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올해 마지막 매실

산골통신 2020. 7. 1. 20:37



나무마다 얼마 안 달려서 따기도 성가시고
안 따자니 그 굵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아깝고...
따 봤자 몇키로 된다고...
안 따고 도망가려는 산녀와
기어이 따야겠다는 나무꾼~

결국 나무꾼에 끌려가 땄다나...
오늘 딴 매실이 총 70키로는 나왔지싶네...

이번 비에 거의 다 떨어지고 그나마 달려있는 놈들이었다.
올해 해걸이를 옴팡지게 했으니 내년엔 어마무시하게 달리겠군...

산밭에 만들고 있는 꽃밭에
올봄에 국화 삽목한 것들이랑 꽃창포랑 범부채 씨앗 뿌려 키운 것들 모조리 캐다가
갖다 심었다.
모종이 엄청나게 많았는데도 워낙 꽃밭이 드넓어 심으나 마나... 겨우 두어 귀퉁이 심었나...
범부채는 세력이 강하니 비탈 언덕에 줄줄이 갖다 꽂았다.

국화는 삽목이 잘 되고
꽃창포랑 범부채는 씨앗 발아가 잘되니
해마다 모종을 키워서 산밭 여기저기 갖다 꽂아놔야겠다.
어차피 풀만 자라는 곳이 많으니...

나무꾼은 산밭에 좀작살나무와 조팝나무 모감주나무 등등 여섯 그루 갖다 심고
해당화랑 모감주나무 한 그루씩 마당 가장자리에 심고 비온뒤라 나무들을 많이 심었다.

산녀도 마당에 화분들 꺼내어 비맞게 두고
범부채랑 국화랑 꽃창포들을 마당 구석구석 빈 자리 찾아가며 심었다.
어차피 마당 넓어서 쓸모없으니 꽃이라도 심는거지 뭐...

아기냥이들이 두달이 넘어서면서 마당이 비좁다고 뛰댕긴다.
모과나무 위로 올라댕겨서 나무가 몸살을 앓는다.

이웃에 다니러온 손주들이 아기냥이들을 보고 까무러친다.
아기냥이 보고싶다고 지 엄마를 조르는걸 듣고
불러다가 찬찬히 구경시켜줬다.

봉덕이는 털갈이가 일차 끝나간다.
뭔넘의 털이 온마당에 허옇게 깔리더라 ㅠㅠ

마당 모과나무 주위로 꽃을 이것저것 심어뒀는데 망할 아기냥이들이 모과나무를 타고 올라댕기는 바람에 다 자빠지고 뭉개져서리... 꽃들 꼬라지가 참내...

접시꽃은 장마비에 자빠지지 말라고 나무들 사이사이 담벼락에 심었는데
기어이 주르르 자빠지더라...
에잉~

꺽다리 삼잎국화도 자빠지려고 폼을 잡고
참나리꽃도 막 휘어지고
분꽃도 막 꺽어지고...
이번 비바람에 일거리 억수로 만들어놨다.
지지대를 가져다가 이리저리 묶어주고 세워주고...

정원을 가꾼다는 것...
보통일이 아니더라...
유럽처럼 정원사를 고용하고 싶어...

매실 이야기로 시작해서
꽃 이야기로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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