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뭔일을 하고 또 하고...

산골통신 2020. 7. 2. 21:39




하여간 한낮 빼고는 뭔일이든 일을 한다.

식전에 쌀방아 좀 찧어놓고
꼴딱 배가 고파 얼릉 겨들어와 밥상 후딱 차려서 먹고 또 나가~
매실 씻어 건져놓은 것들 항아리에 쓸어붓고 설탕 들이붓고
덮어놨다.

나가는 차편이 있어 잡아타고
면 미장원에 들러 머리칼 훌훌 쳐버리고~
한결 션해진 모습으로 터덜터덜 산길 걸어 집에 왔다.
햇살이 뜨거워 마트 들러 밀짚모자 하나 사서 덮어쓰고!

한낮엔 일 하고싶어도 못하니 제끼고 뒹굴뒹굴 놀다가...
늦게 나갔다.
고추골에 들러 이번 비에 자빠진 애들 있나 살펴가며 끈으로 묶어주고
구석구석 쇠비름 몰래몰래 자라는 놈들 뽑아던지고
병이 왔나 안왔나 보니 좀 오긴 왔는데
더 번지지만 말았으면 싶다만...
다음주 또 비소식이 있으니 은근 걱정이로세...
사과보다 더 농약을 많이 치는 작물이 고추란다...
하나둘씩 고추가 붉어가는데 딱 이대로 다 붉어졌으면 참 좋겠다!!!

집에 오는 길에 보니 황매화울타리에 소먹이덤불 환삼덩굴이 칭칭 감고 올라가 덮고 있더라구...
하이구 저거 안되겠다...
낫들고 하나하나 쳐나가고 끊어내고 잡아댕기고 해서
이짝에서 저짝까지 션션하게 쳐버리고
구석구석 풀뽑고 긁어내고 한참 했다.
원래 이 일 하려고 한 건 아닌데 마침 눈에 띄니...
그냥 했지 뭐...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 재채기가 연방 나더라..
날씨가 은근 이상해...
더우면서도 춥고 추우면서도 더운...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여...

아침일 하고 옷 한번 갈아입고
저녁일 하고 또 옷 갈아입고
최소한 두번은 싹 갈아입어야 한다.
어쩔땐 서너번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을 때도 있더라...
요즘엔 세탁기가 매일 돌아간다...

마당에 화분들을 하나둘씩 갖다 놓다보니 급기야 하나그득 되었다.
꽃 피는 거 가까이 보고 싶어 그랬는데...
요즘 클레마티스가 꽃송이를 여럿 피어올리고 있어 볼만하고
기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제라늄도 피고지고
작약화분에 흑종초가 하나 싹이 트더니만 저리 피더라...
내는 쟤가 뭔지 몰랐으...
딸아이가 가져온 꽃씨 중에 있었나벼...

애기범부채 꽃대가 무쟈게 많이 올라와서 은근 기대중이다.
뭐니뭐니해도 힘들고 고된 농사일하다가 문득 문득 보게 되는 저 꽃들이 가장 크게 힘나는 휴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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