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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삥아리~

병아리떼 뿅뿅뿅~ 지난달 말경 품기 시작한 엄마닭~ 알 열개 넣어줬는데 어제부터 삐약삐약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라구... 엄마닭 꽁지를 슬쩍 들어올려보니 그 안에 털이 아직 마르지 않은 병아리들이 오종종... 엎어져 있었다. 드뎌 깠구나... 족제비 사단 뒤 처음 성공한 알까기... 자알 키워야할텐데... 한 열흘 더 품어야 하는 엄마닭 한 마리가 더 있으니 올해 병아리농사는 그럭저럭... 또 두 마리가 알 품겠다고 기를 쓰는데 꽁지 들어서 밖으로 내쫓고 있다. 넣어줄 알이 없다고라... 상사화가 이리 빨리 핀다구? 8월 아니었나?! 갸웃~ 꽃대가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수십개가 줄줄이 올라와... 올해 상사화 볼만하겠네!!! 비가 자주와서 그런가? 여름꽃들이 여기저기 난리다. 샤스타데이지 꽃..

산골통신 2020.07.19

모처럼 풀메기~

지리한 장마 중 한줌 햇살이 비친 오늘... 괜시리 신이 나더라!!! 만해 한용운 님의침묵 중 지리한 장마끝 언뜻 보이는 햇살 님의 모습 아니냐 어쩌고 시도 떠오르고... 뭐 그런 날씨였다. 어제는 손님 오시고 어쩌고 해서 일다운 일을 못했는데 오늘은 식전부터 서둘렀다. 긴장화 팔토시 긴수건 챙모자 단디 눌러쓰고 장갑끼고 긴호미 바퀴의자 작업방석 들고 자아!!! 닭집 올라가는 길부터 좀 해봅세!!! 어제 손님들 앞에서 좀 부끄러웠다나... 온통 풀길이었으니 원~ ㅎㅎ 그분들이사 시골이니께 여느 모습이겠거니 생각하셨겠지만 내는 이기 길이냐 풀밭이냐!!! 기맥혔거등. 위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긁어내고 뽑고 무지고... 중간에 길이 가팔라 다시 내려가서 올라오면서 긁고 뽑고 무지고... 정구지밭 속속들이 풀 뽑아..

산골통신 2020.07.17

햇살이 반가워라...

세상사 그렇고 그런거지 뭐... 장마비 한바탕 오고난 뒤 이 밭 저 밭 둘러보니 우와... 기맥혀라... 풀들이 어데서 겨나와 저리 자랐는고... 가꾸려고 해도 저리 잘 자라진 않겠네... 여기도 풀 저기도 풀... 덥다고 일 못 하고 비온다고 일 못하고 땅이 질다고 일 못하고... 기타등등 핑게도 많아라~ 그런 틈에 풀들은 제세상을 만나 부지런히 자랐더라~ 비 그친 기념으로 꽃 몇 송이 따다가 수반에 띄우고... 오늘은 그냥저냥 놀았다. 나무꾼이 식전에 고추밭에 탄저병약을 치고(아마 최초로 친~ 기념할만한 일임!!!) 산녀는 손님이 와서 밥상 차리느라 부엌에서 살고~ 손님들 가신 다음 해거름에 슬슬 겨나와서 이 밭 저 밭 순찰 한바퀴 돌고... 사진 몇 방 찍고 그리고 들어왔다. 늘 차리는 밥상이긴 하..

산골통신 2020.07.16

비는 그치고...

부슬부슬 연사흘넘게 내리는 통에 고추 걱정에 한숨만 늘어났다... 진작 이웃 아지매가 비 오기 전에 딱 한 번만 쳐! 라고 했을 때 탄저예방약을 쳤으면 이 맘 고생은 안 했으려나... 그제 고추밭을 가봤을때 기절초풍... 계속 내리는 비에 세 고랑 고추들이 나란히 나란히 자빠졌더라... 그쪽 밭골이 물이 잘 안 빠지고 질었었어... 그래서 올해는 골 방향을 바꿨었는데... 혼자 힘으론 고춧대를 세울 수가 없어 긴급히 나무꾼 호출~ 산녀가 잡아일으키고 나무꾼이 말목을 다시 때려박고... 착착 일으켜 세워놓긴 했는데 고추 대궁은 이미 밤새 하루종일 내린 비에 뿌리가 굳어져... 일으켜 세워도 삐뜰락... 기울어져 버린채... 그래도 어거지로 해보다가 두 그루 뿌러트리고 ㅠㅠ 포기... 말목을 더 가져와서 포..

산골통신 2020.07.15

내 맘 내 멋대로~

나름 이쁜 모자~ ㅎㅎ 눌러쓰면 얼굴이 안 보여서 좋다. 여름 바닷가에서나 어울리는 모자지만 나름 산골짝 밭두렁에서도 봐줄만하다... 내맘이여 뭐!!! 오늘은 식전부터 텃밭 비닐하우스 안 청소를 했다. 연꽃화분들 속에 수초들 이끼들 걷어내줘야 하고 물도 더 보충시키고... 백련은 꽃 두송이 피고지고 씨앗방만 냅두고 있는데 홍련은 아직 소식이 없다. 어제 해거름에 이런저런 화분들 다 꺼내서 마당한켠에 부려놓고 오늘 식전엔 구석구석 잡초들 뽑고 치우고 한참을 했다. 오늘 날이 흐리니 했지 다른 날 같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었다. 이제 당귀랑 도라지를 가을에 캐서 다른 곳으로 옮겨심고나면 하우스 안에는 연꽃만 남는다. 겨울에 월동시킬 화분들 들여놓고 겨울 상추 심고 꼬마비닐하우스 만들어 두면 된다. 이곳을..

산골통신 2020.07.11

한동안...

뭔 일을 하고 살긴 했다. 크게 바쁜 것도 한가한 것도 없이 그냥저냥 하루하루 살았다. 늘 변함없는 시간에 늘 변함없는 일을 하고 쉴 시간엔 쉬고 그랬다. 챙이 긴 모자를 샀다. 아지매들 쓰고댕기는 농사용 햇볕가리개 모자는 쓰기 싫고 챙 넓고 긴 해변용 비치모자를 쓰고 댕긴다. 나름 이 골짝에 안 어울리는 하늘하늘 이쁜 모자는 산녀만 줄기차게 쓰고 댕긴다~ 몇년째... 이젠 눈치같은 건 안 본다 ㅎㅎ 막가파다. 그 모자에 어울리는 원피스나 드레스같은건 안 입는다. 작업복 청조끼에 긴 수건 목에 질끈 묵고 청바지에 긴 장화를 신고 털레털레 댕긴다... 여엉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내 편하면 되지 뭐~ 그간 텃밭 상추밭 정리를 하고 대파모종을 서너고랑 심었다. 김장용 대파인데 봄에 씨앗을 뿌렸더니 얼마나 많..

산골통신 2020.07.10

심심하면 하는...

모과나무 위에서 아기냥이들과 노랭이 삼숙이 엄청 뛰댕기고 오르고 난리버거지... 그 와중에도 산녀는 꿋꿋이 이놈들이 자빠뜨린 수레국화와 한련화 금잔화들을 일으켜 세워 말목에 묶어준다. 야!!! 이놈들아~ 저짝가서 놀앗!!! 이놈들 등쌀에 떨어진 꽃들이 아까워 장독 항아리 뚜껑에 물을 담아 꽃을 띄워본다. 미국의 타샤할매가 하시던 건데 책에서 봤을땐 저거 왜 하나 싶었는데... 음!! 할만혀!!! 산녀네 요사이 할 일은 그저 오매불망 풀뽑기인데 이웃들은 제초제 치고 살충제 치고 만다. 내도 그랬으면 참 좋겠는데 그게 참 안되네... 고추밭에 슬슬 병이 조금씩 오기 시작하는데... 풀도 버글버글 시작하고... 산밭에 풀 뽑으러 갈까 아니면 어제부터 느닷없이 시작한 풀뽑기를 할까를 두고 나가기전까지 고민하다가..

산골통신 2020.07.03

뭔일을 하고 또 하고...

하여간 한낮 빼고는 뭔일이든 일을 한다. 식전에 쌀방아 좀 찧어놓고 꼴딱 배가 고파 얼릉 겨들어와 밥상 후딱 차려서 먹고 또 나가~ 매실 씻어 건져놓은 것들 항아리에 쓸어붓고 설탕 들이붓고 덮어놨다. 나가는 차편이 있어 잡아타고 면 미장원에 들러 머리칼 훌훌 쳐버리고~ 한결 션해진 모습으로 터덜터덜 산길 걸어 집에 왔다. 햇살이 뜨거워 마트 들러 밀짚모자 하나 사서 덮어쓰고! 한낮엔 일 하고싶어도 못하니 제끼고 뒹굴뒹굴 놀다가... 늦게 나갔다. 고추골에 들러 이번 비에 자빠진 애들 있나 살펴가며 끈으로 묶어주고 구석구석 쇠비름 몰래몰래 자라는 놈들 뽑아던지고 병이 왔나 안왔나 보니 좀 오긴 왔는데 더 번지지만 말았으면 싶다만... 다음주 또 비소식이 있으니 은근 걱정이로세... 사과보다 더 농약을 많이..

산골통신 2020.07.02

올해 마지막 매실

나무마다 얼마 안 달려서 따기도 성가시고 안 따자니 그 굵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아깝고... 따 봤자 몇키로 된다고... 안 따고 도망가려는 산녀와 기어이 따야겠다는 나무꾼~ 결국 나무꾼에 끌려가 땄다나... 오늘 딴 매실이 총 70키로는 나왔지싶네... 이번 비에 거의 다 떨어지고 그나마 달려있는 놈들이었다. 올해 해걸이를 옴팡지게 했으니 내년엔 어마무시하게 달리겠군... 산밭에 만들고 있는 꽃밭에 올봄에 국화 삽목한 것들이랑 꽃창포랑 범부채 씨앗 뿌려 키운 것들 모조리 캐다가 갖다 심었다. 모종이 엄청나게 많았는데도 워낙 꽃밭이 드넓어 심으나 마나... 겨우 두어 귀퉁이 심었나... 범부채는 세력이 강하니 비탈 언덕에 줄줄이 갖다 꽂았다. 국화는 삽목이 잘 되고 꽃창포랑 범부채는 씨앗 발아가 잘되니 해..

산골통신 2020.07.01

아침 식전부터...

뱀 한 마리 잡아 족치다!!! 이번 뱀은 흙색깔에 얼룩무늬... 뭐 대가리가 세모인지 둥근지 볼 새가 어데 있노?! 무조건 내 영역에 들어온 놈은 골로 보내야지... 텃밭 비닐하우스 물 거의 다 주고 돌아서는데 뭔가 스르르 꼬리가 보이네... 잡동사니 물건들 냅두는 곳으로 들어가버려 저거 잡자면 힘들겠군 하면서 발 앞의 빈 화분들이며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하면서 치우는데 발 바로 앞 화분 사이에 똬리를 틀고 있네그려... 도망도 안 가고... 뭐 볼 거 있나... 옆에 기대어 둔 괭이 들고 그대로 눌렀지!!! 잘 가거라... 괭이에 걸어 길 건너 묵밭으로 내다 버렸다... 가다가 부모님집에 다니러 온 신혼부부...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뱀을 보고 흠칫~ 후다다... 도망가네... ㅎㅎ 앞으로 그 신혼부부 ..

산골통신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