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뒤통수...

산골통신 2020. 6. 28. 20:16


안심과 동시에 뒤통수 맞는 6월...
한시름 놓고 좀 쉽세...
하는 그 잠깐 사이에 풀들은 기세등등 제 세상을 만난다...

어제그제 한 사나흘 넋놓고 밭일은 제껴두고 쉬었다.
그냥 그랬다.

그러는 사이 비 한번 살짝 뿌린듯 만듯...
무심히 밭을 오고가는 사이에 풀들은 미친듯이 자랐더라.

오늘도 도시 손님들 텃밭 순례 뒤 떠나보내고
고추밭으로 옥수수밭으로 한바퀴 돌았다.
나무꾼이 밭둑 풀을 쳐줘서 시원하더만...

고추들은 아직 괜찮다.
세번째 줄을 매줘야 할듯한데 내일 식전에 해주지 뭐...
내일 저녁부터 비가 많이 온다하니 늘어지거나 자빠지지 않게 미리 줄을 매놓으면 비바람이 쳐도 괜찮을겨.

옥수수는 다음 주 정도부터 따먹어도 되지싶다.
수염이 말라간다.

알타리무를 솎아내어 한 양푼 절여 양념해놨다.
얼가리배추도 남은 양념가지고 김치를 담궈볼꺼나...
들깻잎이 무성하다. 잎이 손바닥보다 더 크다.

텃밭 헛고랑 쇠비름이 바글바글...
긴칼호미로 득득 긁어줬다.
여름밭은 쇠비름세상이다. 참비름이 성하면 나물이라도 해먹지...
쇠비름은 썩 맛이 별로... 작년엔 죄다 뽑아 설탕에 버무려놨는데 항아리를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

일년 농사일을 하다보면
6월이 가장 힘들더라...
5월까지는 밭갈고 심고 풀메고 하는 일이 막 닥치는대로 하는지라 힘든지만지 그냥저냥 해야하니까 하는데
날씨도 그럭저럭 덜 춥고 덜 덥고 해서...

한데
6월은 더위와 가뭄이 같이 와서
아침저녁 물주고 풀메고 하는 일이 버겁더라고...
그래서 항시 몸이 탈이 나는게 6월이라...
작년 이맘때 대상포진이 왔었다.
더위에 사람이 지쳐나가떨어진다는 것이 이런건가 싶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등 날더운 나라 사람들
앞으로 게으르니 일 안 하니 뭐니 그런 말 절대 안 하련다.
무더운 날씨가 일년열두달 계속되면 기막히고 끔찍하지...
우린 여름 한철 이런데도 사람 죽겠구마는...

더위가 사람 잡는다.
열흘 전에 밭을 깔끔하게 메줬는데
열흘 후... 풀밭이 되었더라...

예초기가 들어가고 긴호미로 득득 긁고 나서야 다시금 예전 모습을 찾았다.

닭집엔 한 마리가 어제부터 둥지에 들앉아 알품는 시늉을 하길래
옳다됐다 싶어 병아리육아실로 조심조심 옮겨줬는데
담날 아침 가보니 뛰쳐나오려고 난리부르스...
오늘 해거름에 가보니 또 둥지에 들앉아있어...
다시 옮겨놓고 문 닫아걸어버렸지...
좀있다 보니 또 나오려고 난리부르스...
너 안돼! 임마! 두번이나 나를 똥개훈련시키는거야?!
너 좀 혼나봐야혀!!! 안 꺼내줄겨!!!
알을 품던지 말던지 알아서 혀!!!

마당은 아기냥이 다섯마리와 삼숙이 노랭이 세상이다.
봉덕이도 같이 놀고싶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응달말에서 똘망이 같은 애를 봤다는데...
참 멀리도 갔네...

내일은 고추밭 세번째 줄 매주고
텃밭 풀 마저 긁어주고
꽃밭 풀 구석구석 뽑아주고

비가 오면
황매화 덤불 아래로 주욱... 아이리스랑 범부채를 옮겨심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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