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걱정에 한숨만 늘어났다...
진작 이웃 아지매가 비 오기 전에 딱 한 번만 쳐! 라고 했을 때 탄저예방약을 쳤으면 이 맘 고생은 안 했으려나...
그제 고추밭을 가봤을때 기절초풍...
계속 내리는 비에 세 고랑 고추들이 나란히 나란히 자빠졌더라...
그쪽 밭골이 물이 잘 안 빠지고 질었었어...
그래서 올해는 골 방향을 바꿨었는데...
혼자 힘으론 고춧대를 세울 수가 없어 긴급히 나무꾼 호출~
산녀가 잡아일으키고 나무꾼이 말목을 다시 때려박고...
착착 일으켜 세워놓긴 했는데 고추 대궁은 이미 밤새 하루종일 내린 비에 뿌리가 굳어져... 일으켜 세워도 삐뜰락... 기울어져 버린채...
그래도 어거지로 해보다가 두 그루 뿌러트리고 ㅠㅠ
포기...
말목을 더 가져와서 포기 하나하나 묶어 세웠다.
탄저병이 군데군데 왔더라...
무름병도 왔고
걸린 애들을 일일이 따서 멀리 던져버리고...
그 후 매일매일 골골이 순찰을 돌면서 병걸린 애들을 몇 줌씩 솎아냈다.
비가 오늘 아침 그쳤다. 오후 늦게는 햇살이 비치더라...
좀 반가웠다나 ㅎㅎ
고추 작황은 더할나위 없이 좋더라마는...
탄저병 안 걸리고 그대로 다 붉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노...
제발 덕분에 고추가루 좀 얻어묵어보자구!!!
하도 여기저기 퍼주는 바람에 고추가루가 똑 떨어져...
밍밍한 백김치 허연 오이무침 해묵고 있단 말여...
예전에 할매 살아계실 때 그런 적이 있었지...
남은 고추가루를 자식들에게 다 퍼주고
우린 밭에 고추 붉어지면 그거 따서 묵자~ 그러곤 고추가루 없이 며칠 살았었지.
빨간고추를 갈아서 다져서 간장양념해묵고 겉절이 해묵고 그랬는데...
사흘을 못 버티고 할매~
앞집으로 고추가루 빌리러 가셨더랬어 ㅋㅋㅋ
우리나라 사람들 고추가루 없이는 아마도 힘들겨 ㅋㅋㅋ
그때 경험해보고 그뒤로는 고추가루 안 떨어지게 영념하고 단속했는데...
올해 어쩌다보니 똑 떨어져버렸네...
아니 뭐 몇년 묵은 고추가루가 열근 있긴 혀...
근데 사정없이 매운 고추가루라 한번 먹어보고 다신 입에도 못 대는 고추가루여...
어느해 청양고추가 좀 섞여들어가서 빻아진거라...
아무도 안 가져가고 남은 거...
어여어여 저 고추 잘 붉어져서 고추가루 만들어야하는디...
이 비가 속을 썩히네...
마당은 아기냥이들 세상이다...
나무 위에 올라가 노는 모습을 찍었는데 다 가려져서 잘 안 나오네...
제법 컸더라...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처럼 풀메기~ (0) | 2020.07.17 |
---|---|
햇살이 반가워라... (0) | 2020.07.16 |
내 맘 내 멋대로~ (0) | 2020.07.11 |
한동안... (0) | 2020.07.10 |
심심하면 하는...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