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 꽃무릇...

산골통신 2020. 9. 25. 18:40









몇년에 걸쳐 꽃무릇을 캐서 산밭 나무 밑이나 경계에 심었었다.
그러곤 해마다 잎 돋아날 때 보고 꽃 필 때 보고 무심히 잊어먹었었지...
풀섶에서 어찌 살아갈까 걱정은 되었지만 거기까지 일손이 미처 못 가더라구...

무심한 쥔장 보란듯~ 잘 피어있었네...
존경시럽다... 식구를 엄청 불려서 꽃길을 만들었네.
주변 잡목들을 쳐주고 햇살이 좀 들게 정리를 해줘야겠다.

산밭에 올라 내려다 보면 앞산이 아래로 또는 눈높이로 보인다.
그대로 하늘만 훤히 보이는 곳에
농막 하나 짓고 돌탑 쌓고 이런저런 산나물밭 꽃밭 만들고 주위에 나무들 심고...

여기저기 물이 나서 유공관 사다가 땅파서 묻느라고 공사다망이다.
여긴 산말랭이까지 물이 난다. 예전에 화전민들도 논을 해먹었을 정도로...
물길을 돌리고 하느라 여기저기 파제껴지고
유공관을 못 묻는 곳에 졸지에 도랑이 하나 생겨나고
별일이 다 일어났다.

오늘은 밭 하나 김메기를 해주었다.
까짓 이제 가을이고 더는 풀이 힘을 못 쓰고 사그라지는 때지만 그래도 고랑고랑 자잘한 풀들이 보기싫어서 득득 긁어내줬다.
하자하면 못할 것도 없는데 시작이 늘 어렵더라 ㅎㅎ

밭을 메다가 일어서 걸을라치면
마치 할머니처럼 허리가 구부정하니 어기적거리며 걷게 되더라...
가만 웃음이 났다...

밭을 다 메고 배추 댓포기 솎아다 씻어놨다.
겉절이 조금하고 물김치도 담고...
추석에 먹을 것들 만들어둬야지...

요즘 날이 선선하고 좋으니 저녁 해거름이면 마당 흔들그네에 앉아 시간을 많이 보낸다...
낮에 잘 안 뵈는 산녀인지라 마당식구들이 온통 둘러싸서 엉겨붙는다...
봉덕이는 좀 냥이들에게 질투를 하는듯하고...
냥이들은 봉덕이 눈치 전혀 안 보고 지들 하고픈대로 하고...
짧은 가을... 제대로 즐겨야지...
곧 겨울이 오면 앉아있지 못혀... 햇살이 좀 있는 낮 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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