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여름 풀은 안 이뻐!

산골통신 2020. 6. 18. 20:23




봄철 풀들은 그냥 바글바글이라 긁어버리면 되었는데
여름 풀들은 한 포기가 어마무시하게 크고 자리도 많이 차지해서 한놈 뽑을라면 힘들기까지 혀...

오늘은 낫까지 동원되어 언덕밭을 초토화를 시켰다.
벌써 몇번째 풀을 메는 건지 원...

돌아서면 풀이 자라있고 또 금새 풀천지고...
세상에 풀만 자라는 것 같으...
예초기로 밭둘레를 친게 엊그제인듯한데...
밭 경계가 안 보여... 죄다 풀이여...

그래도 칼호미가 좋아서 금새 일을 끝냈다.
바퀴의자에 앉아 쓱쓱 긁고 뽑으면서 앞으로 앞으로...
뒤돌아보면 두 줄 바퀴자욱이 선명하다...

동네 아지매 왈~
그집 고추는 위에서 누가 끄잡아댕기는겨~
왜그리 잘 자라는겨!
고추가 아주 좋다고... 칭찬을 하신다.

아직 두고봐야해여~ 농약을 한번도 안 쳐서 걱정이래요...
그 아지매네는 벌써 두번 쳤단다.

오늘 오일장 서는 날이라 아지매들 아재들 모두 오토바이 전동차 타고 장구경 갔다오시나 보더라...

산녀도 오늘은 오랜만에 면에 나가 볼일도 보고 미장원도 들르려 했는데 미장원 문이 닫혀 허탕! ㅎㅎ
머리가 덥수룩하야 걸리적거리는데 확~ 잘라버렸으면 좋겠구마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 ㅋ

오늘 뜻밖의 소포가 왔다.
무려 인삼 모종!!!
으아~
이걸 내보고 심으라고요!!!
하이고...
졸지에 인삼농사까정 하게 생겼네그랴...
이걸 어따가 심어?! 한 수백포기 되는거 같은데...
가을엔 산삼 씨앗도 보내준단다~
흐아... 큰일났네!

어제 도시처자들이 와서 일 많이 해주고 갔다.
완두콩도 따주고 감자도 세고랑 캐주고 달랑무도 뽑아주고 매실도 따주고 등등~
오자마자 일옷으로 갈아입고 이 일 저 일 다 해주느라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 가는게 미안시러버서 기는 차 트렁크에 바리바리 싸줬지~
산녀 특기가 눈에 띄는대로 마구 싸주는 거임!
까묵으면 못 주고~

달걀 매실 감자 도토리묵 고추 오이 토마토 상추 달랑무 루꼴라 깻잎 청국장~
완두콩을 못 줬는데 그건 나중에 다 까서 주기로~ ㅎ

코로나땜에 그간 못 와서 동동거렸는데 이번에 왔다가서 좋았네~
아침에 닭백숙! 이건 족제비가 잡아준거라... 도시처자들이 마침 먹을 복이 있었으 ㅎㅎ
점심에 청국장에 얼가리배추겉절이~ 갖은 나물로 풀떼기밥상 차리고
저녁엔 숯불 피워 삼겹살 궈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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