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바쁜 것도 한가한 것도 없이 그냥저냥 하루하루 살았다.
늘 변함없는 시간에 늘 변함없는 일을 하고 쉴 시간엔 쉬고 그랬다.
챙이 긴 모자를 샀다.
아지매들 쓰고댕기는 농사용 햇볕가리개 모자는 쓰기 싫고
챙 넓고 긴 해변용 비치모자를 쓰고 댕긴다.
나름 이 골짝에 안 어울리는 하늘하늘 이쁜 모자는 산녀만 줄기차게 쓰고 댕긴다~ 몇년째...
이젠 눈치같은 건 안 본다 ㅎㅎ 막가파다.
그 모자에 어울리는 원피스나 드레스같은건 안 입는다.
작업복 청조끼에 긴 수건 목에 질끈 묵고 청바지에 긴 장화를 신고 털레털레 댕긴다...
여엉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내 편하면 되지 뭐~
그간 텃밭 상추밭 정리를 하고 대파모종을 서너고랑 심었다.
김장용 대파인데 봄에 씨앗을 뿌렸더니 얼마나 많이 났던지 감당이 안될 지경이라...
되는대로 밭 이곳저곳 공간 생기는대로 갖다 묻었다.
다행히 심고 하루이틀 새에 비가 내려 잘 살아붙겠다.
여름엔 무는 벌레땜시 사람 죽겠다.
지금도 어깨며 목덜미 등등을 언넘이 물어제꼈는지 가려워 죽겠다. 약을 발라도 그때뿐이여...
차라리 모기가 나아... 눈에 띄지도 않고 막 무는 벌레들은 감당이 안 되는구만...
닭집엔 두 마리 암탉이 알을 각각 10개씩 품고 들앉아있다.
병아리육아실을 손봐줬는데
참새란 놈이 철망 구멍으로 드나들면서 닭모이를 축내는구만...
쥐란 놈도 땅굴을 파고 들어오고...
더 촘촘한 철망을 사서 둘러쳐야겠다. 닭철망말고 병아리철망이 있다는구만...
참 닭키우기 힘들어...
오늘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우던 나무 묘목화분들을 수레에 실어 마당으로 옮겼다.
한여름에 아무리 아침 식전이라도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 물을 주기가 고역이라... 너무 무덥고 물 한번 주고 나면 땀 범벅이 되어 허덕거리며 겨나와야 혀...
그리고 금새 물이 말라 가물을 타서 묘목들이 힘들어하고...
안되겠다 싶어 모두 꺼내 마당 한켠에 줄줄이 놔뒀다.
7월 8월 무더운 여름을 넘기려면 푹푹 찌는 비닐하우스는 아니지 싶어... 씩씩거리며 수레에 화분들을 싣고 날라다 놨다...
고추골을 하루에 한번씩 순찰을 도는데
병이 와서 노랗게 된 고추들과 물러버린 애들을 따내서 멀리 던져버렸다.
오늘도 좀 나왔다.
약을 대여섯 번 친 이웃 고추밭을 유심히 살펴보고 우리밭이랑 비교를 해보면
큰 차이는 없는듯 싶은데... 이대로 다 붉어서 딸 수만 있으면 참 좋겠다!!!
달리긴 억수로 많이 달리고 고추가 굵고 좋다.
아직까지는 작황이 좋다...
제발덕분에 지리한 장마는 끝이 났으면 좋겠네...
건조하고 땡볕에 주로 생기는 진딧물은 천연약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습하고 잦은 비로 오는 탄저병은 구제불능이거든...
폰으로 올리는 사진들은 엥간하면 다 뒤집히거나 누워버린다...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뭐 그래도 냅둘란다...
나비수국이 첨 왔을때 한동안 피고지더니 잎이 더 나고 키를 키워
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참 귀엽다!!!
클레마티스가 부지런히 꽃을 피워낸다...
잘 키워봐야겠다.
애기범부채가 만발을 했다. 너무 이뻐서 일부러 그 앞으로 일삼아 지나다닌다...
꽃모종판이랑 채소 모종판을 같이 놔두고 물주며 키웠더니
꽃씨앗들이 튀어나갔나벼...
개양귀비꽃이 들깨밭에서 막 피어나고 상추밭에는 족두리꽃이 오이밭에서는 금잔화가...
빨갛고 노란 꽃들이 밭고랑 여기저기 피어나더라...
누가 보면 참 웃기고 기맥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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