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뭐든 말려야 하는 철...

산골통신 2020. 10. 2. 17:53






드뎌 산녀네도 말릴 거리가 생겼다.
가지가 달리길 혀~
애호박이 달리길 혀~
고추농사는 애저녁에 망쳤으니 돌아볼 것도 없고...
천상 무말랭이나 해야겠다 하고 맘 내려놓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텃밭에 몇 포기 남겨둔 고춧골에 다문다문 애기 고추가 달리더라구...
얼마안가서 탄저균에 꺼멓게 썩지마는...
그래서 계속 지켜봤지... 저게 찜고추는 되려나...
오늘 작정하고 뒤져보니 한 바구니 족히 나오더라구...
이거이 웬 횡재냐 싶어 샅샅이 뒤져 따고 또 따모았다.

찜솥에 세번에 걸쳐 쪄서 내다 널었다.
시작은 낮에 했는데 끝은 해거름이라...
한국음식은 뭐든간에 쉽게 되는 벱이 없다. 손이 억수로 가야 맛난 반찬이 생긴다.

텃밭 배추밭에 물 주다가 두꺼비 발견...
그 전날 길 한 가운데에 로드킬 당한듯한 두꺼비를 들어다가 풀섶으로 옮겨놔줬더랬다. 많이 다친 듯한데 움직이는 걸 봐서는 살아날까...
치료를 어찌 해 줄 수도 없고... 난감하더라...
비닐하우스 안에서 발견한 두꺼비하고는 친척이려나...
마당 석등 아래 두꺼비가 늘 있었는데 들냥이들과 봉덕이가 오고부터는 눈에 안 띄더라...

오늘은 고추따고 찌고 널고 하느라 하루해가 다 갔네~
그거 얼마 안 되는거 하느라고...

닭집엔 또 알 품겠다고 들앉아있는 암탉 한 마리하고 신경전 중이다.
사람이 가까이 와도 둥지를 포기하지 않는 닭이라야 하는데
이놈은 폴짝 폴짝~ 예민하기가 이루말할 수가 없어...
성깔이 대단하더라...

일주일여 신경전 끝에 알 7개를 모아 둥지째 병아리육아실로 옮겼는데
죽겠다고 소리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날아댕기고 오두방정~ 법석을 피더라...
물통이랑 밥통이랑 넣어주고 문 닫아걸어버렸다.
니놈이 품으려면 잔말말고 죽치고 들앉아 품어!!!
요새 까는 병아리가 서리배라고 하더라~

마당에 삼숙이는 뒤뚱뒤뚱~ 마치 오리처럼 돌아댕긴다.
봐줄 수가 없다 웃겨서!!!
곧 낳겠는데... 저걸 다 어쩌냐 그래...
툇마루 밑에 헌 솜이불을 다시 넣어줬다.
집안에 들어오려고 호시탐탐 노리는데 절대 안 되지...
어느날 창문이 열렸던지 들어와 컴퓨터 책상 밑에 들앉아 있는걸 저녁에야 발견한 적도 있었다!
요놈이 슬슬 날은 추워지지... 집안이 따뜻하다는 걸 알아서리...

아기냥이들이 이웃 아지매네 양파씨 부어놓은 밭에 가서 저지레를 한 모양인데 미안시러워 죽겠네!
산녀네 집에 고양이 많이 멕인다고 소문이 다 나서 울집 냥이들 짓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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