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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냥줍...

큰아이 전화 아기냥이가 차 밑에서 울면서 안 간단다... 꼬질꼬질 엄마잃고 하루종일 울고 있단다... 도시 주택가 한가운데... 주차장에서 아기냥이 혼자 살아남을 수 없다며 꼬질꼬질 수준으로 보아 엄마를 잃은지 오래된거 같다며... 느닷없이 그 먼길을 달려와 산녀에게 던져주고 갔다. 야! 이놈아~ 삼숙이 때를 겪어보고 이러냐?! 삼숙이 새끼들 마당 한가득이여!!! 그래도 불쌍하다며 밤늦은 시각에 두고 서둘러 되돌아가니 우짤겨... 참 지극정성이다. 참내... 삼숙이 쓰던 밥그릇 물그릇 집 화장실 챙겨주고 도도하고 오만방자한 도시냥이인 지지랑 봉이한테 불쌍한 아가냥이니까 니들이 돌보던가 같이 살아라... 했는데!!! 그게 어제 저녁 일이었거덩?! 빽빽 울면서 구석에 들어가 안 나오던 놈이 이젠 저리 나와서..

산골통신 2021.08.23

이번 생은...

사람에겐 4번의 생이 있다고... 밭갈고 씨뿌리는 생 가꾸는 생 수확하는 생 수확한 걸 누리는 생 정확한진 모르지만 뭐 어쨌든 그렇다한다... 그렇다면 산녀와 나무꾼의 이번 생은 밭갈고 씨뿌리는 생임에 틀림없다! 그제부터 시작한 아쉬람터 800여 평 밭 갈기... 온통 돌투성이... 거기다 풀이 무지막지하게 자라서리... 트렉터도 아닌 관리기로 갈자니 이거야 원 맨땅에 해딩이어라... 트렉터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 뭐 그런 생각도... 사실 마을에 부탁하면 다들 해주지... 그러긴 하는데 사람 맘이 그 거시기 부탁이라는 걸 못하겠더라고... 까짓 좀 힘들고 말지 뭐... 그러면서 관리기로 무작정 덤볐다! 나무꾼이 생고생 했다! 산녀도 뒤따라댕기며 튀어나오는 돌 골라내느라 힘들었고... 있는 밭도 많은데 ..

산골통신 2021.08.18

동물식구들~

울집엔 동물 식구들이 좀 된다. 나름 진돗개라 하는 봉덕이가 있고 마당냥이들이 9마리 집냥이 2마리... 닭집에 열세마리 그리고 사람식구들이 들쑥날쑥 오며가며 살고 있다. 태어남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하며 찌그락째그락 산다. 그제 아들장닭이 죽었다. 아마도 그간 정황을 살펴보면 서열쌈에서 밀려난 뒤 계속적인 왕따와 쪼임을 당하다 못해 죽은듯... 호박밭 귀퉁이에 묻어주었다. 아버지장닭이 시름시름 오늘낼 한다. 2014년생이니 집나이로 치면 8살이다. 이놈도 서열쌈에서 밀려나 꺼꾸로 쳐박혀 있길래 작은마구로 피신시켜 살게 했는데 그 좁은 곳에서 답답할까 싶어 아침저녁으로 문을 열어주는데... 제법 적응해서 잘 살아가더라고... 그래 방심을 했나... 어제 언넘이 공격을 했는지 머리께에 상처를 입고 구석에 처..

산골통신 2021.08.14

옥수수를 까자~

옥수수를 어여 다 따서 삶아묵던 궈먹던 해야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웃들은 다 따고 대궁도 다 잘라버렸더만... 한 솥 삶아서 먹고 냉동에 좀 넣어두고 남은 옥수수를 모조리 까버렸다. 숫가락으로 한줄씩 파내면 쉽다. 양이 많으니 손이 아프도록 깠네 ㅎㅎ 한다라이 까서 소분해서 냉동에 넣었다. 세 솥 정도 삶으면 일년 먹을 옥수수가 나오겠네~ 콘치즈도 해먹고 밥할때 넣어먹으면 좋고~ 생옥수수는 볶아서 차로 마시면 좋고 옥수수 수염도 차로 마시면 괜찮더라. 겨우내 봄내 마실 차거리로 지금부터 하나하나 장만해놓아야 한다. 슬슬 거둬들이는 철이다. 어느새 그리 되었다. 늘 허덕거리며 여름을 보내다보면 지쳐 나가떨어질 무렵이면 가을이 오더라... 상사화가 무리지어 피어오르고 참취꽃이 하얗게 피었다. 상당 ..

산골통신 2021.08.12

역쉬~ 절기는 못 속여...

입추 전날밤 선풍기를 안 틀고 잤다. 그리고 입추~ 이불을 덮고 잤다. 새벽에 춥드라~ 새벽 이슬이 촉촉... 식전 들녘을 한바퀴 돌다보면 신발이 흠뻑 젖는다. 두물 고추를 땄다. 첫물 고추를 말려서 다듬어 방앗간에 가져가 빻으니 28근 나왔다. 다듬지 않은 건고추를 저울에 달았을때는 30근 나왔는데 그동안 고추가 더 말랐고 고추꼭지 따 내었고 고추씨를 누가 좀 달라고 해서 뺐더니 두근이 날라갔다 ㅎㅎ 그래도 아게 어디여~ 부지런히 박스 포장해놨다. 내일 뱅기 태워 보낼거다. 두물째 고추도 많이 나왔다. 오늘 해거름에 씻어건져 물기 뺀 다음 건조기에 넣었다. 소나기가 간간이 퍼부으니 햇볕에 내놓을 수가 없으요... 건조용 비닐하우스를 하나 만들까 생각 중이다. 언덕밭에 비닐하우스 골조만 덩그라니 있는데 ..

산골통신 2021.08.09

드뎌 고추가루가~

사람 입에 고추가루가 들어오려면 참 과정이 많고 많다. 정월 씨앗 파종부터 시작된 고추농사가 드뎌 수확기에 들어섰다. 첫물 건고추로 18키로 나왔다. 600g을 한근으로 치면 30근 400g을 한근으로 치면 45근 이중 20근은 뱅기태워 보내야 하고 10근은 택배차 태워 보내야 한다. 작년 고추농사 탄저병으로 말아먹은지라 안그래도 한국식재료 귀한 만리타국에 그만 난리가 나부렀으... 백김치를 먹고 있다는... 실은 10근도 뱅기타야 하는데 다행히 가는 인편이 있다해서 택배로 보내기로 했다. 오늘까지 한낮에만 짱짱한 햇볕 덕에 널어 말리고 걷어들이고 했다. 오늘도 해거름에 소나기가 한차례 온다해서 이만치 말리면 됐지 뭐 하면서 서둘러 거둬들였다. 일요일에 방앗간 안 하니까 담주 월욜에 방앗간에 가져가서 빻..

산골통신 2021.08.07

나눠먹는 재미...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라고 전우익 어르신이 말씀하셨었지... 그 분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맞나?! 맞을기다... 가물가물... 어제 나가는 차편에 금방 딴 옥수수랑 토마토랑 상추랑 노각오이를 담아보냈다. 어제 늦게 사진이 왔더라... " 옥수수 대박!!!" 이라는 글과 함께... 해마다 이맘때면 나름 큰 행사를 하는 분들인데 일하는 틈틈이 간식으로 먹으라고 보냈다. 한국의 히로시마라고 불리는 합천에서 원폭피해자들과 후원자들 등등이 모여 비핵평화대회와 추모제를 연다. 코로나시국인지라 행사는 축소가 되고 의미와 가치만 중점을 둔 행사가 되었지만 그래도 해마다 잊지않고 이리 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내가 그런대로 보탤 수 있는건 뭐 이런 옥수수같은거라... 맛나게 먹어주면 고맙지 뭐.....

산골통신 2021.08.05

이거 누가 다 묵노?!

식전에 한바퀴 돌면서 따왔다. 첨에 가기는 옥수수나 좀~ 이러면서 갔는데 노각오이가 밭에 널렸네... 하이고... 이럼서 주섬주섬 한 바구니 줍고! 옥수수밭 초입에서 좀 꺽고 저 안으론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나무꾼이 예초기로 풀을 좀 치긴 했더라마는... 노각오이 21개 옥수수 37개 방울토마토랑 큰토마토 한 소쿠리 따고~ 두루 먹을 입이 좀 있어서 넉넉히 땄다. 농사지어 나눠먹을 이 없으면 이 무슨 낭패고 무슨 재미고~ 우린 이거 다 먹어내지도 못한다. 근데 왜 이리 많이 심었느냐고?! 밭이 묵힐 정도로 많고 씨앗도 많아서리... 다만 일손이 없는게 문제인데... 그래도 봄에 씨앗만 묻어놓으면 저리 잘 자라는디... 싶어서 마구마구 심은거지 뭐... 풀이 지극정성으로 잘 자란 밭에서 그래도 뭔가 얻을 ..

산골통신 2021.08.04

첫물~

첫물 고추 땄다. 그리고 더위 옴팡지게 묵다! 원래 고추를 따려고 한 건 아닌데 일이 뭐 그리 되어버렸다. 얼른 따고 들어와 쉬면 되겠거니 하면서 일을 시작했지! 나무꾼은 한고랑씩 맡아 따고 산녀는 두고랑을 맡아 땄다. 여섯 고랑이니 나무꾼도 두고랑씩 맡아 따면 되는데 어쩌자고 한고랑만 따나가네?! 두고랑 따는 산녀와 보조가 맞길래 이제 나무꾼도 일솜씨가 늘어서 빠르구나~ 뭐 그러면서 따나가는데 엥?! ㅎㅎㅎ 한고랑이었으... 착각하고 산녀와 고랑이 겹쳤으... 하이고... 뭐 어쨌든 산녀는 네고랑 땄고 나무꾼은 두 고랑 땄다. 두 고랑에서 다섯 바구니씩 열댓 바구니 나왔다. 뭐 그만함 됐다!!! 농약을 치고 비료 영양제 주고 했으면 서너 바구니 더 나왔겠지만~ 괜찮다 이정도면!!! 고추들이 이쁘고 큰병..

산골통신 2021.08.02

생업과 레저...

농사 힘들다고 푸념을 했더니... 이웃 누군가가 톡 쏘았다! "집이는 레저잖애..." 라고... 당신들은 생업이고 우리는 레저라고... 그 말이다. 그때 나도 생업이여! 하고 항변했지만 안 먹혔고 웃음만이 따라왔다... 귀농과 귀촌 구별법에 트렉터 경운기 등등 농기계가 갖춰있으면 귀농이고 삽이며 괭이 호미 등등만 있으면 귀촌이라 했다나... 관리기만 믿고 농사짓는 우리는 그 경계가 애매하구만... 식전 들녘 한바퀴 돌면서 논밭을 살펴봤다. 이웃들 논밭 논두렁 밭두렁은 말끔하다. 아주 아주 멋지다! 우리 논밭은... 거시기 긁적~ 특히 밭 다섯 군데는 그냥 입틀막!!! 집 가까운 네 군데 밭만 봐줄만 하고... 식전에 가본 밭들... 흠... 기냥 풀들하고 맞장뜨며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옥수수야 뭐 이제..

산골통신 2021.07.31