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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참 손이 많이 가...

할매가 언제 그러셨다. 왜놈들이 조선사람 먹고 배아파 죽으라고 고추를 들여왔다 라고... 어느해인가 남은 고추가루를 자식들 다 퍼주고 당신은 빨간 고추 따서 먹으면 된다셨는데 딱 이틀 그리 드시고 앞집으로 고추가루 한 봉지 꾸러 가셨었지... 고추는 한국인에게 영혼이다... 떡볶이에 고추가루 없으면... 매운탕에 김치에 깍두기에 온갖 것에 고추가루 없이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주금이지!!! 뭐 마늘 파는 없어도 대충 살어... 하지만 고추가루 없으면 막 기맥히더라고... 근데 그 고추농사가 제법 손이 많이 가고 한순간에 망해먹는 수도 있는지라 해마다 고추금은 떨어질 줄 모르더라... 정월지나 고추씨 모종판에 부어 싹이 트면 핀셋으로 일일이 집어다 포트에 애기다루듯 심는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중 삼중으..

산골통신 2021.07.29

고추를 따야겠구나...

벌써 그리 되었다. 아직까지는 고추작황이 그럭저럭 좋다. 병이 곳곳에 오긴 왔는데 심한 건 아니고... 첫물 고추를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에 딸 예정이다. 어여 고추 따서 말려서 방앗간에 빻아와야 먹을 수 있지. 여기저기 나눌 데도 많고... 작년 고추를 홀라당 말아먹어서 올해 고추는 신경써서 키우는 중이다. 식전에 올라와 물을 준다. 비닐하우스 일은 필히 아침 식전이나 날이 흐리거나 비오는 날 해거름에나 잠깐 해야한다. 낮에는 열사병 걸리고 싶으면 들어가도 뭐 상관없다... 고추 말목 2미터 짜리 군데군데 박고 고추끈으로 네번째 줄 묶어주고 물을 골골이 포기포기 시원하게 주고나니 두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쓰르라미 시끄러운 소리 귀에 왕왕~ 마가목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며 이 글을 또닥또닥 치고 있다. 바..

산골통신 2021.07.29

봉숭아물들이기~

음... 뜬금없이... 가 아니고 생각나서 했다. 꽃밭에 씨가 떨어져 해마다 봉숭아가 무성무성하다... 오가며 저거 따서 물들여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어제 했다. 언제부터 발톱 하나가 수상쩍어서 지켜보다가 깨달았다. 아하 이게 발톱무좀이구나... 놀래서 병원에 가?! 약을 먹어?! 발라?! 고민을 하다가 문득 생각난 블벗님의 봉숭아처방! 아들들이나 나무꾼은 아무리 권해봤자 들은척도 안 하니 그새 까묵고 있었지비... 내 먼저 해보고 효과 좋으면 붙들어앉혀놓고 해줘야지! 어제 산녀랑 나무꾼이랑 같이 모더나를 맞았다. 은근 겁이 났으나 의사샘이 그러시더라... 괜찮다고... 긴장하고 겁내는 것이 되려 건강에 안 좋다고... 맘 편히 맞고 돌아와 푹푹 쉬고 있다. 왼팔이 뻐근하고 살짝 통증이 느껴지는 것 외엔 ..

산골통신 2021.07.27

나도 제초제

제초제를 쳐서 말끔한 이웃집 콩밭( 제초제 방금 친 밭을 찍었다) 약이라곤 암것도 안 친 풀반 콩반인 우리 콩밭 이웃집은 크고작은 밭들이 마치 빗자루로 쓸어놓은듯 말끔하다... 우리밭은 크던 작던 풀 투성이다. 요즘엔 바랭이가 점령을 했다. 집 가까운 밭만 조금 멀쩡하고 좀이라도 먼 곳은 풀을 키우는듯한 착각이 일 정도의 풀밭이다. 이웃들은 제초제 약통을 이고지고 산다. 요새 나온 약통은 분무기 기능이 수동이 아니라 전동이라 그냥 짊어지고 치거나 끌고 댕기며 칠 수 있다.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이웃들은 약을 칠 타이밍을 잘 맞춘다. 산녀네는 오늘도 예초기 짊어지고 산밭으로 풀치러 간다. 돌아서면 자라있는 풀하고 쌈은 늘 인간이 지게 마련이다. 오늘로 텃밭 한바퀴 풀 뽑았다. 내일은 다음 밭으로 출근해야지..

산골통신 2021.07.24

오메 뜨거운거~

살벌하다. 그늘과 햇볕 차이는 천지차... 극과 극... 식전 일하고 새참 먹고 좀 쉴겸 마가목 나무 그늘 아래로 피신... 이야... 그래도 나무 그늘이라고 제법 구실을 하네!!! 망할 쓰르라미가 대거 붙어서 시끄럽게 굴길래 가지고 댕기는 긴 괭이로 한대 치니 후다다~ 날라간다. 한번에 두 마리씩 날라가네?! 세번을 치니 세쌍이 날라갔어 ㅎㅎ 그러고는 조용하네... 찐감자랑 토마토 물 한 컵~ 새참으로 간단히 먹고 좀 쉬자... 요새 고추들이 붉어간다. 이대로 그대로 좀 무탈하게 익어가라... 고추 좀 보란듯이 따보자구!!! 비닐하우스 양 창측을 모기장으로 둘러쳤다. 아침저녁으로 문이랑 창을 열고 닫고 해줘야 하는데 내 그럴 새가 어데 있노?! 걍 모기장 망으로 둘러쳐 막아버렸지. 비닐과 모기망 사이 ..

산골통신 2021.07.23

이거나 드슈~

밥하기도 구찮고 반찬하기도 구찮고 걍 이래 한끼 묵었다. 밭 한 바퀴 돌다가 옥수수랑 토마토랑 단호박이랑 따갖고 와서 찜솥에 옥수수랑 단호박 같이 찌고 토마토 썰어서 매실액기스 끼얹어 한 접시~ 도토리묵 쑤어서 한 접시~ 달걀을 하나 봉덕이가 물고가서 안 먹고 마당에 내비뒀길래 가서 뺏아오고 도토리묵을 어제 한 솥 쑤었다. 채 굳지도 않은 묵을 한 접시 먹어치우더니 담날 아침에 또 한 모~ 아까 저녁에 두 모~ 싹 먹어버렸네그랴... 설사에 좋고 장에 좋고 어쩌고 저쩌고 효능을 줄줄이 읊으니 나무꾼이 대체 몇 모나 먹어치운겨?! 부랴부랴 이번엔 두 배로 양을 늘려 쑤어야 했다. 매일 먹어야 한단다! 오메~ 올해 도토리 많이 구해놔야겠네!!! 요며칠 뭔 일을 했는지 머리 속에는 있는데 글로는 써지지가 않는..

산골통신 2021.07.19

하루에 한번 소나기~

밤마다 퍼붓던 폭우가 지나고 이젠 하루에 한번 우릉우릉 쾅쾅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양은 그리 많지는 않고 엄청 습한 기운을 몰고 와서 한참을 뜸들이며 요란벅적을 떨다가 후두두두 소나기 한차례 퍼붓고 간다. 식전에 밭 한 바퀴 돌아보고 할매집 꽃밭에 심은 맥문동 몇 포기 뽑아와서 삽작거리 산초나무 밑에 심었다. 산초나무를 심은 적이 없는데 어느날 씨가 떨어져 담과 마당 그 좁은 사이에서 싹이 터서 나무가 되어 자랐다. 이젠 제법 열매도 맺히고 사람키 훨 넘어선지 오래다. 얘도 그냥 오며가며 보면서도 냅둬서 저리 됐다. 그게 참 뽑아내기도 그렇고 해서 그 주변에 흙을 들이붓고 브로크로 둘레를 막아서 자그마한 꽃밭을 만들었다. 문제는 여기가 아침 한나절만 살짝 햇살이 들어오는 북향이라는 점.. 그래서 뭘 심을..

산골통신 2021.07.11

비온 뒤~

봉덕이와 마당냥이들은 늘 평화롭게 지지고 볶고 산다. 그네들은 깨뱅이 친구들이라 허물없이 지낸다. 서로 잠자리도 같이 하고 먹을 것도 나눠먹고 양보하고... 다만 억수로 맛난 도시표!!! 간식이 있을 때는 잠시 신경전을 펼치기도... 허나 그것도 배부르면 돌아도 안 본다는... 며칠째 밤마다 퍼붓던 비로 도랑 둑이 넘치려 하더라. 물기 좀 마르거든 삽들고 괭이들고 가봐야지. 저 물이 닭집으로 쳐들어가더라구... 어제는 뭘 했더라... 차이브 마저 갖다 심고 그 옆 정구지밭 두 고랑을 한 고랑으로 합치는 일을 좀 했고 묵은 대파밭과 쑥갓골 청경채골을 갈아엎었다. 이제 장래가 없거든... 장맛비에 다 녹아서 자빠지고 녹아서... 바질이 씨가 떨어졌는지 대여섯 포기 자라고 있더라. 고이고이 뽑아서 한갓진 곳에..

산골통신 2021.07.09

내 자리야!!!

저 흔들그네는 오랫동안 산녀 전용이었네라... 재작년 초가을 봉덕이가 온 뒤에도 저 자리는 산녀 자리였으... 개집을 브로크로 멋지게 지어줘도 안 들어가... 개집을 새로 사줘도 안 들어가... 작아서 그러나 큰 개집을 구해다 줘도 안 들어가... 해서 울집엔 빈 개집이 세채나 덩그라니 있다... 이놈이 어디서 자느냐?! 어릴땐 마당냥이들과 툇마루 밑으로 겨들어가서 살다가 몸덩치가 커지니까 마루 앞에서 자다가 슬금슬금 그 옆 흔들그네로 겨올라오더니만 기어이 차지하고 안 내려간다... 아~ 물론 혼을 내서 못 올라오게 하고 쫒으면 내려가지... 한 서너 번 가르치고 야단도 치고 혼을 내보다가 자꾸 올라와 자니 그게 또 안스럽고 짠해서 냅뒀더니 저래 되어버렸다. 뭐 어쩌것어... 저 자리가 좋다는디... 그..

산골통신 2021.07.08

뚝딱 평상~

뭐 어찌됐든 만들었다. 마루문 올라가는 계단 중간쯤에 걸쳐져야 해서 다리가 어중간하게 박혀졌는데 뭐 그거야 뭐... 기존 있던 탁자를 치우고 잡동사니들 다 치우고 놓으니 제법 괜찮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20에서 30만냥이더라~ 안 만들어주면 주문할겨!!! 만들어주실겨?! 했더니 우짠일인지 흔쾌히 만들잔다!!! 얼씨구 좋다 싶어 부지런히 보조일을 해줬다... 언제고 데크를 하나 짜려고 방부목을 사놓은 것이 있어서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네. 산골에선 별게별게 뭐든 있으면 다 써먹는지라 뭐든 모아둬야한다. 평상 다리 할 만한 게 없어서 둘레둘레 살피다가 옳다 됐다 싶은 것이 눈에 띄네 그랴... 작년 이웃 한옥 구옥 뜯어낸 대들보며 서까래며 기둥이며 등등 소나무 고재들 쌓아둔 곳에 적당한 기둥감이 있더라..

산골통신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