 우리 비닐하우스를 그대로 통과하면서 마당으로 내려와... 그 물이 예정대로라면 기존 도랑이나 길로 흘러내려가야하는데 이웃이 몇년전에 그 도랑에 관을 묻고 덮어놔서 멘홀로 들어가는 물은 문제가 없지만 위로 흐르는 물은 어디로 가냔 말여!!! 그리고 그 도랑관이 바위에 눌렸는지 틈이 벌어져... 그 속으로 물이고 흙이고 다 쓸려내려가버렸다. 땅 속에서 일어난 상황... 알 도리가 있었나... 우리 마당 흙이 꺼지고 쓸려내려간 것이 저 도랑관이 깨진 때문이었다니 참 내... 졸지에 이 공사 원인이 우리탓이 아니고 이웃탓이 되어버린... 이웃은 별일 아니라고 그냥 대수롭지않게 관만 하나 더 사서 우리 마당에서 나오는 물을 빠..

산골통신 202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