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작은 텃밭...

산골통신 2020. 9. 26. 18:58
















밭 하나를 한 작물로 하기엔 밭이 너무 크고 그 수확물을 다 먹을 수도 없고 효율면에서 좀 아깝기에
집 주변 밭들을 전부 텃밭 식으로 바꾸었다.

멀리 있는 큰 밭들에 일년작물들과 양이 많은 작물들을 심기로 했다.

사실 집 주변 밭들은 오며가며 눈길 손길이 자주 가지만
먼데 밭은 일삼아 가보기 전에는 금방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구...

집 뒤 언덕에 산나물밭이라고 만든 밭도 산밭으로 죄다 옮기고 텃밭 식으로 바꿔야겠다.
일년 중 새순 돋는 봄에만 볼일이 있는 산나물들은 사실 좀 성가시다.
순을 뜯은 다음부터 풀관리가 장난아니여...
판단미스~

그 밭을 정리한 다음 그곳에 올 겨울 마늘 양파를 심어야겠다.
그 다음엔 뭐를 할지 그때 가보고 결정하고...
이웃에서 씨마늘을 주길래 대여섯 접 매달아놨는데 저거 김장에 쓰고도 남거든...
기존 사둔 마늘도 있고~

양파씨가 좀 비싼데 사먹나 심어먹나 그 값이 그 값이더라구...
그래서 양파는 조금만 심기로 했다.
마늘은 봄에 잎을 잘라먹을 수 있고 마늘쫑도 나오니까...

힘들다고 큰밭들을 묵히고 나무 심고 하다보니
자잘한 집 주변 밭들만 남았다.

산골 이웃들 농사짓는 걸 가끔 둘러보는데
올해부턴 그네들도 밭을 산녀처럼 텃밭 식으로 가꾸더라구...
전엔 팔아서 돈되는 작물들을 그득그득 심었는데 올해는 마치 주말농장처럼 ㅎㅎㅎ 산녀네 텃밭처럼 심었더라구...
올해 처음 그러시더만...
그랴... 다들 기력 딸리고 먹을 사람 없고 심어봤자 돈 안 되고하니...
점차 그리 되는겨...

마당 청소를 하면서 쓰레기들을 치우고 하다 문득 삽작거리 밖에 아기냥이 한 마리 뭔가 갖고 놀고 있더라구...
뭔고 내다보니 뱀이여~ 헐...
너불띠기 꽃뱀 화사라고 하는데 유혈목이라나... 뭐 여튼 이름도 많네. 독은 없다고 알려졌지만 어금니쪽에 독이 있어 깊게 물리면 죽을 수도 있단다.
어쨌든 뱀이잖아... 그것도 집 앞에... 안되지...
잡아서 멀리 풀섶에 내다 버렸다. 난들 잡고 싶겠냐고...
영역 안에는 들어오지 말란 말이야...

지나가던 이웃 오라비가 심상한듯~ 워낙 뱀을 많이 보니까...
너불띠기구만... 그거 독 별로 없으... 보면 놀래서 글치...
그러거나 말거나 우짤 수 없슈... 이미 잡았슈...

집둘레에 횟가루라도 뿌릴려고 주문해놨는데 아직 안 온다...
담뱃진을 좀 만들려고 손님들이 피우다 버린 꽁초를 쓰레기통 뒤져서 죄 줏어 모아놨다. 우째! 필요하면 해야지!!!

올해 뱀 열댓 마리 봤고 세 마리 잡았다. 다행히 집 울타리 안에선 안 뵈니 그나마 다행인가...
삽작거리 길에서 두 마리 잡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한 마리 잡고
한 마리 놓치고...
나머진 제 갈 길 가길래 냅두고... 징하다 징해...

해거름 날이 참 차다.
이것저것 텃밭에서 뜯어온 나물들로 저녁 뭐라도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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