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감자를 캔다.
엥간하면 일손이 있는 다음주 비 그치고 캐면 좋겠는데
감자는 비오면 안좋다네...
특히 장마 오기 전에 하지감자는 캐야한대여...
그래서 하지감자랴...
그간 다녀간 손님들이 네고랑 가까이 캤고
남은 네고랑만 캐면 되는데
대처 볼일 바쁜 나무꾼 붙잡아 오늘 오전에 감자 캐고 가라 했다.
이 나무꾼 좀 보소...
한 고랑 겨우겨우 캐더니만 전화삼매경에 빠져 그만 일을 안 하네...
산녀같으면 전화하면서도 손으로는 감자를 캐겠구마는...
할 수 없지 뭐...
부지런히 감자를 캤다.
땅이 포실포실해서 호미질 하긴 참 좋더라.
뿌리에 감자가 죄다 달려나와서 한번에 캐기도 좋고...
작년에 남은 감자로 씨감자를 했는데 작황이 어쩌나 땅속 사정을 그간 모르니까 무쟈게 궁금했거든...
그리고 밭을 바꿔 심어서 잘 자랄지 궁금했고 감자줄기가 무성해서 땅속 알들이 부실할까 그것도 걱정되고...
며칠전 도시처자들이 캔 감자보다 더 굵고 알차더라.
그동안 더 자랐나벼...
어제그제 도시장정들이 캔 감자는 캔 즉시 다 담아가서리 구경도 못했다...
다들 감자는 왜그리 좋아들한대~ ㅎㅎ
올해 감자는 알 크기가 적당히 굵고
자잘해서 쓸모없는 애들이 별로 없더라.
운반차에 그득 싣고 와서 크기별로 박스에 담아넣는 작업을 하다가 날이 어두워져 들어왔다.
작년에 7박스 나왔는데 올해는 스무박스 정도!!!
대박!!!
그중에 반을 오고가는 손님들이 차지했고 나머지도 앞으로 올 손님들용으로 반 냅두고 나머지를 우리가 먹어야겠다.
적감자를 작년에 나무꾼이 장에서 씨를 사왔는데 알이 좋더라구...
올해도 두고랑 심었는데 여섯고랑 심은 흰감자보다 더 작황이 좋다!
점심에 감자를 쪄서 먹어보니 우와와... 오메 좋은거!!!
올해 감자 농사 참 잘됐다!!! 다행이여!!!
풀도 세번 고랑 긁어주면서 완벽하게 잡았고!
이제 감자농사 잘 할 수 있겠으!!!
날이 뜨거워서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옷은 비틀어짜면 물이 줄줄 나올 정도더라...
뭔 날씨가 이렇댜...
장마 오기 전 감자 캐야한다고 이웃들 감자 언제 캐나 유심히 컨닝을 했었는데
어제 이웃밭에서 캐시더라구...
우리보다 먼저 심은 밭인데...
비소식만 없으면 다음주에 캐면 딱인데...
할 수 없이 오늘 다 캐고 비닐까지 걷어버렸다.
어제 산밭에서 일하는데
봉덕이 녀석 뱀한테 물렸는지 어쨌는지 야단이 났다.
일 마치고 집에 가자~ 하고 목줄을 매고 내려오는데 팍 주저앉더라고...
뭔고 왜그러는고 봤더니 입가에서 피가 나...
좀 보자 하고 만졌더니 깨갱깨갱 난리가 났으...
내손에도 피가 묻고...
어여 집에 가자! 약 발라줄게!
서둘러 집에 와서 빨간약이라도 급하게 꺼내 막 쳐발쳐발 발라주고
만약 뱀에 물린 거라면 큰일이다 싶어 병원에 전화를 하니 일요일이랴...
다행히 통화는 가능해서 물어보니 진돗개는 강해서 이겨낸다네?!
밤새 지켜보고 아침에 오라고...
우짜것어...
이놈 상처부위가 막 부어오르니
기운이 없고 아픈지 꼬리 팍 내리고 가만히 있대.
약 바른 곳에선 더는 피는 안 나고
오늘 아침 보니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잘 노는구만...
참 다행이다!!!
호기심은 많아가지고 여기저기 들쑤시다 뭔가에 물렸지 뭐...
털 때문에 뱀에 물렸는지는 파악이 안 되고...
다만 짐작만 할 뿐...
참 큰일이여...
뱀은 참말이지 싫은데...
항시 조심 또 조심하는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