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까정 심고 가꿔야 하다니...
내는 그저 그 자연인 돈키호테에게 씨앗 조금~ 어쩌고 말했을 뿐이여...
그것도 그간 하도 줄테니 심어보라고 하는 바람에 쬐끔~ 주셔! 라고...
그 돈키호테 자연인은 산녀가 달라는 말을 한 그 즉시 산으로 뛰올라가 푸대에 그득 모종을 긁어담아 그 푸대 그대로 박스에 담아 부쳤더라...
그 무거운 흙조차 낙엽조차...
그 속에서 인삼 모종을 찾아내가며 간추리느라 나름 인격수양 꽤나 했으요...
이 인간이 말이지... 보낼라면 몇 포기 보내던가 좀 간추려서 보내던가 하덜덜 해야지...
이게 뭔고...
산녀 딴에는 씨앗이나 좀 오겠거니 하고 귀퉁이에 파종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만 날벼락을 맞았다!
앞으론 돈키호테 자연인에게 뭐 달라는 말을 할 때는 조심해야겠으...
산녀가 말하는 즉시 뭐든 다 당장 퍼주려는... 기맥힌 분이라서리...
세세생생 복 듬뿍 받으시길...
어쩌겄어...
애써 보낸 모종 시들어죽기 전에 밭만들어 심어야지.
산에다 심자니 저 많은 걸 어따가... 마땅한 곳도 없고 있다한들 가기가 험해서...
해서 나무꾼이랑 도시장정이랑 궁리끝에 찜해둔 곳에 밭고랑 세개 만들어 심었다.
아무도 그곳에 인삼밭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할 그 곳에 ㅎㅎ
다 심고 딸려온 흙 골고루 뿌려주고 왕겨 듬뿍 덮어주고 물을 고랑고랑 흠뻑 흐르게 주었다...
다 살지는 못 할게고 사는 놈만 잘 살아보자...
그러고는 산녀는 그대로 뻗었다!
나무꾼의 표현에 의하면 그러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한 첫 일이 독사새끼 한 마리 때려잡는 일이었다.
삽작거리 앞 길에 뭔가 긴 것이 널브러져 있길래 뭔고 가까이 가보니 독사 새끼 한 마리 일광욕 하고 있었나...
내가 말이지 뱀사정 봐줄 맘도 먹은 적이 잠깐 있긴 했는데
내 영역 밖에서 말이지... 내 영역 안에서는 안 될 말이여!!!
그것도 삽작거리에서?! 오우 노!!!
도망갈 기회를 줬는데도 안 가고 쉭쉭 공격테세라...
더더욱 안되지... 냅다 뛰어가 괭이 가지고 와서 그대로 처단하고 저 멀리 묵밭에 내다 버렸다!
이기 이 연약하고 조신한 어여쁜 아녀자?! 가 아침 식전부터 눈뜨자마자 해야할 일이냐고요!!!
이 전말을 다 들은 나무꾼... 뭐 심상하게 듣고 만다...
마누라가 그간 잡아족친 뱀새끼가 어디 한둘이냐 하는듯...
내 어디다가 하소연할꺼나~ ㅠㅠ
닭집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족제비를 저 멀리 귀양보낸 뒤로...
헌데
어제 새끼 족제비 한 마리 발견... 헛간 언저리에서 놓쳤다.
하이고... 맘 놓긴 이르구만...
이 마을에 족제비 삵쾡이 많다더니...
저 윗쪽 물건너 마을엔 수달이 설쳐서 닭을 못 키운다나...
족제비와 수달 담비는 사촌지간이래매...
이웃 아재 아지매 논둑콩 심으시며
요새 새들은 다 파먹는다고 콩이고 들깨고 다 파먹어서 또 심는다고... 푸념을 하시네...
씨받게 우리 암탉 한 마리 달라시는걸 없다고 했다.
말 나온 김에 그간 산녀네가 족제비에게 당한 사연을 구구절절 일러바쳤다 ㅠㅠ
그 아재네도 달랑 두마리 남고 다 잡아묵혔단다...
오늘 대거 손님들이 오신다!
여길 못 와서 아우성인...
아주 작정하고 오는 사람들이라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