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돌밥돌밥

산골통신 2020. 9. 23. 18:44



내 일상은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또 돌아서면 밥 차린다는 뜻)’이다.

이야~
참 사람들은 말을 잘 만들어낸다.
돌밥돌밥~
바로 요즘 산녀 모습아니여?!?!

오늘 드뎌 산일꾼들이 떠났다.
추석 쇠고 다시 와서 나머지 하나를 마저 쌓는단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 말이 딱 맞다.
처음엔 조그마한 돌탑을 생각하고 주변 돌 가지고 쌓기 시작했는데 점점더 점점더 커지더니만~
급기야 근처에 공사하러 온 포크레인 기사양반이 자기 야적장에 돌 종류별로 많다고
5톤 트럭으로 막 실어다 부어주는 바람에
일이 마구마구 커졌다!!! 그 양반이 불을 질렀으 ㅠㅠ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사나흘 일거리가 일주일이 되고
그게 보름이 넘어가버렸다나...
아직도 못 끝내고 일단 철수~

돌밥돌밥~
오늘 점심을 끝으로 훌훌 떠나보내고 홀가분하게 앉아 쉬고 있다.
처음엔 어리둥절해서 한참을 헤맸다.
어어?! 이런 날도 오는구나... 그러면 저녁밥 안 차려도 되는겨?!
멍하니 밥 푸다가 밥그릇 하나 깨묵고~
다 떠난 집 단속을 안팍으로 하면서
그제사 실감이 나더라...

오는 손님 반갑고 가는 손님 더 반갑다는...
제대로 된 말이다...

오늘 아침엔 밥상에 내 밥숟갈 하나만 더 얹어주소~ 하는 손님 하나 있어
부랴부랴 찬을 더 하고 밥 더 하고 부지런을 떨었네그랴...
아무래도 울집에 산녀 모르는 꿀이 발라져 있나벼!!!

앞으로 예정된 손님들 수가 만만찮다...
고민 좀 해봐야 한다...
이제 더이상의 돌밥돌밥은 안 하고 싶은 걸...
뭐 뾰족한 수가 없을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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