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큰 공사가 되어버렸다...

산골통신 2020. 9. 9. 06:57










기나긴 장마에 폭우에 산에서 내려온 물이 도랑으로 못 내려가고 길로도 안 내려가고 그만 우리 비닐하우스를 그대로 통과하면서 마당으로 내려와...

그 물이 예정대로라면 기존 도랑이나 길로 흘러내려가야하는데
이웃이 몇년전에 그 도랑에 관을 묻고 덮어놔서 멘홀로 들어가는 물은 문제가 없지만 위로 흐르는 물은 어디로 가냔 말여!!!

그리고 그 도랑관이 바위에 눌렸는지 틈이 벌어져...
그 속으로 물이고 흙이고 다 쓸려내려가버렸다.
땅 속에서 일어난 상황... 알 도리가 있었나...

우리 마당 흙이 꺼지고 쓸려내려간 것이 저 도랑관이 깨진 때문이었다니 참 내...
졸지에 이 공사 원인이 우리탓이 아니고 이웃탓이 되어버린...

이웃은 별일 아니라고 그냥 대수롭지않게 관만 하나 더 사서 우리 마당에서 나오는 물을 빠져나가게 연결하면 되는 간단한 공사라고 그랬는데
막상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보니...
원인은 이웃이 묻어놓은 관이 깨져 벌어진 때문이었더라는...

그러니 이 공사가 갑자기 이웃공사가 되어버렸어...
바쁜 이웃이 일하러 가지도 못하고 붙들려 공사 마무리 진두지휘까지 해주고 가야했다나...
큰 고생 하셨다!!!
도랑에서 물은 계속 흐르지... 흙은 자꾸 쏟아져 내려오지...
세멘 멘홀을 묻어야하는데 관 사이즈가 안 맞아 드릴로 잘라야하지...
겨우겨우 봉합을 하고 묻었는데 이제 앞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야할텐데 걱정이다...

산에서 내려오는 저 물길을 돌려야 한다.
예로부터 물과 길은 막으면 안 되는거라 했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솟구치랴!!!
근데 저 물길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도랑을 막았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겨!!!
애초 원인이 된 그 곳에 공사를 하려고 세멘 다섯포와 브로크를 갖다놨다.

이 자리에 둑을 쌓으면 아무 권리도 없이 뭐라 할 이웃 개시키 한놈 있는데 만약 그런다면 한판 거하게 붙을 요량하고!!!

공사를 마무리하고 남은 흙을 붓고 이웃은 일하러 가고
이제 남은 일은 우리 마당 곳곳 꺼진 곳에 남은 흙을 붓고 메꾸는 일이 남았는데 보니 흙이 아주 많은겨!!!
그래 그 흙을 다 부어달라 했지 뭐~
흙욕심이 무럭무럭 나더라고...
저 흙들을 내가 삽으로 파서 구루마로 옮기려면 몇날며칠 삽질을 해도 저만치는 못할겨~ 암만!!!
포크레인 몇 바가지면 되는 일을... 기회는 이때다 싶었지 뭐~
그래서 도랑 묻고 남은 이웃집 밭흙 긁어낸 걸 모조리 우리 마당에 부어버렸다나~ ㅎㅎ
그 바람에 어린 회화나무 하나 작살나고 범부채 몇 포기 파묻히고...

아침부터 봉덕이 집 해체해서 옮기고 이런저런 공사할 자리 정리하고 또 공사하는데 거들고 하느라 하루종일 종종거렸더니 초저녁에 뻗어버렸다.

망할 달구시키들은 왜또 안 들어가고 엄한 곳으로 달아나고...
병아리시키들도 말 안 들어먹고... 한참 쫓아서 들여보내느라 땀빼고...
그 와중에도 매일매일 해야하는 일들은 어김없이 해야하고...

오늘 손님들이 오신다는데...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머리속이 안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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