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다시 돌밥돌밥~

산골통신 2020. 10. 7. 10:10








그제 돌일꾼들이 왔다.
원래는 어제 오기로 했는데 전날 저녁에 들이닥쳐...
갑자기 식사준비에 돌입... 먹던 반찬 죄 꺼내서 줄줄이 차려야 했다는...

작은 돌탑 두 개를 쌓기로 일주일 예정 잡더라.
그러면 산녀의 돌밥밥돌신세도 일주일...

그나마 이젠 무념무상으로 밥상을 차릴 수 있게 되어 그다지 스트레스는 안 받는다.
재료만 구비되면 얼추 차리게끔 훈련아닌 훈련이 되어...
문득...
이거 혹시 나무꾼의 고도의 전략 아닐꺼나 생각을 해본다.
강도높은 일꾼밥상차리기 한달을 하면
그 뒤엔 하루이틀치나 일주일치는 개껌 씹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끔...
그런 의미심장한 전략 아니었을꺼나... 뭐 그런...

돌밥돌밥 짬짬이 들일을 한다.
들깨밭을 정리하고 마지막 찜고추를 따고
시금치밭 돌보고
토란대 베어와서 말리고 등등...

방금은 쌀방아 14키로를 찧었다.
삼시세끼 밥을 해대니 쌀이 금방 동이 나더라...
보름간 30여 키로를 먹었으니 원~

돌을 실어나르는 SS기 운반차가 펑크가 났단다.
부랴부랴 보조 바퀴를 찾아내어 대령해놓고 수리 기사를 기다린다.

어여 가서 점심밥상 준비해서 산으로 올려보내야하는데
날이 하도 좋으니 햇살 바라보며 그늘에서 바람 쐬고 앉았다.
잠시잠시 이렇게 쉬어가는 것도 좋아...

그나저나 점심국은 뭘로 하나...
반찬이야 매일매일 돌아가며 내면 되니까 그럭저럭인데...

그제 저녁엔 오징어해물찌개
어제 아침엔 설렁탕
점심엔 육개장
저녁엔 우거지된장국
오늘아침엔 들깨감자국

점심엔 뭐할지 생각이 안 난다...
어여 가서 냉장고 뒤져봐야지...

마당냥이 식구들이 마구마구 불어나고 있는 중이다.
철부지 뻔순이 삼숙이가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다.
세상에나...
4월에 낳고 10월에 낳는 저 왕성한 번식능력에 두손두발 다 들어...

시청 TNR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일체 사료 외엔 간식을 주지않기로 아이들에게 당부 아닌 명령을 내렸다.
쟈들 독립시켜야한다. 그래야 지들도 살고 우리도 살고...

이웃 아지매네 양파씨 부어놓은 밭에 가서 저지레를 해놓는다고 며칠을 두고 하소연을 해서... 미안해 죽겄어...

우리 냥이가 안그랬다고 잡아뗄 수도 없는게
하소연하는 와중에도 우리 마당냥이 몇 마리가 아예 그 밭에서 놀고 있더만 ㅠㅠㅠ

삼숙이년은 또 여섯 마리를 3일 4일 이틀에 걸쳐 낳더니만 툇마루 밑이 좁고 추웠던지 바람 요란하게 불던 날~
목련나무밑 봉덕이집으로 이사를 했다.
봉덕이야 이제 커서 개집이 작아 좁으니 안 들어가고 방치된 거지만 그래도 봉덕이껀데...

아기냥이 다섯마리 이제 6개월이라 독립해도 되는데 엄마품을 안 떨어지고 뭉쳐 살더니...
꼬물이들이 여섯이나 갑자기 생기니 지들도 찬밥신세가 된걸 알아차렸는지 지들끼리 따로 놀더라...
지 엄마 밥먹을때 먼저 먹겠다고 달려들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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