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모처럼 풀메기~

산골통신 2020. 7. 17. 12:48























지리한 장마 중 한줌 햇살이 비친 오늘...
괜시리 신이 나더라!!!

만해 한용운 님의침묵 중 지리한 장마끝 언뜻 보이는 햇살 님의 모습 아니냐 어쩌고 시도 떠오르고...
뭐 그런 날씨였다.

어제는 손님 오시고 어쩌고 해서 일다운 일을 못했는데
오늘은 식전부터 서둘렀다.
긴장화 팔토시 긴수건 챙모자 단디 눌러쓰고
장갑끼고 긴호미 바퀴의자 작업방석 들고

자아!!!
닭집 올라가는 길부터 좀 해봅세!!!
어제 손님들 앞에서 좀 부끄러웠다나... 온통 풀길이었으니 원~ ㅎㅎ
그분들이사 시골이니께 여느 모습이겠거니 생각하셨겠지만 내는 이기 길이냐 풀밭이냐!!! 기맥혔거등.

위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긁어내고 뽑고 무지고...
중간에 길이 가팔라 다시 내려가서 올라오면서 긁고 뽑고 무지고...
정구지밭 속속들이 풀 뽑아주고
자빠진 도라지 한포기 일으켜 세워 말목에 묶어주고
호박덤불 정리해주고 등등...

이제 길이 드러났다 ㅎㅎㅎ
전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차마!!! ㅎㅎㅎ

배가 딸깍 고파서 밥 한술 챙겨묵고~
어제 손님치르고 남은 나물이 많아 훌훌 비벼서 먹으니 좋네!!!

다시 햇살이 뜨거워지기 전에 풀 긁어내자 싶어
다시 겨나갔다.
이번엔 텃밭 가는 길목
여기도 풀밭인지 길인지 분간이 안 가...

한바퀴 휘휘 돌았다.
어느새 쳐들어온 소먹이덤불 환삼덩굴 걷어내고
강아지풀 쑥쑥 뽑아내고
다른 자잘한 풀들은 손구락으로 휘휘 긁어버리고
양쪽 꽃밭 꽃들 사이사이도 손구락으로 휘저어 주고
한참을 해집고 돌아다니다가 뒤를 돌아보니 하이고야 말끔하다!!!
사람 손이 무섭네!!!

그새 12시가 다 되어간다.
이젠 일 더 못햐!! 들어갑세!!!
지금부터 해거름까지 무조건 휴식!!!

해거름에 다시 나와서 텃밭 고랑 고랑 좀 긁어내면 텃밭엔 한동안 풀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이제 걱정인건 언덕위 산나물밭...
뭐 장마 전에 풀 긁어내고 말끔해진 게 언제적인지 기억도 안 나...
분명 지난달도 아니고 이번달이었을긴데 말이지...

땅이 물러서 흙이 포실포실하니 호미질 하긴 좋은데 맘먹기가 힘들어...
내일 식전에 가서 해봐야지...
또 비가 여러날 온다하니 지금 아니면 풀잡기가 힘들거야!!!

감자캐고난 밭에는 땅이 안 보일 정도로 풀들이 무성하다!!!
어마무시혀!!!
저거 트렉터로 한번 갈아엎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지...
그래야 다음달 무 배추를 갈아먹지!!!

얼굴이 화끈화끈 열기가 있고 땀범벅이었는데
이 글 치면서 한참 그늘에 앉아있었더니 몸이 식었다.

시원한 차 한 잔 만들어 마시고
이제 좀 쉬자!!!

오다보니 상사화 꽃대가 둘이나 올라왔더라!!!
벌써?!

***
해거름 거의 6시 되어서 나갔다.
해가 아직 안 넘어가서 뜨거운데 모자 푹 눌러쓰고 일을 하니 그럭저럭 할만하더라는...

텃밭 남은 구석구석 풀 긁어내고나니 해가 져서 땅에 풀이 안 뵈더라...
내일은 비닐하우스 앞 구석탱이 좀 봐주고나면 훨 낫겠다.
항시 눈길이 자주 가는 곳이면 손쉽게 풀관리를 할 수 있는데
구석은 늘 미루다가 정글을 만들어버린다.

내일까지 텃밭 관리해주고 언덕밭 손봐주고
산밭으로 올라가야한다.

산밭에 안 가본지 제법 되네...
거긴 정글 수준이 아닐걸... 겁난다 가보기가...
그래도 한번은 해치워야 하니까!!!
일손 있을때 아자아자 으쌰으쌰 해가며 좀 해야겠어!!!

하루 해가 저물고...
어둑어둑한 마당에 나와앉아 몸을 식힌다.
서늘한 밤기운에 에취~ 재채기도 나지만...
지금 이 시간 하루를 정리하며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 참 좋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통 여름꽃...  (0) 2020.07.20
드뎌 삥아리~  (0) 2020.07.19
햇살이 반가워라...  (0) 2020.07.16
비는 그치고...  (0) 2020.07.15
내 맘 내 멋대로~  (0) 20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